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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명의 해고, 엑스박스는 하드웨어를 포기하는가?

흑열전구2025.08.01
목차 📚

📌 먼치 POINT

1.엑스박스의 경쟁력 약화

  • 플레이스테이션과 판매량은 3배 차이
    - 매년 유사한 판매량을 보였던 것과 대비되는 상황

  • 마이크로 소프트의 9,000명의 인력 해고

  • 블랙버드 프로젝트 취소

  • 매력적인 독점 게임의 상실

2.게임패스의 성장

  • 엑스박스의 게임 구독 서비스

  • 2024년 6월 기준 구독자수는 3,800만명으로 추정

  • 게임 가격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게임 패스는 경제적 부담이 덜해, 인기를 얻는 중

3.콘솔 시장의 변화

  • 엑스박스는 게임 패스를 PC로 넓히는 방향으로 진행 중

  • 플레이스테이션 또한 강력한 독점 정책에서 PC 친화적으로 변화 중
    - 양질의 독점 게임을 개발하며, 게임을 제공하는 식으로 시장 확대

  • 닌텐도는 가장 강력한 독점 전략 고수
    - 어마어마한 IP 파워와 독특한 조작감을 바탕으로 상당한 인기


9,000명의 해고, 엑스박스는 하드웨어를 포기하는가?

9,000명의 해고, 엑스박스는 하드웨어를 포기하는가? - screenshot_11.jpg

엑스박스의 창립 멤버 중 하나인 로라 프라이어가 한 폭력적인 발언이 게임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그녀의 이 발언은 단순히 비유적인 표현이 아닌 현재 엑스박스의 방향성과 이로 인해 발생한 상황들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말입니다. 엑스박스를 만들어낸 사람이 이렇게까지 말하게 된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충격적인 판매량 격차의 현실

충격적인 판매량 격차의 현실 - screenshot_11.jpg

2025년 2월을 기준으로 플레이스테이션 5는 전 세계적으로 약 7,500만 대가, 엑스박스는 2,500만 대가 팔린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는 마치 펩시와 콜라처럼 몇 세기 동안 쟁쟁한 경쟁을 거쳐온 라이벌 관계였습니다. 지난 세대 동안 서로 한 세대씩 승기를 내어주며 치열하게 맞붙었었죠. 하지만 3배 차이라는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준 것은 거의 전례가 없었던 터라 많은 충격을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대규모 해고와 프로젝트 취소의 역설

대규모 해고와 프로젝트 취소의 역설 - screenshot_11.jpg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무려 전체 인력의 4%에 달하는 9,000명의 인력을 정리해고하였습니다. 여기에는 엑스박스도 포함되어 있어 엄청난 포풍이 불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베데스다를 산하로 둔 제니맥스 온라인 스튜디오는 오랫동안 개발해 왔던 블랙버드 프로젝트가 취소되면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대부분의 인원들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7년 동안 개발을 진행해 왔던 프로젝트 다크도 사실상 프로젝트 중단 행보를 보였습니다. 그 밖에도 수많은 프로젝트가 취소되고 스튜디오의 개발 인력도 축소되면서 엑스박스는 수많은 게임 라인업을 소실시켰습니다. 물론 회사의 정책에 따라 게임을 취소하고 스튜디오를 축소시키는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최근 엑스박스의 상황을 보면 조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독점 게임의 부재와 경쟁력 상실

독점 게임의 부재와 경쟁력 상실 - screenshot_11.jpg

우리가 콘솔 게임기를 구입하는 가장 큰 이유에는 독점 게임이라는 인질이 존재합니다. 가지고 있는 회사들을 잘 굴려서 누구라도 하고 싶은 게임을 만들어내고 그 게임들은 우리의 기기를 사야만 즐길 수 있었죠. 결국 콘솔 간의 경쟁이 심화될수록 득을 보는 건 소비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더 재미있고 매력적인 독점작들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기기를 사도록 만들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언제부턴가 엑스박스에는 이런 매력적인 독점 게임들을 좀처럼 뽑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2년 엑스박스는 오버워치, 월드오브 워크래프트 등으로 유명한 블리자드를 82조 원이라는 어마무시한 거금을 주고 인수하였으며, 베데스다까지 약 10조 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인수했습니다. 그 뒤에 나온 작품들은 그냥 전작의 연장이거나 비판을 받은 작품들이었습니다.

