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에게 감히 도전한 밴드는? 👑브릿팝 밴드 펄프VS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 먼치 POINT
1.펄프와 마이클 잭슨
마이클 잭슨은 당시 아동 성추행 혐의로 누명을 받으며, 논란이 있던 상황
펄프는 오랜 무명 생활 끝에 글래스톤베리 헤드라이너를 하며 브릿팝 대표 밴드로 자리
- 정규 5집, DIfferent class를 발매하며 최고 전성기
2.무대 난입 사건
1996년 브릿 어워드에서 마이클 잭슨의 축하무대 중 펄프의 보컬, 자비스 코커의 무대 난입
- 당시 마이클 잭슨이 자신을 신성화하는 것이 역겨웠다고 이야기당시 영국 문화를 부흥시키고자하는 ‘쿨 브리티니아’ 운동이 한창이던 중, 영국의 뮤직 어워드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마이클 잭슨이 수상한 것이 논란의 씨앗
‘자비스는 무죄’라며 그를 옹호하는 의견과, ‘아이들을 위험하게 했다’며 비판하는 의견이 양립
충격적인 무대 난입 사건

말이 필요 없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하지만 감히 황제의 무대에 난입해 이 마이클 잭슨을 모욕한 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브릿팝 밴드 펄프의 보컬 자비스 코커입니다.
때는 1996년 2월 영국 음악 최고 시상식이라고 불리는 브릿 어워드였습니다. 이때 당시 영국 음악계는 브릿팝의 전성기였는데요. 오아시스는 1995년 두 번째 앨범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로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며 올해의 앨범, 올해의 비디오, 베스트 브리티시 그룹 상을 타며 브릿팝 열기에 불을 지피고 있었습니다.
마이클 잭슨의 위기와 논란

이렇게 브릿팝의 열기와 함께 펼쳐진 1996년 브릿 어워드 중반부, 마이클 잭슨이 시대의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함과 동시에 ‘Earth Song'을 부르며 축하 무대를 펼치게 됩니다. 당시 마이클 잭슨은 한 장은 과거 앨범, 1장은 9번째 정규 앨범으로 이루어진 더블 앨범 '히스토리'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앨범은 1994년 마이클 잭슨이 아동 성추행 혐의로 누명을 쓰며 나락을 가고 있는 뒤에 나온 앨범이었습니다. 마이클 잭슨은 네버랜드라는 놀이공원을 자신의 사비로 지을 정도로 자선 활동과 함께 어린이 팬들에게 특별히 잘해주기로 유명했는데요. 아버지에게 학대를 받으며 어렸을 때부터 가수 생활하며 어린 시절의 기억이 좋지 않았던 마이클 잭슨은 어린이 팬들에게 특별하게 신경을 썼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가 개인적으로 특별히 잘해주던 어린이의 아버지가 마이클 잭슨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하게 되면서 그의 평판은 날아가게 됩니다. 마이클 잭슨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려고 끝까지 소송을 하려고 했지만 이 사건으로 갈수록 초조해지자 주변 사람들이 그만하자고 말렸고 결국 합의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따로 진행된 수사에는 무혐의 판결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무혐의와 별개로 이 사건으로 마이클 잭슨에 대한 대중들의 오해와 편견이 가득하게 됩니다.
그 뒤 마이클 잭슨은 이 사건으로 인해 무분별하게 자신을 다루는 언론과 미디어에 진저리가 났고 건강도 나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히스토리' 이 앨범에서는 자신이 당한 미디어에 대한 분노, 이에 따른 고립, 인종 차별, 환경 문제 등을 담으며 상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앨범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 앨범은 여러 논란이 있기도 했습니다. 수록곡 'They don’t care about us'는 반유대적인 가사 논란으로 인해 사과와 함께 가사를 수정해서 재발매하기도 했고, '유 아 낫 얼론'은 빌보드 최초로 핫 100 1위로 데뷔하는 기록을 세웠지만 표절 판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마이클 잭슨의 추락한 위상, 여러 논란 때문에 미국에서만 220만 장 이상을 팔았지만 마이클 잭슨의 이름값 치고는 그렇게 많이 팔린 앨범은 아니었습니다.
브릿팝 전성기의 펄프

