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알아두면 아는 척하기 좋은 커피 추출방식 9가지 정리
📌 먼치 POINT
커피의 기원과 문화적 진화
- 에티오피아 칼디의 전설에서 시작된 커피는 수도사들의 신성한 의식용 음료로 탄생
- 에티오피아 커피 세레모니는 시작-지속-축복의 의미를 담은 3잔의 환대 문화
- 16세기 오스만 제국에서 커피는 신성한 의식에서 사교의 매개체로 변화
- 터키식 커피는 제즈베를 사용하며, 남은 미분으로 점을 치는 문화도 존재
현대 추출법의 혁신과 발전
- 독일 주부 멜리타 벤츠가 발명한 드립 커피가 일본 장인문화를 통해 미적 경험으로 발전
- 하리오 V60(60도 각도)과 칼리타가 드리퍼계 양대 산맥으로 자리잡음
- 19세기 말 산업화로 에스프레소 탄생, 30초-1분 추출로 다양한 음료 베리에이션 가능
- 1930년대 모카포트로 가정에서도 에스프레소 스타일 커피 추출 실현
과학적 추출과 커뮤니티 문화
- 사이폰은 과학적 추출 원리로 깨끗한 커피와 시각적 볼거리 제공
- 2005년 에어로프레스는 바리스타들의 창의적 실험 도구로 발전
- 2008년 3명으로 시작된 에어로프레스 월드 챔피언십이 62개국 글로벌 대회로 성장
- 커피 추출법의 발전은 인류 문명 발전과 함께 진화해온 역사
커피의 기원과 신성한 의식
에티오피아 커피 세레모니: 천년의 전통
커피가 천 년 전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신성한 의식에서부터 시작된 커피는 제국의 공론장이 되기도 했고, 독일 주부의 주방에서 혁신의 상징이 되기도 했으며, 산업화된 도시의 상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커피는 우리의 정체성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염소를 몰던 사람이라고 한번 생각해 봅시다. 어느 날 염소들이 빨간 열매를 먹고 밤에 춤을 추고 잠을 자지 않는 겁니다. 만약 그 현장에 있었다면 굉장히 기괴하고 무섭지 않았을까요? 이 이야기가 바로 커피의 탄생과 관련된 칼디의 전설입니다. 염소들이 이 열매를 먹고 잠을 자지 않는 것을 보고 수도사들이 이것을 마셔 보기 시작했습니다. 늦은 밤까지 명상을 하고 기도를 하기 위해서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것이죠.
이런 신성한 의식은 에티오피아의 커피 세레모니로 이어졌습니다. 커피 세레모니는 집안의 호스팅 여성분이 직접 생두를 볶고 볶은 원두를 절구로 분쇄한 다음에 재베나라는 주전자에 넣어서 끓여서 만드는 커피를 이야기합니다. 단순히 커피를 만들어서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환대의 의미를 가지기도 하는데요. 보통 알려지기로는 이 커피 세레모니에는 커피 세 잔을 주는 것으로 있습니다. 이 세 잔의 의미는 시작과 지속 그리고 축복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터키식 커피: 사교의 매개체로 변화
16세기 에티오피아의 커피가 아라비아 반도를 거쳐 오스만 제국의 수도인 이스탄불에 도착하게 되었고요. 1555년 시리아 상인들이 첫 번째 카페를 오픈하게 됩니다. 카페 하네라는 곳이고요. 이곳에서 커피는 단순히 신성한 의식이라기보다 사람들이 대화할 때 마시는 음료가 되었습니다. 현대 시대 우리가 커피를 마시는 이유와 굉장히 흡사하지 않나요? 그러한 것이 1550년대부터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때 만들어진 터키시 커피는 제즈베라고 하는 작은 구리 포트를 사용해서 커피를 만들었습니다. 커피를 가늘게 분쇄한 다음에 동포트에 넣은 다음 물을 넣어서 그냥 끓이는 방식이었던 것이죠. 재밌는 사실은 이렇게 마시는 커피들에는 항상 마시고 나면 미분들이 남는다는 점입니다. 별도의 필터나 여과지가 없었기 때문이죠. 터키에서는 이렇게 다 마시고 남은 미분을 보고 점을 치는 문화도 있었다고 합니다.
현대 커피의 시작
드립 커피: 독일에서 시작된 혁신
드디어 드립 커피가 나왔는데요. 사실 이 드립 커피가 일본에서 시작된 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독일에서 시작된 것이더라고요. 멜리타라는 드리퍼 알고 계신가요? 이것이 지금 마시는 드립커피의 시작과 같았습니다. 독일 드레스덴 주부였던 멜리타 벤츠가 평소에 커피 마실 때 미분이나 이런 것들이 너무 많이 생기니까 좀 더 깔끔한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집에 있던 깡통에 구멍을 뚫고 아들의 공책에서 만든 필터를 넣어서 커피를 추출해 봤는데 굉장히 깔끔한 맛이 나왔다고 합니다.
이 드립 커피의 시작은 독일이었으나 정교한 발전은 일본에서부터 퍼져 나가게 됩니다. 바로 일본의 장인 문화에서부터 만들어진 장인 정신으로 인해서 드립커피를 판매하는 카페가 일본에 굉장히 많이 생긴 것입니다. 즉 사교의 매개체로 마시던 커피가 미적 경험으로 바뀌어 가게 된 계기가 된 것이죠.
