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책 잘 고르는 법ㅣ십진분류법 설명과 실전 선택 노하우
📌 먼치 POINT
도서관 책 대출 5단계 전략
도서관 정보 확인
- 휴관일·비대면 여부
- 층별·구역·소장 책 미리 검색
대출 계획 세우기
- 신간 1권 + 안 읽던 분야 1권 + 재미있어 보이는 1권
- 신간 코너 먼저 보기
- 최근 6개월 내 출간·트렌드 반영 책 우선
십진분류법 이해
- 번호대별 주요 분야 파악(000~900)
- 작가명 가나다순, 외국 작가도 성 기준
실전 선택 팁
- 추천 코너·베스트셀러 활용
- 목차·도입부·중간부 확인
- SNS 서평·출판사 비교로 최종 결정
도서관 책 대출 5단계 전략

독서 초보라서 도서관에 가도 뭘 빌려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과, 도서관에 가기는 가는데 항상 빌렸던 책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분들을 위해 실패할 리 없는 도서관 책 대출 다섯 단계를 소개합니다.
1단계: 도서관 정보 미리 확인하기

첫 번째는 도서관 정보를 찾아보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도서관은 월요일이 휴무일이고, 코로나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서 휴관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혹은 비대면으로 대출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으니 확인이 필요합니다.
내가 가려는 도서관에 어느 층에 어떤 구역에 어떤 책들이 있는지를 간략히 보고 가고, 혹시 꼭 읽어야 하는 책이 있다면 소장 정보를 미리 검색하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2단계: 대출 계획 세우기

두 번째 단계는 도서관으로 가면서 생각해봐도 좋은 단계입니다. 뭘 빌리면 좋을까에 대한 계획을 조금씩 짜보는 것입니다. 보다 보면 얻어 걸리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으로 재미있게 가는 것도 좋지만, 5권이라는 빌릴 수 있는 제한된 숫자 안에서는 어떻게 빌릴지 생각을 해보고 가는 것도 좋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것은 신간 중에 한 권, 잘 안 읽던 분야 중에서 한 권, 그리고 무지하게 재미있을 것 같은 책 한 권은 필수로 빌려오라는 것입니다.
3단계: 신간 코너부터 공략하기

도서관에 가면 가장 먼저 공략해야 하는 곳이 바로 신간 코너입니다. 한 6개월 정도 이내에 출간된 책들이 모여 있는데, 워낙 인기가 많다 보니까 눈에 띄었을 때 싹 가져가는 사람이 임자가 됩니다.
물론 스테디셀러와 고전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간도 가끔씩은 꼭 봐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신 유행은 SNS를 통해서 쉽고 재미있고 다양하게 즐길 수는 있지만, 정제된 하나의 지식으로서 트렌디한 정보를 만나는 데는 신간 도서가 제일 좋습니다. 책으로 나올 때까지 살아남은 말들은 그 사회의 변화하는 모습이라든가 센스가 더해진 살아남은 유행어라서, 트렌디하게 정돈된 형태로 만나기에는 신간을 주기적으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4단계: 십진분류법 이해하기