나락을 가고 있던 마이클 잭슨과 다르게 밴드 펄프는 커리어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최고 명반이자 다섯 번째 앨범 '디퍼런트 클래스'를 내며 오아시스, 블러와 함께 브릿팝 중흥기를 이끌고 있었습니다.
'디퍼런트 클래스'는 영국에 아직도 존재하는 엄연한 계급 사회 그리고 섹슈얼리티라는 주제 등을 때로는 날카롭게 때로는 영국식 유머로 담아내며 상당히 영국스러운 음악을 만든 브릿팝을 대표하는 앨범입니다. '커먼 피플', '디스코 2000', '다우존 업', '미스 셰이프스', '썸씽 체인지드' 등의 싱글들이 히트를 쳤고, 머큐리 프라이즈까지 수상하는 등 대중성과 음악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브릿팝 시대 최고의 명반으로 대접받고 있습니다.
사실 펄프는 90년대 브릿팝 시대부터 활동한 밴드는 아닙니다. 자비스 코커가 15살 때 그러니까 1978년에 펄프를 결성했고, 데뷔 앨범은 1983년에 나왔었습니다. 그러니까 90년대 브릿팝에 큰 영향을 끼친 밴드들 스웨드와 스톤 로지스 등의 밴드들과 동시대부터 활동했던 밴드였습니다. 하지만 오랜 무명 생활 끝에 브릿팝 시대가 오고 나서야 94년 네 번째 앨범 'His ‘n’ Hers'부터 팬들은 빛을 보기 시작했고, 95년 다섯 번째 앨범 'Different Class'에 이르러서야 큰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95년 영국의 대표 페스티벌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헤드라이너 무대에 스톤 로지스 대신 대타로 섰는데, 펄프는 역대급 무대를 펼치기도 하면서 명실상부 브릿팝 대표 밴드 중 하나가 됩니다. 이렇게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던 펄프도 올해의 앨범, 올해의 싱글, 올해의 비디오, 올해의 그룹 등 후보에 오르면서 96년 브릿 어워드에 초대받았습니다.
1996년 브릿 어워드의 그날

그리고 여러 사건 사고 때문에 위상이 추락한 마이클 잭슨이었지만 그간의 업적 때문에 시대의 아티스트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이날 마이클 잭슨은 흰 옷을 입고 메시아 콘셉으로 아이들을 치유하는 연출과 함께 'Earth Song'을 부르며 무대에 서게 됩니다.
그리고 이를 보던 펄프의 자비스 코커는 마이클 잭슨이 자신을 지나치게 신성시하는 모습을 보고 역겨움을 느껴 무대에 갑작스레 난입해 엉덩이를 흔들며 괴상한 짓을 하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관객들은 놀랐고, 경호원들은 당황해 자비스 코커를 쫓아갔고, 카메라는 곧장 다른 곳으로 돌리게 됩니다.
자비스 코커는 이에 대해 마이클 잭슨이 신처럼 행동하는 무대 연출에 거부감을 느꼈고, 2년 전에 있던 아동 성추행 혐의를 스스로 무죄로 만들려고 하는 연출이 정말 짜증 났다고 합니다. 게다가 옆에 있던 펄프의 키보드 캔디다 도일이 무대 난입을 부추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사건의 후폭풍과 반응

이렇게 요란했던 브릿 어워드가 끝나고 자비스 코커는 결국 경찰에 체포당하게 됩니다. 무려 무대 위에서 아이들을 폭행했다는 혐의로 말입니다. 마이클 잭슨 측은 자비스 코커가 무대에 난입해 아이들이 다쳤다고 주장하면서 상당히 불쾌했다는 성명서까지 냈습니다. 하지만 카메라 확인 결과 아이들과의 접촉은 없었고 오히려 아이를 넘어뜨린 건 마이클 잭슨의 경호원이었던 걸로 밝혀져 자비스 코커는 기소되지 않고 석방되었습니다.
놀랍게도 이 자비스 코커가 무혐의로 밝혀지는 걸 도와준 게 바로 데이비드 보위였습니다. 이날 데이비드 보위는 평생 공로상을 받기 위해 브릿 어워드에 참석했었는데요. 데이비드 보위의 카메라 팀이 자비스 코커가 아이들을 밀쳐내지 않았다는 결정적인 영상을 공개하면서 그는 무혐의 판결을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비스 코커는 데이비드 보위에게 상당히 감사함을 표했습니다.
이 사건은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렸다", "상당히 무례했다"라는 반응과 "팝 아이콘에게 도전장을 낸 시대의 반항아", "브릿팝 시대 정신을 상징하는 장면" 등 두 반응으로 갈리게 됩니다. 뮤지션들의 반응도 갈렸는데요. 블러 데이먼 앨번은 "정말 불쾌했다"며 "자비스는 현실에 대해 아주 이상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그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봤습니다. 반면 오아시스의 노엘 갤러거는 "자비스 코커는 스타다. 대영 제국 훈장을 받아야 한다"며 그의 행동을 칭찬했습니다.
문화적 배경 : 쿨 브리타니아 vs 미국 문화

