당신의 커피의 가치를 600배 올리는 비밀 5가지
📌 먼치 POINT
파나마 게이샤 600배 성장의 핵심 전략
- 2004년 1kg 7만원에서 2025년 4,300만원으로 21년간 600배 성장
- 정체성 확립: 농부가 아닌 '커피 프로듀서'이자 '럭셔리 산업' 종사자로 자기 규정
- 퀄리티 집착: 0.1점 차이로도 가격이 몇 배 달라지는 시스템 구축
- 소량 고품질 생산: 1kg, 5kg 단위로 테스팅하며 선별적 관리
희소성과 스토리텔링을 통한 가치 창출
- 전 세계 수요 확산으로 희소성 스위치 켜짐 (아시아→두바이, 미국 확산)
- 농장별 고유 스토리: 에스메랄다(최초 게이샤), 엘리다(최고가 커피) 등
- 랏별 스토리텔링: '니도라'(새둥지) 커피처럼 개별 커피에도 스토리 부여
소비자 선별과 럭셔리 시장 전환
- 생산자가 바이어를 면접하듯 선별하는 구조로 변화
- 재력보다 바이어의 스토리와 소개 능력이 중요해짐
- 기존 커피 애호가층 이탈, 진짜 부자들과 럭셔리 산업 종사자들이 새 소비층으로 등장
파나마 게이샤, 21년간 600배 성장의 비밀
2004년 1kg에 7만 원이었던 파나마 게이샤가 2025년 올해는 1kg에 4,300만 원이 되었습니다. 21년 동안 600배가 오른 게이샤,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3년 전 파나마를 처음 방문했을 때 커피를 하나도 구해오지 못했습니다. 그 당시 파나마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파나마 커피 프로듀서들에게 저는 그냥 관광객 한 사람일 뿐이었습니다. 그들이 오랜 바이어들에게 좋은 커피를 주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죠.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저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인 엘리다 옥션을 낙찰해 봤고, 올해는 파나마의 양대 옥션인 에스메랄다 역사상 가장 비싼 커피와 엘리다에서 올해 가장 좋았던 커피를 낙찰받았습니다. 올해 1년에 파나마에서만 10억에 가까운 게이샤들을 한국으로 가져왔습니다.
3년 만의 극적인 변화
사람이 몇 년 만에 이렇게나 바뀔 수 있을까요? 제가 파나마에서 깨달은 비밀이 한국에서 커피하는 모든 분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전 세계에서 파나마 게이샤만 20년 동안 600배 가까이 가격이 올랐습니다. 만약 우리가 이 방식을 우리 사업에 적용할 수 있다면, 우리도 엄청난 성장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본 파나마의 특징은 총 다섯 개였습니다: 정체성, 퀄리티, 희소성, 스토리텔링, 그리고 소비자였습니다.
성공의 첫 번째 열쇠: 정체성과 퀄리티
정체성의 힘
파나마가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게 된 핵심적인 이유는 정체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파나마 커피 프로듀서들은 스스로를 농부라고 표현하기보다 '커피 프로듀서'이자 '럭셔리 산업을 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합니다.
이런 정체성에 대한 규정이 그들이 하는 모든 것에 영향을 주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파나마에는 '베스트 오브 파나마'라는 전통적인 대회가 있는데, 이 대회를 럭셔리 패션쇼처럼 진행합니다. 전 세계 많은 바이어들을 모아두고 그들의 커피가 시상하는 순간을 특별하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파나마 에스메랄다 같은 경우에는 1년 동안 가장 좋았던 커피를 소개하는 샘플 박스를 1년 동안 기획해서 럭셔리 상품처럼 포장해서 판매하기도 합니다. 그들도 그렇지 않았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지만,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 없이는 우연히 그렇게 잘 될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퀄리티에 대한 집착
모든 나라의 농부들이 퀄리티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파나마에서 퀄리티를 높이면 가격이 달라집니다. 0.1점만 1점만 높아져도 가격이 몇 배나 올라갈 수 있는 시스템이 파나마에 존재합니다. 그러다 보니 프로듀서들이 효율적으로 대량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의 커피라도 퀄리티를 더 높게 만들려는 노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보통 다른 나라의 생산자들은 커피를 1kg 단위, 5kg 단위로 테스팅하고 관리하지 않습니다. 대체로 한 종류의 커피 한 랏 사이즈는 몇백kg가 되는 편이죠. 그 나라들에도 분명히 파나마처럼 좋은 커피가 존재할 것이지만, 선별을 하지 않고 그런 커피들을 다 섞어서 평균적인 가격에 판매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더 비싸게 구매할 고객들이 없기 때문입니다.