네 번째 단계는 어느 구역에 어떤 책이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가는 것입니다. 서점과 다르게 도서관에 가면 숫자로 책을 구분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876년 듀이 멜빌이라는 사람이 만들어낸 ‘듀이 십진 분류법’이라는 분류법을 여러 차례 개정을 하고, 한국에 맞도록 만든 분류법에 따라서 다양한 숫자로 책들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 숫자를 붙인 의미가 독특합니다. 처음에 000으로 시작하는 총류는 그야말로 여러 가지가 들어 있습니다. 인류의 시작은 혼돈에서 시작되었다라는 의미로 이렇게 만든 것이고, 그 이후로 철학을 연구하고 종교를 만났으며 사회과학, 자연과학, 기술, 과학의 순서로 여러 가지 발전을 하다 보니까 사람은 예술과 문학을 풍성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고, ‘이 모든 과정은 결국 사람이 이루어낸 역사다’라는 의미로 이 순서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100의 자리 숫자에는 이렇게 큰 10가지의 분류가 들어 있고 그다음에는 소분류가 들어 있습니다. 세 자리에 숫자가 아니라 점으로 다양하게 붙어 있는 것은 작가의 이름을 가나다 순으로 구분해 놓은 것입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것이 외국 작가의 경우입니다. 한국어에서 이름은 성이 먼저 오고 이름이 그다음에 오지만, 외국 작가들은 그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기준은 성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서 미국 작가인 레이먼드 카버와 앤디 위어가 있다면, 성을 보면 카버의 ㅋ과 앤디 위어의 ㅇ 중에서 앤디 위어가 더 먼저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분야별 도서 탐색 가이드

이 분류법을 안다고 해서 좋은 책을 바로 고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숫자들 사이에서도 공략해야 하는 번호대가 어느 것인지 쉽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000번대 - 총류: 강연집이 있어서 예를 들면 ‘차이나는 클래스’와 같은 책들도 여기서 찾을 수 있고, 오피스 프로그램이라든가 포토샵 이런 컴퓨터 프로그래밍 사용법도 이쪽에 있기 때문에 의외로 건질 책들이 많은 곳입니다.
100번대 - 철학: 철학은 어려워서 안 좋아하는 편이지만, 특이한 것은 심리학이 이 세부 분야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담인데 좀 신기하고 재미있는 책을 찾을 때 여기에 있는 사주명리학 책을 가보면 의외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200번대 - 종교: 종교 섹션은 잘 모르겠습니다.
300번대 - 사회과학: 사회과학이라는 이름 때문에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투자, 마케팅 책들이 여기 있고 자기계발서도 여기에 있어서 실용적인 돈 버는 이야기는 300번대에서 찾자라고 기억하면 됩니다.
400번대 - 언어: 언어 섹션은 외국어 공부를 위해서라면 꼭 들러야 하는 분야이고, 한국어 맞춤법 책들도 여기에 있으니까 교양인이 되기 위해서 한 번쯤은 들러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500번대 - 자연과학: 나와는 거리가 먼 것 같은 자연과학이지만 쉽게 쓰인 과학 교양서는 다 이쪽 섹션에 있고, 식물 도감도 이쪽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600번대 - 기술과학: 기술과학 분야의 직업에 종사하는 분이라면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고, 여기서 의학 분야를 많이 가는데, 식이요법이라든가 운동하는 법 등 건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살림하는 법이라든가 아이를 키울 때 육아, 펫 관련 책들도 이쪽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700번대 - 예술: 도서관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예술 분야는 책값이 기본적으로 좀 비쌉니다. 컬러 프린트된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정말 단비 같은 존재입니다. 도서관의 규모가 조금 작을수록 예술 분야의 책이 다양하지 않은 것 같은 개인적인 느낌이 있어서, 예술 분야의 책을 빌리고 싶을 때는 꼭 이 동네에서 가장 큰 도서관을 가보는 편입니다.
800번대 - 문학: 좋아하는 800 문학 분야입니다. 문학 안에서는 일단 국가별로 분류가 되어 있고, 그 안에서도 시, 수필, 소설 이런 식으로 분류가 되어 있습니다. 800번대에는 글 잘 쓰는 법이 들어 있으니까 교육 목적으로도 한번 가볼 만합니다.
900번대 - 역사: 역사 책들도 지역별로 구분이 되어 있는데, 숨은 보석이 바로 980번 지리학 영역입니다. 여행책이 다 여기 몰려 있거든요.
5단계: 실전 도서 선택 노하우

