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 매니저와 이혼 변호사가 말하는 ‘MZ세대 결혼 안 하는 이유’ [생각이 달라] EP. 21
📌 먼치 POINT
MZ세대 결혼 기피 원인
경제·주거 문제 외에도 연애·결혼 준비 과정의 번거로움과 귀찮음을 기피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개인주의 문화와 독립적인 생활 확산
부모 주도 가입, 무의식적 가입 등 결혼정보회사 이용자의 자발성 부족
결혼의 가치와 긍정적 효과
동반자 관계를 통한 정서적 안정과 성취 공유, 자녀를 통한 강력한 동기부여 제공
결혼 후 ‘규모의 경제’로 생활비 절감 가능, 다양한 정책 혜택 존재
4050세대가 비혼을 후회하는 사례가 많아 조기 결혼의 필요성 강조
해결 방안과 정책 제안
공공기관 주도의 만남 기회 확대, 저비용·신뢰 기반의 결혼 지원 프로그램 마련 필요
결혼 시 주택 지원 등 파격적 인센티브와 나이에 따른 차등 지원 제안
청년 지원금 재편, 결혼 장려형 혜택 집중 등 국가 차원의 적극적 개입 필요
들어가기 전에

안녕하십니까, 전문가들의 토론을 다루는 [생각이 달라] 코너입니다.
요즘은 ‘나 혼자 산다’가 아니라 ‘다 혼자 산다’ 시대라고 합니다. 그만큼 연애는 해도 결혼은 못하겠다는 MZ세대들이 너무 많습니다. 청년층의 결혼 기피 현상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을 넘어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를 약화시킬 수 있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MZ 세대는 왜 결혼을 안 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고자 결혼과 이혼의 현장 그 최전선에 있는 생각이 다른 두 분의 전문가를 모셔봤습니다. “사랑과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명대사로 유명한 커플 매니저 홍유진 대표님과, “결혼은 폭탄 들고 불구덩이에 들어가는 짓이다”라는 멘트로 응수해주시는 이혼 전문 변호사 신은숙 변호사님이십니다.
결혼 찬성, 두 전문가의 확고한 입장

결혼을 해야 하냐는 질문에 두 전문가 모두 주저 없이 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커플 매니저 홍유진 대표는 "결혼을 꼭 하시라고 권유드립니다"라며, 연애를 사이다에, 결혼을 커피에 비유했습니다. 연애는 사이다 같아서 김이 빠지면 마실 수가 없지만, 결혼은 향기 나는 커피와 같아서 따뜻해도 식어도 마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혼 전문 변호사 신은숙 역시 결혼은 당연히 해야 한다며 강력한 찬성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혼을 할지언정 결혼을 해보라는 입장입니다. 왜냐하면 연애에서 결혼까지 이어질 때의 뜨거운 감정만큼 달콤한 게 없고,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결혼이 개인의 선택이고 자유이며, 결코 강제할 수 없는 문제라는 점에 대해서는 두 전문가 모두 동의했습니다. 또 기혼자들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미혼자들이 소외되지 않게 사회가 챙겨야 한다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기혼자들이 육아휴직을 사용할 때, 미혼자들 역시 자기개발 휴직 같은 것을 쓸 수 있는 식입니다.
MZ세대 결혼 기피의 진짜 이유

현장에서 2030 세대를 직접 만나온 두 전문가는 언론에서 흔히 말하는 경제적 부담이나 주거 문제와는 다른 원인을 지적했습니다. 홍유진 대표는 MZ 세대가 아주 사소한 것도 귀찮아 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혼을 하려면 여자를 만나 데이트를 해야 되는데, 그러려면 내가 주말을 양보해서 식당을 예약해야 되고, 예식장도 예약해야 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 하나하나를 귀찮아 한다는 설명입니다.
이는 부모님이 모든 것을 대신해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이전까지는 부모님들이 다 해줬을지 몰라도, 본인의 결혼까지 대신 해줄 수는 없습니다. 그건 자기가 해야 하는 일인데, 그걸 못하는 겁니다. 부모님이 한 번도 해 준 적이 없는 결혼 대행, 이걸 못하는 겁니다.
놀랍게도 결혼정보회사에 오는 사람들 중 본인 의지로 온 사람은 40%에 불과합니다. 60% 이상이 부모님이나 지인의 권유로 온다고 합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가입자 중 30%는 자신이 결혼정보회사에 등록되어 있는지도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부모님이 "교회 권사 집사가 소개한다" 또는 "학교 동창생이 소개한다"고 말하며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주의 문화와 변화된 결혼관

결혼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분들과 상담을 해보면 내용이 다 비슷합니다. 자신은 지금이 너무 편하고 좋아서, 굳이 결혼을 해서 불편함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신은숙 변호사는 젊은 세대의 결혼 기피 원인으로, 지금 세상은 젊은이들이 혼자서 살아도 지루하거나 불편하지 않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혼밥, 혼술, 혼겜 등 혼자서도 할거리나 놀거리가 넘쳐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이런 싱글분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합니다. 결혼을 했을 때 좋은 점도 많은데, 100가지 중 2~3가지의 나쁜 점만 보고 결혼을 포기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혼자 살아서 편한 사람은 있어도, 혼자 살아서 행복한 사람은 정말 드물다고 지적했습니다.
신은숙 변호사는 젊은 세대의 개인주의적 성향을 실제 이혼 사례를 통해 설명했습니다. 한 젊은 남성이 투자로 갑자기 몇 백억을 벌게 되자, 아내가 이 사실을 알기 전 아내와 이혼하려고 했습니다. ‘내 것은 내 것, 네 것은 네 것’이라는 생각 아래, 서로 가진 것을 공유하려고 들지 않는 것입니다. 그 상황에서 내가 만약에 200~300억 원을 가진 부자가 된다면, 나는 그 수준에 맞는 배우자를 새롭게 만나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또한 요즘 젊은 부부들은 각자 통장을 가지고 공동 비용만 함께 부담하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각자 자신의 물건은 자신의 카드로 사고, 공용으로 쓰는 통장에 100만원씩 돈을 넣어놔 아파트 관리비 같은 비용을 함께 지출하는 형태입니다.
결혼이 주는 진정한 가치: 동반자와 동기부여