1920년대의 유리 전문 기업인 하리오가 전설의 커피 드리퍼를 만들게 됩니다. 바로 하리오 V60이죠. 이 드리퍼의 각도가 60도이기 때문에 V60이라고 부르고요. 이 드리퍼가 만들어진 이후로 굉장히 많은 바리스타들과 카페에서 이 드리퍼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드리퍼계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하리오와 칼리타도 있습니다. 하리오는 큰 구멍이 하나가 있다면 칼리타는 세 개의 구멍을 통해서 추출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에스프레소: 산업화 시대의 빠른 커피
19세기 말 20세기가 되면서 커피는 큰 변화를 겪게 됩니다. 문명도 사회도 산업화가 되면서 굉장히 바빠지게 되었죠. 사람들은 조금 더 빠른 커피를 원하게 되었고 이탈리아의 모리 온도가 최초의 증기식 커피 추출 방식을 개발하게 됩니다. 이탈리아의 오리온도가 만든 증기식 머신이 최초의 에스프레소의 원형이었고요. 이것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 가지아의 레버 머신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우리가 생각하는 에스프레소의 모습이 시작됩니다.
높은 압력으로 추출했기 때문에 이제 크레마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죠. 에스프레소에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핸드로 커피를 만들었을 때 최소 2, 3분이 걸린다면 에스프레소로 커피를 추출했을 때 30초에서 1분이면 여러 잔을 만들 수가 있었고 이 에스프레소를 통해서 커피 음료의 베리에이션이 생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에스프레소에 물을 넣으면 아메리카노가 되고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넣으면 카페라떼가 되고 에스프레소에 우유와 거품이 있으면 카푸치노가 되는 원리와 같은 것입니다.
가정으로의 확산
모카포트: 집에서 즐기는 에스프레소
현대 산업화 되었던 커피가 다시 가정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1930년대 알폰소 레티는 늘 카페에서 먹던 에스프레소를 집에서 좀 더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모카포트죠.
모카포트의 구조를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견고한 바디에 챔버가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아래쪽에 물이 끓으면 증기 압력에서 이제 커피가 추출되는 그런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죠. 물론 레버 머신처럼 9바의 압력은 아니지만 1, 2바 정도의 증기압으로 만들어지는 커피를 이제 가정에서도 만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모카포트로 인해서 완전히 새로운 음료가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홈카페라는 새로운 시장에 영향을 줬습니다.
프렌치 프레스와 콜드브루: 단순함의 미학
프렌치 프레스의 시작은 1950년대 프랑스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모든 커피 추출 도구 중에서 가장 간단한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가 있고요. 왜냐하면 이 프렌치 프레스에 원두 가루를 넣고 뜨거운 물을 넣으면 거의 끝이 나거든요. 그렇게 해서 몇 번 저어 준 다음에 플런저로 커피 가루를 누르고 나면 커피 추출이 완성이 되게 됩니다.
콜드브루의 뿌리는 17세기 네덜란드 상인들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설이 있습니다. 커피를 뜨거운 물로 만들면 유통기한이 빨리 지나가게 되기 때문에 저온으로 추출해서 오랜 시간 동안 커피의 풍미를 즐기기 위해서 만들어졌던 것이죠. 커피를 단순히 추출해서 마시는 거에서 나아가서 내가 마신 그 맛을 보존하고 싶다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과학적 추출의 발전
사이폰: 과학실의 커피
사이폰의 시작도 독일이더라고요. 지금까지 조사하는 것을 토대로 해 보자면 커피의 성장은 마치 인류 문명의 성장과 맞닿아 있었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이폰은 하단 플라스크를 가열해서 물을 상부로 올리게 됩니다. 그러면 커피 추출이 일어나게 되겠죠. 그리고 다시 열원을 제거하게 되면 하단의 플라스크가 진공 상태가 되면서 추출된 커피가 다시 내려오게 됩니다.
사이폰으로 만든 커피가 생각보다 굉장히 깨끗했었고 필터 커피와 어느 정도 유사한 점이 있어서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이폰 커피는 추출 그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굉장히 매력적인 추출 도구라고 생각이 됩니다. 과학적인 추출에서 커피는 바리스타들의 장난감이 되어가기 시작합니다.
에어로프레스: 바리스타들의 장난감
2005년 에어로비라는 장난감 회사에서 만들어진 추출 도구가 있었는데요. 그것이 바로 에어로프레스입니다. 재밌는 건 이 도구가 바리스타들에게 굉장히 재밌는 장난감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2008년 오슬로에서 시작된 에어로프레스 월드 챔피언십은 처음에는 세 명으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전 세계에 수많은 사람들이 참가하는 월드 대회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세 명으로 이루어진 즉흥 대회였지만 지금은 62여개국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커피 커뮤니티가 된 것이죠. 참가하는 사람들은 에어로프레스를 정말 다양하게 활용을 합니다. 정방향으로 추출하기도 하고 역방향으로 추출하기도 하고 교반을 어떻게 하는지 여과지를 어떻게 하는지 수많은 레시피로 커피를 추출하게 되고 이 방식은 대회가 끝난 다음에 다 공유가 되기 때문에 에어로프레스를 즐기는 홈 바리스타들과 홈카페에서도 이런 레시피로 다양한 커피를 추출할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맺으며: 커피와 함께 걸어온 인류 문명사
이 과정을 정리하면서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다면 커피라는 것은 문명의 발전과 굉장히 함께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음료가 커피가 아닐까요?
에티오피아의 신성한 의식에서 시작된 커피는 터키의 사교 공간을 거쳐 독일 주부의 실용적 발명으로 진화했고, 산업화 시대의 빠른 생활을 위한 에스프레소로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가정으로 돌아와 개인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다양한 추출법으로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다음 시대에는 어떤 커피들이 나오게 될까요? 더욱 간편한 추출이 나올까요? 아니면 기상천외한 추출 도구가 나오게 될까요?
Created by 커핑포스트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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