당장 근 5년 동안 엑스박스에서 히트를 친 작품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당장 떠오르는 게임들이 별로 없는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그에 비해 플레이스테이션은 갓 오브 워, 스파이더맨, 아스트로봇, 최근에는 협력을 통해 독점 출시한 스텔라블레이드, 데스 스트랜딩 2 등 크고 작은 대작들을 연달아서 성공시켰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플레이스테이션은 지금 할 게임이 많고 엑스박스에서는 할 게임이 없습니다. 판매량의 차이가 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더 매력적인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열심히 투자를 해도 부족한 상황에서 개발 중이던 게임들을 캔슬하고 스튜디오를 축소시키는 행동은 좀처럼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어쩌면 엑스박스는 게임 회사로서의 명맥을 포기하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게임패스의 성장과 구독 모델로의 전환

Game Pass의 성장과 구독 모델로의 전환 - screenshot_11.jpg

2022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블리자드의 인수 당시 두 회사 간의 계약이 오갈 때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엑스박스는 2030년까지 엑스박스 게임패스 구독자 수 1억 명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인지 엑스박스 게임패스는 꽤나 순항 중입니다.

2025년 실적 발표에서 게임 패스는 역대 최고의 실적을 거뒀으며, 덕분에 엑스박스의 매출은 2%나 상승하였다고 합니다. 2025년 6월을 기준 현재 엑스박스 게임 패스의 구독자 수는 약 3,700만에서 3,800만 명으로 추정되며, 거기에 최근에는 PC 게임 패스의 유저가 30%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는 강력한 타이틀 파워를 가진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신작 출시와 함께 흥행에 성공한 인디아나 존스 그레이트 서클 덕분이라고 합니다.

상승하는 게임 가격과 구독 서비스의 매력

상승하는 게임 가격과 구독 서비스의 매력 - screenshot_11.jpg

이런 타이틀의 성장세에 큰 도움을 주었지만 무엇보다 PC 쪽의 유저 수가 증가한 이유에는 높아진 게임 가격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트리플 A 게임들은 6만 원이 정가인 게 당연시되었습니다. 하지만 근래 들어서 스멀스멀 가격이 오르더니 요즘에 와서는 7만 원, 8만 원 정도는 기본이고, DLC 몇 개를 끼워놓은 팩들은 10만 원을 훌쩍 넘고 있습니다.

예전엔 게임은 사놓고 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막상 게임을 구매하긴 했지만 시간이 나지 않아서, 갑자기 땡기지 않아서 등등 다양한 이유로 게임을 방치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이게 가능했던 건 예전만큼 게임 가격이 그렇게 큰 부담이 되지 않았지만 지금 거의 10만 원을 바라보고 있는 게임 가격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상당히 부담되는 가격까지 올라와 버렸죠.

여기서 PC의 게임 패스는 이런 유저들의 니즈를 완전히 충족시켜주고 있습니다. 게임이 괜찮은지 아닌지 궁금해서 찍어 먹어볼 때 게임을 하지 않게 되면 구독을 끊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게임을 구매하는 것보다 금전적인 부담이 훨씬 덜합니다. 이 때문에 게임 패스 데이원으로 출시하는 게임들은 굳이 별도 시스템에서 구매하지 않고 게임 패스를 이용하는 등 게임 패스는 PC 시장에서 그 입지를 천천히 넓혀가고 있습니다.

콘텐츠가 핵심인 구독 서비스의 딜레마

콘텐츠가 핵심인 구독 서비스의 딜레마 - screenshot_10.jpg

이렇게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게임 패스를 보면 게임 플랫폼계의 넷플릭스라는 압도적인 위치를 향해서 달려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최근 엑스박스의 행보를 보면 그렇다고 하기에도 뭔가 좀 이상합니다. 넷플릭스가 그토록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압도적으로 재미있는 독점작이었습니다.

2013년 하우스 오브 카드, 2016년 기묘한 이야기, 2021년 위처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쳤던 오징어 게임은 구독자를 440만 명이나 끌어모았었죠. 이렇게 넷플릭스는 구독하지 않고는 못 배길 매력적인 콘텐츠 생성을 끊임없이 제공함으로써 많은 유저들을 끌어모았고, 이것이 현재 콘텐츠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엑스박스가 수조 원을 들여 거대 게임 회사인 블리자드와 제니맥스를 인수했던 걸 생각해 보면 이 거대한 구독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 이들이 초강수를 두었다는 건 명확합니다. 하지만 그 뒤 이들이 보여주고 있는 행보는 이들이 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헷갈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 뒤 지난 2024년 인원을 1,900명가량을 해고하고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를 취소했었는데, 이번에는 제니맥스와 그 외 스튜디오까지 축소를 이어나가고 있죠.