가장 중요한 다섯 번째, 그래서 이해는 다 했는데 ‘어떻게 빌릴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추천 도서 코너 활용하기: 책을 잘 고를 자신이 없는 분들을 위해서 도서관에서 이런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고 모아놓은 코너가 따로 있을 것입니다. 세종도서라든지 청소년에게 권합니다라는 식으로요. 책을 정말 많이 읽는 전국의 사서분들과 출판업계 담당자분들이 만들어 놓은 리스트니까 믿고 보는 책이 될 수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찾기: 누가 골라준 것도 좋지만 한번 쓱 둘러보면서 직접 찾아보겠다 하는 분들은 일단 사람의 손길이 많이 탄 조금 너덜너덜해진 책들이 베스트셀러이면서 스테디셀러라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조금 더 확신을 갖고 싶다면 도서관 책을 딱 넘겨보면 이 도서관에서 책을 어느 연도 어느 월에 구입했는지를 써놓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책의 뒤쪽 혹은 앞쪽을 보면 초판 1쇄 발행이 언제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몇 쇄라고 그 이상을 찍었다면 인기가 좋아서 더 많이 찍었다는 얘기가 되겠죠. 책이 언제 나왔고 몇 번 찍었고 도서관에서는 언제 구입을 했는지를 비교하다 보면 이 책이 어느 정도 인기가 있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실용서 선택 팁: 개인적으로는 마케팅이나 자기계발서 분야는 제목이나 표지는 좋은데 안쪽 내용이 너무 뻔한 느낌을 받은 책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책들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먼저 목차를 꼼꼼하게 봅니다. 결국 각각 챕터에서 하는 말이 거기서 거기인 것 같다거나 챕터 제목만 읽었는데 다 읽은 것 같다 하는 책들은 그냥 그 자리에서 놓고 옵니다.
도서관 안에서 작가의 말만 읽은 경우도 있는데, 왜냐하면 거기에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가 잘 정리되어 있고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굉장히 재미있게 도입부를 만들어서 썼기 때문입니다. 그 이상의 디테일한 구체적인 지침이 필요하지 않다면 거기를 재미있게 읽어보는 것도 나름의 방법입니다.

문학 도서 선택법: 문학은 정말 취향을 많이 타는 분야라서 남들은 좋다고 하는데 나한테는 좋지 않을 확률도 어느 정도는 있는 편입니다. 이미 어느 정도의 문학 취향이 잡혀 있는 분들은 알아서 잘 찾아가시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아까 얘기했던 대로 손길이 많이 탄 유명한 책들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번 꺼내들었다면 도입부를 먼저 읽어봅니다. 사람의 첫인상 같은 것이라서 나랑 코드가 맞겠다 싶은 느낌을 받은 책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용두사미처럼 도입부는 괜찮은데 나중에는 나랑 잘 안 맞는다 싶은 책들도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을 훅 끌어당기게끔 어떤 작가든 도입부를 재미있게 쓸 텐데, 중간 부분에서 만나는 그 사람의 진짜 문장과 진짜 분위기가 나랑 잘 맞는지 한 번 더 체크를 하는 것입니다.
모든 도입부가 재미있는 소설이 좋은 소설은 아니겠지만, 모든 좋은 작가는 도입부를 재미있게 쓸 줄 안다고 생각합니다.
수험서나 실용서: 실용적인 지식이나 수험서 같은 경우에도 사기 전에 다양한 출판사의 책들을 일주일 정도 내가 그 학습 방법을 체험해 본다는 생각으로 빌려오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도서관에 앉아서 지금 내가 골라온 책들이 괜찮은지 SNS 서평을 한번 가볍게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맺으며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렇게 알려드린 방법을 통해서 도서관에서 재미있는 책을 빌렸다면 기한 내에 꼭 갖다 주시고, 다른 분들을 위해서는 꼭 줄을 치거나 훼손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또 내가 골랐던 책이 별로였다고 할지라도 너무 실망하지 말고 ‘나중에 더 좋은 것을 빌려야지’라는 생각으로 꾸준히 책을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Created by 해죽이북카페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최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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