홍유진 대표는 결혼의 진정한 가치를 동반자 관계에서 찾았습니다. 자신이 부를 쫓거나 행복해지는데, 함께 의논하거나 자랑할만한 사람이 많이 없는데, 배우자가 바로 그런 사람이 되어준다는 것입니다. 하물며 미팅에서도 자신의 성취만 자랑하면 상대는 재수 없다고 생각하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내가 가장 쉽게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돈입니다. 하지만 그거 말고도 하나 더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 돈을 벌어서 함께 좋아할 가족이 있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특히 자녀가 있을 때의 동기부여 효과가 굉장히 강합니다. 부모님을 위해서 돈을 모으고 힘을 내는 사람은 드뭅니다. 하지만 내 자녀가 있다면, 내 목숨도 바치면서 일하는 법입니다.
언론과 사회의 부정적 인식 확산

홍유진 대표는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에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부모 형제나 친척, 지인들 모두, 결혼한 사람들은 결혼을 굉장히 부정적으로 얘기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은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이런 부정적 담론이 MZ세대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황금을 집에다 숨겨놓고 남에게 안 주는 것처럼, 좋은 얘기는 다 숨기고 나쁜 얘기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혼인율을 높이려면 미혼자의 주변에서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요소를 전파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정책적 해결방안: 만남의 기회 제공

성남시에서 미혼 남녀 200쌍을 모집했는데 1,200명이 몰린 적이 있습니다. 이 사례를 통해 이성 간 만남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런데 결혼정보회사는 가격 회비가 있어서 부담스럽지만, 성남시는 공공기관에서 하는 것이니까 저렴하고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홍유진 대표는 이처럼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이성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혼인율 증가의 해법이라고 봤습니다. 구마다, 또는 동마다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취미 활동을 하든 뭘 하든 만남을 이어나갈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경제적 부담에 대한 현실적 접근

경제적 부담에 대해서는 두 가지 관점이 제시되었습니다.
홍유진 대표는 결혼하기 전 각각 100만 원을 썼던 사람들이, 결혼하면 합쳐서 150만원을 쓰게 된다는 점을 결혼의 경제적 이점으로 꼽았습니다. 사람이 많아질수록 인당 비용은 줄어드는 ‘규모의 경제’ 효과입니다.
다만 젊은 분들이 정말 힘들다고 생각하는 건 지속 비용이 아니라 스타트 비용이라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결혼하기 위해서 집도 마련해야 하고, 결혼식이나 신혼여행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찮아 부담된다는 것입니다.
신은숙 변호사는 현재 정책 혜택들이 제대로 홍보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혼하게 되면 1천 원짜리 아파트도 인천에 지금 새로 생긴 거 있고, 주택 청약도 있고 혜택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런데 그 혜택은 발설이 안 되고 나타나지가 않아요."
파격적인 정책 제안

두 전문가는 보다 적극적인 정책을 제안했습니다. 신은숙 변호사는 현재 운용하는 청년 지원을 싹 끊고, 결혼하는 순간 몇 배로 돌려주자는 파격적인 정책을 내세웠습니다. 청년 지원 금액은 사실 저축해봤자 집을 살 만큼의 돈을 주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결혼하면 집을 주자고 제안했습니다.
홍유진 대표는 더욱 구체적으로 "25세부터 정책 지원을 시작해서, 25세에 결혼하면 35평 아파트, 26세에 하면 30평 아파트, 이런 식으로 나이 먹어서 결혼할수록 점점 지급되는 아파트의 평수를 줄이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습니다. 작게 주지 말고, 기왕 주는 것 통 크게 가자는 논리였습니다. 특히 ‘지금 우리나라는 소멸 위기에 놓여있다’며 아무리 급진적인 정책이라도 시행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드러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후회하는 미혼자들

홍유진 대표는 오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관찰을 공유했습니다. 30년간 커플 매니저로 일하면서, 2030때는 분명 비혼이라고 했던 분들이 4050이 되어서는 그런 성향을 바꾸는 경우가 정말 많다는 것입니다.
40대 중반이 된 남성분들은 ‘30대 때 결혼을 했어야 한다’고 후회하고, 50대가 된 분들은 ‘40대 때 결혼을 했어야 한다’고 후회합니다. 5년 전에 했었어야 한다는 얘기를 5년 뒤에 또 하고, 그 5년 뒤에 또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홍 대표는 결혼을 안 하는 것보다, 한 번 결혼해보고 이혼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마치며

두 전문가는 접근 방식과 세부적인 견해에서는 15.5달러 만큼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만큼은 하나로 모아졌으며, 결혼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확고한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커플 매니저와 이혼 전문 변호사라는 상반된 입장에 있으면서도 모두 결혼을 적극 권하는 모습에서, MZ세대의 결혼 기피 현상이 단순히 개인의 선택을 넘어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Created by 장르가 머니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최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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