그렇다면 왜 자비스 코커는 이런 돌발 행동을 했을까요? 당시 미국 문화에 밀려 침체되어 있던 영국 문화를 부흥시키고자 하는 쿨 브리타니아 운동이 한창이었습니다. 침체되어 있는 영국 문화를 부흥시키고자 하는 취지에서 영국 색깔이 묻어나는 브릿팝이라는 장르를 만들어 마구 밀어주던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브릿팝 밴드들은 90년대에 엄청난 중흥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블러의 ‘Parklife', 오아시스의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펄프의 'Different class', Supergrass의 I Should Coco 등 브릿팝 밴드 명반들이 이때쯤 마구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95년 블러와 오아시스의 브릿팝 전쟁, 남북 전쟁을 거쳐 96년 브릿 어워드에서 브릿팝 중흥기의 정점을 이루게 됩니다.
이렇게 영국 색깔이 진하게 묻어나는 영국만의 음악계를 만들며 브릿팝 부심이 넘쳐나던 그때, 미국을 대표하는 가수 마이클 잭슨이 영국을 대표하는 음악 시상식에서 마치 예수처럼 행동하는 것이 영국인들의 심기를 건드렸던 것 같습니다.
사실 마이클 잭슨이 받았던 시대의 아티스트상 부문도 96년 갑자기 신설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96년 브릿 어워드도 마이클 잭슨이 음반사였던 소니에서 운영하면서 마치 브릿 어워드가 아니라 마이클 잭슨 어워드라는 느낌이 들게 했다고 합니다. 자비스 코커는 결국 이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고 이런 해프닝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펄프를 지지하는 사람들

그리고 사실 이 무대에 자비스만 난입하려고 했던 게 아니라고 합니다. 트립합 뮤지션인 트리키와 매시브 어택의 머시룸 등 다른 뮤지션들도 이 무대에 난입하려고 했지만 경호원의 제지로 못 올라갔다고 합니다.
영국의 유명 음악 잡지 엔미에서는 "자비스는 무죄"라는 티셔츠까지 판매하기도 하고, 이 사건을 다룬 자비스의 커버 스토리까지 따로 내기도 했습니다. 데일리 미러는 "저스티스 포 자비스"라는 캠페인을 시작하기도 하고, 티셔츠까지 무료로 나눠줬습니다.
자비스 코커는 펄프 활동으로 유명하긴 했지만 이 사건 이후 인지도는 더 높아지게 됩니다. 자비스가 말하길 이 사건 이후 자신의 인생을 바꿀 정도로 큰 영향을 끼쳤으며, 사람들이 미친 듯이 너무 자기를 알아봐서 외출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훗날 자비스 코커가 회고하기 마이클 잭슨의 신격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그대로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마이클 잭슨은 문워크를 발명한 천재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마무리하며

이렇게 마이클 잭슨과의 갈등 후 밴드 펄프는 'This is Hardcore', 'We love Life' 2개의 좋은 앨범을 발표하고 1장의 베스트 앨범 발표 후 2002년 해체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2011년 재결합 후 해체, 2023년 다시 재결합 후 2025년 올해 신곡과 함께 24년 만에 새 앨범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내한 공연까지 지금 예고되어 있습니다.
새 앨범에 앞서 공개한 곡 '스파이크 아일랜드'는 1990년 레전드 영국 밴드 스톤 로지스가 펼쳤던 공연장의 이름에서 영감을 받아 향수와 명성에 대한 회의감을 노래하는 곡입니다. 놀랍게도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요새 화제인 AI를 이용해 제작했다고 합니다. 밴드의 전성기이자 브릿팝 시대에 발매되었던 '디퍼런트 클래스'의 이미지를 AI를 이용해 뮤직비디오를 제작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앨범 제작 과정 자체에는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24년 만에 새 앨범과 함께 돌아오는 펄프는 우리에게 과연 어떤 음악을 선보여줄지 기대됩니다.
Created by 뮤직메카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하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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