희소성과 스토리텔링의 마법
희소성이 만든 가치 혁신
커피라는 재화에 희소성이라는 가치가 추가된 지는 얼마 안 된 것 같습니다. 수요보다 공급량이 적어야 하는데, 대체로 최근까지는 공급량이 더 많았거든요. 특히 한국은 더 그랬습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은 커피를 비싼 커피를 많이 구매해서 판매하지만, 그것을 미식으로 즐기는 분들이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기준이 아니라 전 세계를 기준으로 하면 희소성의 스위치가 켜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시아에서만 먹던 커피들이 두바이, 미국 이런 나라들에서 들어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스토리텔링의 위력
전 세계 많은 나라를 다녀봐도 나라별로 흥미로운 스토리를 가진 농장과 프로듀서가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파나마에는 대부분의 커피 프로듀서들이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에스메랄다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게이샤를 알린 농장이고, 엘리다 농장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를 만들어 낸 농장이었습니다. 이런 스토리들이 농장주들마다 많이 있고, 그것들을 잘 알려왔던 것입니다.
이제는 단순히 농장이 아니라 커피 종류 랏별로도 스토리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일례로 '니도라'는 커피, 에스메랄다 2050m에서 자란 이 커피는 어느새 1kg에 4,300만 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가 되기도 했습니다. 니도라의 뜻은 '새둥지'라는 뜻으로, 이 커피가 생산된 지역에는 '케찰'이라고 하는 아름다운 새가 살고 있는데, 그 새의 둥지가 있었기 때문에 니도라는 이름을 이 커피 랏에 붙이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소비자와 변화하는 시장
소비자를 선택하는 생산자
파나마에서는 소비자들을 파나마 프로듀서들이 결정합니다. 마치 면접을 보듯이 말이죠. 왜냐하면 최고의 랏들, 그들이 자신하는 최고의 퀄리티의 커피들은 정말 한정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그 커피들을 구매할 수 있는 사람들을 그들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내가 돈이 많다고 해서 가능한 것이 아니고, 그 커피들을 그 누구보다 잘 소개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그분들이 좋은 커피를 주게 됩니다. 즉 재력보다 바이어들의 스토리와 능력이 중요해진 시점이라는 것입니다.
럭셔리 시장으로의 전환
올해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오히려 기존의 커피들을 좋아했던 사람들이 파나마 커피를 외면하기 시작했고, 새로운 소비층들이 파나마 커피를 찾기 시작한 것입니다. 즉 진짜 부자들, 럭셔리 산업에 있는 사람들이 게이샤 커피의 가치를 알게 된 것입니다.
일본 시골에서 시작한 '사자 커피'라는 곳이 매년 가장 비싼 커피를 가져가는 업체였는데, 그분이 올해 사라졌습니다. 지금 가격이 감당이 안 된다는 것이었죠. 올해 가장 비쌌던 1kg에 4,300만 원의 커피를 낙찰받은 곳이 두바이의 '주리치 커피'라는 곳이었거든요. 올해 8월에 새로 오픈한 신생 업체였고, 그곳에서 10억 원치의 커피를 낙찰받아 갔습니다.
낭만의 시대가 지나고 이제 새로운 시대로 우리가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커피인들, 우리가 선택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외면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도 그 길로 한번 가 볼 것인가?
맺으며: 커피 가치 혁신의 새로운 시대
파나마 게이샤의 600배 성장은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정체성 확립, 퀄리티에 대한 집착, 희소성 창출, 스토리텔링, 그리고 소비자 선별이라는 다섯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 만든 결과입니다. 럭셔리 산업을 하나도 몰랐던 제가 커피만 미친 듯이 하다 보니, 저희 커피가 럭셔리 산업의 주류에게 선물이 가기도 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변화의 물결 속에서 한국 커피 업계도 새로운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Created by 커핑포스트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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