구독 서비스를 견인해 줄 간판 같은 타이틀이 절실하기 때문에 많은 회사들을 거금을 주고 사들였지만 오히려 타이틀의 개발을 취소하고 인력을 감축시키는 건 가장 중요한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감소했다고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9세대 콘솔 시장의 변화

PlayStation과 Nintendo의 경험 중심 전략 - screenshot_11.jpg

이번 9세대 콘솔 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었다면 이제는 구독의 시대가 되었다는 겁니다. 넷플릭스, 유튜브와 같은 구독형 서비스들이 시장의 주류가 되었고 이에 따라서 수많은 구독 서비스들이 등장하였죠. 하지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기기에 들어가 있는 구독형 서비스와 달리 콘솔 게임은 물리적으로 기기를 소유해야만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기존 구독 시장에 진입하기에는 장벽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이번 세대에 들어서 두 회사는 새롭게 서비스에 접근하기 시작하였죠. 2020년 엑스박스는 새로운 콘솔 출범 전 엑스박스 게임 패스를 PC로 넓혀 누구나 소유하고 있는 PC에 구독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의 전략

플레이스테이션은 이 엑스박스와 조금 다른 노선을 선택하였습니다. 기존 플레이스테이션은 강력한 독점 정책을 펼쳤었는데 최근 들어서 이런 기조는 점점 PC 친화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PC 말고는 절대 풀지 않을 독점작들을 옛날 명작들부터 슬슬 풀기 시작하더니 최근에 와서는 1년 만에 독점을 풀어버리는 등 슬슬 독점에 대한 고삐를 풀어주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양질의 게임도 꾸준하게 뽑아내고 있으며, 퍼스트 파티가 아닌 세컨드 혹은 서드파티의 독점 작품들도 좋은 작품들을 잘 가져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게임들을 본인들이 직접 PC 시장에 출시함으로써 누구나 소유하고 있는 PC에 본인들의 게임을 제공하는 식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 모두 PC 시장을 향해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지만 한쪽은 구독형 서비스, 다른 한쪽은 게임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죠. 좀 더 게임에 집중을 한 플레이스테이션은 게임의 경험까지 강화를 시켜 놓았습니다.

닌텐도의 전략

똑같은 콘솔 기기임에도 불구하고 경쟁이 아닌 전혀 다른 쪽에 놓여 있는 닌텐도는 더 독한 독점을 고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큰 불만을 가지지 않고 열렬히 찾는 이유는 닌텐도만이 줄 수 있는 경험 때문입니다. 물론 젤다의 전설, 슈퍼마리오, 동물의 숲 같은 어마무시한 IP의 파워도 있겠지만 닌텐도 스위치라는 기계에서 주는 독특한 조작감과 경험은 오직 닌텐도에서만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플레이스테이션은 이 경험에 중점을 두어 어댑티브 트리거, 햅틱 피드백 등 오직 플레이스테이션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 주었고,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주요 작품들의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경험이 중심이 되는 게임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줌과 동시에 매력적인 게임들을 적극적으로 개발 출시하고 있죠. 이 덕분인지 플레이스테이션 5는 현재까지 7,700만 대가 팔렸으며 성공적이었던 전작인 플레이스테이션 4와 거의 비슷한 판매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엑스박스의 미래

물리적이 되었든 게임적이 되었든 결국 경험이 중심이 되는 게임에 초점을 맞춰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방식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게 지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닌텐도가 가고 있는 방향성이라면 엑스박스는 게임 패스로 게임계의 넷플릭스처럼 방향성을 잡고 있습니다.

실제로 부담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게이머들이 애용하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죠. 지금 엑스박스에서는 할 만한 게임도 없고, 플레이스테이션처럼 색다른 경험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아닌 특색도 매력도 없는 계륵이 되어버렸습니다.

오히려 최근에는 에이수스와 협업을 통해 핸드헬드 기기를 엑스박스 브랜드에서 내놓는 등 서비스적인 면모를 더 강화시키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이제 다시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의 치열한 기기 경쟁의 모습은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무리하며

엑스박스의 창립 멤버가 엑스박스는 이제 죽었다라고 언급했던 것처럼, 콘솔 하드웨어 경쟁에서 서비스 플랫폼으로의 전환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인 것 같습니다. 게이머들에게는 선택의 다양성이 줄어들 수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게임 경험을 제공받을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앞으로 엑스박스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그리고 이것이 게임 업계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는 것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Created by 흑열전구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하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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