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강아지도 시원할까요? 🐶❄️ | 설채현 행동학 수의사
📌 먼치 POINT
강아지는 사람처럼 땀으로 체온을 조절하지 못해 선풍기 바람만으로는 크게 시원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체온보다 낮은 바람이 계속 공급되면 열 교환이 일어나 일정 부분 효과는 있습니다.
에어컨이나 물스프레이와 함께 사용할 때 더 효과적입니다.
물스프레이는 털 위에 뿌리기보단 배, 발바닥, 귀, 겨드랑이, 사타구니처럼 털이 없거나 얇은 부위에 뿌리는 게 좋습니다.
시원한 물 마시기와 쿨매트도 함께 활용하면 좋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안녕하세요. 설채현 수의사입니다.
점점 날씨가 더워지면서 본격적인 여름이 아닌데도 벌써 에어컨을 틀고 선풍기를 꺼내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이쯤에서 궁금한 점이 생기죠. 강아지들도 우리처럼 선풍기를 쐬면 시원할까요? 땀샘이 거의 없는 강아지들에게 선풍기가 어떤 효과를 주는지, 그리고 여름을 시원하게 날 수 있는 방법들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사람과 강아지의 체온 조절, 어떻게 다를까?
먼저 사람들이 더울 때 체온을 낮추는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호흡수가 높아집니다. 숨을 쉬는 과정을 통해서 안에 있는 열을 바깥으로 빼내게 되는 것이죠.
두 번째로 더 많이 느끼는 것은 바로 땀입니다. 온몸에서 땀이 나고, 얼굴에서도 팔에서도 등에서도 땀이 납니다. 땀이 나면 이 땀이 증발하면서 피부 표면의 온도를 빼앗아가게 됩니다. 이 두 가지 방법을 통해서 체온을 낮추게 되고 시원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럼 강아지들은 어떨까요? 호흡을 통해서 열을 방출하는 건 똑같습니다. 오히려 우리보다 더 많이 헥헥거리기도 하고, 혀도 크게 내밀고 코가 길어서 열을 더 많이 방출합니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땀샘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아예 없는 건 아니고 거의 발바닥에만 있어서, 몸에는 땀이 나지 않습니다. 사실 이는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만약 강아지들이 우리처럼 땀을 흘린다면 매일 목욕을 시켜야 합니다. 온몸에 털이 난 아이들을 매일 샤워시키고 말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입니다.
선풍기, 강아지도 시원할까요?
땀이 증발하면서 피부의 열을 빼앗아 가는 기전이 강아지들에게는 통하지 않습니다. 대신 강아지들은 다른 방법을 사용합니다.
털이 없는 부위인 귀를 통해 열을 방출합니다. 귀는 크고 혈관이 많아서 혈관 확장을 통해 열을 방출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피부를 체온보다 낮은 시원한 공간에 대어 체온을 낮추는 방법도 있습니다. 사람의 경우 더운 날 땀이 난 상태에서 바람을 맞으면 추울 때가 있습니다. 땀이 증발하면서 체온을 빼앗는 기화를 통한 체온 감소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몸보다 바깥 온도가 낮을 때 일어나는 대류를 통한 체온 감소가 모두 일어나 추워집니다.
반면 강아지들은 기화를 통한 체온 감소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선풍기를 틀었을 때 우리만큼 시원함을 느끼지는 못합니다.
❄️ 강아지에게 선풍기, 정말 효과가 있을까?
선풍기가 강아지에게 전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온도가 다른 두 물체는 열을 교환하는데, 가만히 있으면 주변 공기가 점점 강아지 체온과 비슷해집니다. 선풍기가 체온보다 낮은 시원한 바람을 계속 공급하면, 강아지 주변 공기가 차가워져 열 교환이 더 잘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사람만큼 큰 시원함을 느끼진 못하고, 선풍기가 효과를 내려면 주변 온도가 강아지 체온보다 낮아야 합니다. 너무 덥거나 바람이 따뜻하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선풍기가 항상 좋은 건 아닙니다. 뒤에서 또 이야기하겠지만, 강아지가 바람을 싫어하거나 불편해할 수 있습니다. 직접 얼굴에 바람을 오래 쐬면 안구건조증 위험도 있습니다. 강아지 개별 성향과 환경을 고려해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선풍기 사용 시 주의사항
선풍기를 사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까 이야기했듯, 너무 오랫동안 강아지 얼굴 쪽으로 직접 바람이 닿으면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눈물은 눈을 보호하고 윤활하는 역할을 하는데, 바람으로 인해 눈물이 증발하면 눈이 건조해지고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강아지가 바람을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아이들은 선풍기 바람을 무서워하거나 불편해해서 도망가기도 합니다.
그러니 우리 강아지의 성향과 반응을 잘 살펴서 무리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환경에 맞춰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강아지 여름나기 실용 팁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에어컨과 선풍기를 함께 틀어주는 것입니다. 결국 강아지들의 주위 온도를 낮춰줌으로써 대류 현상을 통해 열을 교환할 수 있게 하는 방법입니다.
두 번째로는 쿨매트를 제공해 주는 것입니다. 쿨매트에 눕게 되면 시원한 부분과 강아지의 피부가 닿으면서 체온을 빠르게 교환해 줄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물을 뿌려주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많은 보호자분들이 잘못하고 계신 부분이 있습니다. 털이 있는 부위에 물을 뿌리면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털 위에만 물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 물 스프레이의 올바른 사용법
열을 교환하려면 땀이 나서 증발하면서 시원함을 느끼는 것처럼 피부에 물이 닿을수록 효과적입니다. 따라서 털이 없는 부위인 배, 발바닥, 귀, 그리고 털이 적은 부위인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에 물을 뿌려주면 더 효과적입니다. 미스트처럼 물을 뿌리면 작은 물 입자들이 털을 통과해서 밑까지 내려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속털이 너무 많은 아이들은 털 위에 뿌려봤자 크게 효과가 없습니다. 오히려 배나 털이 없는 부위가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사람도 더울 때 하는 기본적인 방법인 시원한 물 마시기와 충분한 물 섭취는 매우 중요합니다.
마무리하며
사람은 땀이 증발하면서 체온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선풍기 바람만으로도 시원함을 잘 느낍니다. 하지만 강아지는 땀이 거의 나지 않기 때문에 같은 방식의 체온 조절이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선풍기가 전혀 효과가 없는 건 아닙니다. 주변 온도를 낮춰주는 방식으로는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강아지의 체온을 효과적으로 낮춰줄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상황에 맞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에어컨과 선풍기의 병행, 쿨매트 사용, 물 스프레이 활용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사용법과 주의사항을 정확히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올여름, 우리 아이들이 더위로 지치지 않도록 현명하게 준비해 주세요.
Created by 설채현의 놀로와 @knollo_with_dvmseol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편집자 최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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