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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일본 탐정들은 정말 코난 같을까? 명탐정 코난 속 신기한 일본문화 TOP5

빠퀴2025.08.08
목차 📚

📌 먼치 POINT

명탐정 코난 속 신기한 일본 문화 TOP5

5위: 일본 탐정 문화 - 직업으로 인정받지만 수사권이 없어 일상적 조사 업무에 그침

4위: 일본 경찰 시스템 - 경찰청과 경시청이 병렬 구조라 협업이 어려움

3위: 일본 호칭 문화 - 6단계 존칭 체계가 관계 변화를 세밀하게 반영

2위: 일본 연애 문화 - 느리고 신중한 표현 방식으로 연애 속도가 매우 완만

1위: 소꿉친구 커플 많은 이유 - 아다치 미츠루 작품 영향으로 미디어 속 로망 확산


명탐정 코난 속 신기한 일본 문화 TOP5

매번 사고가 터지는 베이커시와 언제나 등장하는 사신 코난. 그런데 과연 일본에는 코난 같은 탐정이 실제로 있을까요? 오늘은 일본의 탐정 문화부터 남도일과 미란이가 깨지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인 일본의 연애 문화까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코난 속에 숨어있는 신기한 일본 문화를 함께 알아보시죠.


5위: 신기한 일본 탐정 문화

명탐정 코난 속에서 거의 20년간 반복된 클리셰가 있습니다. 베이커시에 사신 코난이 등장하고, 바로 누군가 죽습니다. 사람이 죽은 후에는 어김없이 등장인물들이 다 같이 모여서 추리를 시작죠. 여기서 궁금한 점은 경찰은 가만히 있는데 항상 탐정 측이 독단적으로 수사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는 다른 탐정 만화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년탐정 김전일이나 탐정학원 Q처럼, 일본 미디어에는 유독 탐정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왜냐하면 일본에서 탐정은 실제로 직업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탐정이 되기 위한 탐정 학원까지 존재할 정도입니다. 탐정 자격증 소지자만 6만 명 이상, 사무소에서 일하는 인력은 3만 명 이상입니다. 무려 개업 변호사 1만 5천 명보다 많다고 합니다. 보수도 평균 4,500만 원으로, 한 건에 한화로 5,000만 원 이상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수치상으로는 이렇지만 사회적 인지도나 영향력은 미미합니다. 직업으로 인정받은 것도 15년째이며 아직 대중적인 직업도 아닙니다. 결정적으로는 수사권 자체가 없어서 코난처럼 살인 사건을 조사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됩니다. 용의자들을 모아놓더라도 탐정의 말을 들을 가능성은 영에 수렴합니다.

그럼 탐정은 무슨 일을 할까요? 코난 1기에서 보신 것처럼 불륜 조사, 미행 등의 업무가 일반적이고, 물건 찾아주기, 사람 찾아주기 등의 업무로 심부름 업체에 더 가깝습니다. 탐정 학원에서 배우는 것도 미행, 잠복, 도청 등이 대부분입니다.

포아로 피날레: 탐정물의 클리셰

일본 탐정물에서 항상 마지막에 사람을 모아놓고 수사하는 장면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일본 문화라기보다는 추리 소설의 클리셰입니다.

이 방식은 일명 포아로 피날레라고 불립니다. 전설적인 추리 소설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대표작, <오리엔트 특급 살인>에서 나온 클리셰죠. 이 소설에는 명탐정 포아로가 사람들을 한 데 모아놓고 수사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사건이 벌어지고 비밀을 가지고 있는 용의자의 등장, 반전이 드러나는 정형화도 애거서 크리스티가 정착시킨 클리셰입니다.

코난은 이런 추리 소설, 그중에서도 탐정물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코난의 든든한 조력자 중 한 명인 아가사 브라운 박사의 이름이 바로 이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4위: 복잡한 일본 경찰 시스템

이제는 친근하다 못해 개그 캐릭터처럼 보이는 검은 조직에는 정규 멤버보다 스파이가 더 많습니다. 키르는 CIA, 버번은 일본 공안, 라이는 FBI 소속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 정체도 모르고 따로 움직입니다.
일반 수사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시청은 물론이고, 영국의 SIS, 캐나다의 CSIS, 독일의 BND까지 등장해 수사에 개입하는지라 항상 혼란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만약 이 조직들이 다 같이 협업했다면 진작 조직의 실체를 잡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조직 간 협업은 생각보다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당장 일본 공권력인 경시청과 공안도 협업이 안 되니까요.
일본은 우리나라와 경찰 시스템이 너무 다릅니다. 일본 경찰 관련 조직은 크게 경찰청과 경시청으로 나뉩니다. 경찰청 아래 서울 등 지방경찰청이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서의 경찰청과 경시청은 병렬적 관계에 있는 조직입니다.

