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서울스토리] EP.12 새로운 형식으로 K-POP MV의 틀을 깨는 감독 성원모
📌 먼치 POINT
남들하고 비슷하게 만들면서 남들하고 다르게 만들어야 되는 게 딜레마다.
팬들이 봤을 때, 나한테 의미가 있는가, 클라이언트에게 도움이 되는가 — 이 세 가지 밸런스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좋은 감독은 사람을 로봇처럼 조정하기보다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남들과 비슷한 포맷으로 완성도 싸움을 하면 인건비 싸움이 되니까, 형식이나 아이디어 싸움으로 가야 한다.
감독은 내가 되는 게 아니라 누가 나를 감독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익숙한 새로움으로 K-POP에 깊이를 더하는 디지페디 성원모 감독
디지페디라는 이름으로 한 15년 정도 지금 뮤직비디오를 계속 만들고 있는 성모라고 합니다. 이 형식과 이 틀을 어떻게 조금씩 변화시킬 수 있는가 쪽으로 저는 집중을 계속하는 것 같아요. 이 형식이 달라져야 그림이 그리고 그 내용이 달라져 보이기 때문에, 남들하고 비슷하게 만들면서 남들하고 다르게 만들어야 되는 게 이제 가상 딜레마 같은 거거든요.
춤추는 장면의 위치를 편집상에서 바꿔본다거나, 혹은 춤추는 장면을 좀 덜어내고 거기를 이야기로 채운다거나. 그런 식의 형식적 실험 같은 것들이, 그게 오히려 이 케이팝이라는 영상물의 크리에이티브의 본질 같은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Q. MV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밸런스 같은 거거든요. 팬들이 봤을 때 어떻게 볼 것인가도 한번 보고요. 나한테 이게 과연 의미가 있는가도 좀 보고요.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도 이게 과연 도움이 되는 콘텐츠인가 이런 것도 좀 보고요.
선미 프로젝트는 음악이 저는 대중적이지 않다라고 생각을 했었고요. 그렇다면 그거를 그냥 뮤직비디오로 해서 노래랑 가수의 예쁜 이미지만 보여주는 게 맞는 방법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었고, 조금 더 아티스틱하게 보일 수 있도록 이 콘텐츠 시리즈를 만들어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죠.
동시에 저 개인적으로는 해외 촬영에 대한 경험 같은 것들을 늘리고, 해외의 작업자들하고 같이 일을 하는 경험을 좀 얻는 것이 좀 필요하겠다라는 생각을 했고요. 그러니까 서로한테 그냥 도움이 되는 방식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좀 합니다.
Q. 좋은 감독의 역할을 정의해 본다면
이 감독이 책임을 지는 사람이고, 또 동시에 전체를 끌고 갈 수 있는 리더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라고 생각을 하는 거지요. 참여하는 사람들이 능력치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은 감독의 역할이라는 생각을 좀 합니다.
저도 경험이 부족할 때는 그랬던 것 같은데, 배우한테 되게 디테일한 아이디어와 동작과 액팅을 요구하는 거예요. 여기에서 이렇게 서 있어야 되고, 이런 식으로 표정을 지어야 되고, 이런 대사를 해야 되고. 그렇게 하면은 사람을 점점 로봇을 만드는 거거든요. 이 사람이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조 감독들한테도 얘기하는 건데, ‘이번 컷에서 웃어주세요’라고 말하는 거는 진짜 삼류 감독이에요. 찍을 때 어떻게든 웃겨주는 게 낫거든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냥 웃게 되니까. 사람들의 능력을 100%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거,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Q. 세로 프레임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MV에 사용하기까지의 과정
저는 처음에 일러스트를 시작했었기 때문에, 일러스트를 할 때는 창 크기 먼저 정하잖아요. 가로로 길게 만들 수도 있고 세로로도 만들 수 있고, 그림을 그릴 때는 그렇게 했는데, 영상을 할 때는 이 과정이 생략이 되더라는 생각을 먼저 했었고요.
동시에 <Born Hater>가 나올 때쯤에 세로형 디스플레이 같은 것들도 좀 많이 나오고 있었거든요. 편의점 디스플레이용 콘텐츠를 하나씩 받아갔었는데, 편의점 앞에서 플레이 되는 형식을 보면 이렇게 세로 프레임에 가운데에 뮤직비디오가 들어가고, 위아래에 어떤 그래픽 같은 것들이 들어가는 이런 형식으로 되어 있더라고요. 그것보다는 아예 그냥 꽉 채워서 영상만 나오는 게 더 예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이 일이 들어왔던 거죠.
바로 타블로한테 가서 ‘이거 남들이 먼저 하면 배 아파 죽을 거다. 그러니까 무조건 지금 해야 된다’ 이런 식으로 설득을 해서, 그렇게 해서 만들게 된 겁니다.
Q. 늘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이유
저의 목표점이 항상 2등 아니면 3등이거든요. 살짝 다르게 만드는 쪽으로 가자. 비슷한 느낌을 보여주되 ‘살짝 이런 건 어때?’라고 해서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방식. 결국은 남들과 비슷한 포맷과 비슷한 내용을 가지고 완성도 싸움이 되면, 그냥 인건비 싸움 같은 게 좀 되거든요.
더 오랜 시간 동안 촬영을 하는 쪽이 조금 더 많은 ‘푸티지’(footage)를 얻을 수 있고, 그런 거잖아요. 차라리 형식이나 이런 부분에서 아이디어를 내주는 쪽으로 발전을 하는 것이 제 체력에도 좋고, 재무적인 그런 부분에서도 이게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고요. 그건 좀 현실적인 이유가 되겠죠.
Q. 감독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해주고 싶은 말
감독은 내가 얻는 게 아니라 누가 주는 거예요. 그럼 감독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너희들이 뮤직비디오 감독이 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랩하는 친구를 사귀어라. 그래서 그 친구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주고, 그 친구가 저한테 감독을 주는 거죠.
그 친구가 아는 형들 중에 <쇼미더머니> 정도에 나온 좀 더 유명한 래퍼가 있고, 결국 그런 식으로 해서 올라가게 되는 거거든요. 너무너무 영상을 잘 만들게 된다고 해서, 어느 순간에 딱 감독으로 탁 진화하고 이렇게 되는 것이 아니고, 이 영상을 만드는 것과는 전혀 다른 수많은 일들이 생겨나게 된다라는 거죠.
Q. K-POP 뮤직비디오 감독 성원모의 point of view
저는 그냥 세상을 봅니다. 다른 제 고등학교 친구들보다는 관련 콘텐츠나 이런 것들을 많이 자연스럽게 보게 되고 하기는 하지만, 제가 남는 시간에 뭘 하는가를 생각해 보면 저는 그냥 스포츠 중계 보고 정치 뉴스 보고, 그냥 그런 거거든요.
제 나이대의 제 친구들이랑 거의 똑같은 것 같아요. 그런 시선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 콘텐츠를 만드는 게 차라리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생각을 하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그냥 봅시다.’ 그렇게 되는 거죠. 별로 특별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Created by 서울디자인재단 @designseoulmedia
CC BY 라이선스 / 교정 bySENTENCIFY / 편집자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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