경찰청은 국가행정조직으로, 공안위원회에서 관리하며 일명 공안으로도 불립니다. 후루야 레이(강준영)가 속해 있는 경찰청의 경비국은 우리나라의 국정원과 비슷한 이미지로, 검은 조직 같은 폭력 조직이나 간첩 등을 조사하는 정보기관의 역할이 강합니다. 경시청은 수도 행정조직으로, 경찰청과는 전혀 별개의 작업을 하는 별도의 조직입니다.


3위: 6단계로 나뉘는 일본의 호칭 문화

하이바라(홍장미)가 내내 코난을 본명 ‘쿠도 신이치(남도일)’에서 성씨인 ‘쿠도 군’이라고 부르다가, 처음으로 '신이치 군'이라고 부르는 장면을 기억하시나요? 우리나라로 치면 지금껏 ‘남도일’이라고 딱딱하게 부르다가 ‘도일아’라고 처음 부른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별 생각 없이 넘어갈 수도 있는 장면입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체감되는 정도가 달랐습니다. 극장판 26기가 되어서야 딱 한 번, 그것도 속마음으로 신이치 군이라고 부른 것이죠.

이 차이를 체감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호칭 문화를 이해해야 합니다. 일본의 호칭 문화는 '요비스테'라고 부르며, 친구처럼 동등한 관계라도 가깝고 먼 사이에 따라 무려 6단계로 호칭이 변합니다.

  • 1단계는 성씨에 '님(사마)'를 붙이는 것입니다. 직급이 확실하거나 서비스업에서 극존칭으로 쓰는 단계입니다.

  • 2단계는 성씨에 ‘씨(상)’을 붙이는 것입니다. 이것이 처음 만났을 때 가장 무난한 단계의 호칭입니다.

  • 3단계는 이름에 '씨(상)'을 붙이는 것으로, 어느 정도 친해진 상황에서 쓰는 단계입니다.

  • 4단계는 성씨만 호칭하는 것으로, 엄청 친해졌을 때 씁니다. 대개 이때부터 썸 단계로 인정되는 신호라고 합니다.

  • 5단계는 이름에 '쨩'이나 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것입니다. ‘쨩’은 자신과 정말 친한 대상에게만 쓸 수 있는 매우 친근한 호칭입니다.

  • 6단계는 이름만 호칭하는 것입니다. 가족 아니면 연인 단계만 쓸 수 있는 가장 친근한 호칭입니다.

하이바라는 지금껏 2단계 이상은 안 넘어가다가 무려 16년 만에 한번 혼잣말로 1~2단계를 건너뛴 것입니다. 이처럼 요비스테는 일본 미디어 작품에서 캐릭터 설정과 관계 변화의 중요한 지표로 작용합니다. 서로 부르는 호칭만 봐도 얼마큼 가까운 사이인지 단계별로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계가 많은 것도 헷갈리지만, 더욱 헷갈리는 점은 서로가 가깝게 생각하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나는 상대방을 4단계로 생각하는데, 상대방은 나를 2단계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단계를 건너뛸 때는 상대방한테 호칭을 어떻게 부를지 물어보는 게 예의입니다.

다른 캐릭터들의 요비스테도 흥미롭습니다. 란(미란)-신이치(도일), 헤이지(인성)-카즈하(가영)는 서로 6단계, 이름만 호칭하는 단계입니다. 그래서 서로 엄청나게 가까운, 연인에 준하는 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카즈하는 별로 친하지 않은 신이치를 ‘쿠도 군’이라 부르죠. 아가사 박사도 하이바라를 ‘하이바라 군’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하이바라가 얼마나 쿨한 캐릭터인지 알 수 있습니다.


2위: 느리고 신중한 일본의 연애 문화

도일과 미란의 연애를 보면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연재 24년 만에 겨우 커플이 되었지만, 작중 시간이 1년도 안 지났다는 걸 감안해도 ‘어떻게 코난인 걸 안 걸리지?’, ‘어떻게 안 헤어지지?’라는 궁금증이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일본의 연애 문화를 보면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우선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표현을 잘하는 문화가 아닙니다. 여자는 물론이고 남자도 표현에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너무 적극적이면 오히려 매력 없다고 느낄 정도로, 사람이 진중하지 못하고 가벼워 보인다고 여깁니다. 오랜 기간을 가지고 천천히 다가오면, 이 사람이 나를 아껴주고 배려해 주는구나라고 매력을 느끼죠.

다만 이 '천천히'의 정도가 우리 생각보다 훨씬 심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시간만 아무 연락이 없어도 난리가 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일본은 일반적으로 썸 타는 관계라도 하루에 한 번 라인을 할까 말까 합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가장 이상적인 연락 빈도를 2~3일에 한 번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다수였습니다.
데이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도 많이 만나는 거고, 보통은 2주일에 한 번, 바쁠 경우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사람도 많습니다.

다테마에와 혼네가 만드는 복잡한 연애

여기서 더 복잡한 것은 밀당도 심하다는 점입니다. 지난 영상에서 소개했던 다테마에(建前, 겉마음)와 혼네(本音, 속마음), 즉 겉과 속이 다른 문화 때문에 연애가 더욱 더디게 진행됩니다. 아무리 좋아도 한 번쯤 거절하는 게 예의이고, 어떤 말을 하더라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해석을 거쳐야 합니다. 그래서 눈치 없는 사람들은 연애가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문화 때문에 도일이도 미란이도 ‘상대가 나를 좋아하는 건가, 아닌가’라고 고민하는 장면이 정말 많았습니다. 심지어 654화에서는 사귀자고 했던 말도 나를 배려해서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혼자 해석해서 거절하기도 했죠.

이렇게 해서 겨우겨우 사귀게 된 신-란 커플이지만, 앞으로 헤어질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연인 사이라도 하루 이틀에 한번 정도 톡 하면 되고, 데이트도 자주 안 하고, 영상통화도 사생활 때문에 잘 하지 않는 것이 일본의 연애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도일이가 코난이어서 자주 만나지 못해도 ‘그냥 유별나게 바쁜 상황이구나’라고 여기면 미란이 입장에서 이해하지 못할 것도 아닙니다.


1위: 일본 미디어에 소꿉친구 커플이 많은 이유

코난을 보면 소꿉친구 커플이 정말 많습니다. 도일-미란 커플도 당연히 소꿉친구, 인성-가영 커플도 소꿉친구, 미란이의 부모님인 유명한-노애리 커플도 소꿉친구입니다. 명탐정 코난의 고쇼 작가님이 유독 소꿉친구 커플을 많이 등장시키는 편이긴 하지만, 다른 일본 작품들 역시 다른 나라의 작품에 비해 소꿉친구 커플이 너무 많이 등장합니다.

정말 일본에는 소꿉친구 커플이 많은 걸까요? 유독 많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한 결혼정보회사의 커플이 만나게 된 계기 설문 결과에 따르면 1위는 25%로 사내 연애였고, 소꿉친구는 10위로 0.7%에 불과했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왜 소꿉친구가 이렇게 많이 등장하는 걸까요? 이는 아다치 미츠루 작가의 영향이 큽니다. 아다치 작가는 <H2>, <MIX> 등의 명작을 탄생시킨 작가로, <이누야샤>의 타카하시 루미코 작가와 함께 일본 러브 코미디 장르를 개척한 작가입니다. 80년대에 발표한 <터치>는 무려 1억 2천만 부를 달성하며 신드롬을 일으켰고, 이후 일본 러브 코미디 청춘물에 큰 영향을 줬습니다.

작품의 주된 키워드는 천재 주인공, 스포츠, 그리고 소꿉친구였습니다. 특히나 소꿉친구에 관해서는 현재 일본 만화에서 드러나는 대부분의 소꿉친구 클리셰를 구축한 장본인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고쇼 작가 역시 가장 존경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아다치 미츠루 작가를 꼽았으며, 코난 콜라보 아트까지 제작하면서 존경심을 표했을 정도입니다.

이런 미디어의 영향 때문인지 일본은 소꿉친구에 대한 로망이 큰 편입니다. 연애가 워낙 어렵다 보니 목적도 많고 시작 전부터 스트레스 받는 사람도 많은데, 소꿉친구는 호감만 있다면 관계 발전도 비교적 수월하고 어떤 사람인지 검증도 됐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마치며

오늘은 명탐정 코난 속 일본 문화를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그 외에도 코난이 추리할 때마다 꼭 나오는 말장난 트릭, 일본의 고등학교 문화 등 소개하지 못한 문화가 아직 많습니다. 영상이 재미있으셨다면 2탄도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명탐정 코난 속 실제 범죄 사건 TOP 5 영상도 함께 확인해 보시면 좋습니다.


Created by 빠퀴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최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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