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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과학] 역사를 알면 특수상대성이론은 더 재미있을 걸?

목차 📚

🏛️ 고전 역학의 확립과 상대성 원리

갈릴레이의 관성 법칙과 상대성 원리 제안

이야기는 갈릴레이의 상대성 원리에서 시작합니다. 이 원리의 뿌리는 관성의 개념에 있습니다. 관성이란 외부에서 힘이 작용하지 않을 때, 정지한 물체는 계속 정지해 있고, 등속 직선 운동을 하는 물체는 그 운동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질을 말합니다. 갈릴레이의 독창성은 정지 상태뿐 아니라 등속 직선 운동도 자연스러운 상태로 이해한 점입니다. 이는 운동을 멈추게 하려면 마찰력과 같은 외부의 힘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운동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힘을 가해야 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상식적인 관점을 뒤엎는 혁명이었습니다.

절대 운동 불가지론과 갈릴레이 변환

관성의 법칙이 성립하는 계, 즉 정지해 있거나 등속 직선 운동을 하는 계를 관성계라고 합니다. 그리고 상대성 원리란 이러한 모든 관성계에서 물리 법칙이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곧 모든 운동이 상대적이어서, 자신이 실제로 정지해 있는지 또는 얼마의 속도로 움직이는지 알 방법이 없다는 **'절대 운동 불가지론'**으로 이어집니다.

갈릴레이는 천동설을 반박하며 "지구가 움직인다면 왜 물체가 뒤로 떨어지지 않고 바로 아래로 떨어지는가?"라는 질문에 **"우리가 볼 수 있는 운동은 우리가 하지 않는 운동뿐이다"**라고 답했습니다. 즉, 우리는 지구와 함께 움직이고 있기에 지구의 운동을 인지하지 못하고, 돌이 떨어지는 운동만 관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외부 관찰자가 볼 때 공의 속도는 '공의 원래 속도 + 기차의 속도'로 계산되는데, 이를 **갈릴레이 변환(속도 덧셈 공식)**이라고 합니다.

뉴턴의 역학 체계 완성과 200년간의 지배

갈릴레이의 상대성 원리와 운동 법칙을 체계적으로 집대성한 인물은 아이작 뉴턴입니다. 그는 1687년 저서 『프린키피아』에서 운동 법칙과 중력 법칙을 발표했습니다. 뉴턴의 역학 체계는 갈릴레이 변환에 대해 형태가 변하지 않았으며("불변"), "공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물체 운동은 그 공간이 정지해 있건 또는 균일한 속도로 움직이건 항상 동일하다"고 서술하며 상대성 원리를 지지했습니다. 이 뉴턴 역학은 이후 200년 넘게 물리학의 불변의 진리로 군림했습니다.

⚡ 맥스웰 전자기 이론과 물리학의 위기

맥스웰 방정식의 등장과 갈릴레이 변환과의 충돌

뉴턴 역학의 세계에 첫 균열을 일으킨 것은 1865년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이 발표한 전자기 이론이었습니다. 그는 전기, 자기, 빛에 관한 거의 모든 현상을 완벽하게 설명하는 맥스웰 방정식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중대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맥스웰 방정식에 갈릴레이 변환을 적용하자 그 형태가 달라졌던 것입니다. 이는 움직이는 관성계에서는 전자기 법칙이 다르게 적용된다는 의미로, KTX를 타면 휴대폰이 불통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는 곧 절대적인 운동 상태를 구별할 수 있다는 뜻이 되어, 갈릴레이와 뉴턴의 상대성 원리와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광속 불변의 미스터리와 에테르 가설의 부상

맥스웰 방정식이 예측한 또 다른 미스터리는 **'광속 불변'**이었습니다. 방정식에 따르면 빛의 속도(광속)는 관찰자의 운동 상태와 상관없이 항상 일정했습니다. 이는 모든 속도는 관찰자에 따라 더하고 뺄 수 있다는 갈릴레이 변환과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었습니다. 이 위기 속에서 과학자들은 상대성 원리를 포기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우주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고 믿어졌던 가상의 물질, **에테르(Aether)**가 있었습니다. 만약 에테르가 절대적인 기준계 역할을 한다면, 이를 기준으로 모든 물체의 절대 속도를 측정할 수 있으므로 상대성 원리는 깨지게 됩니다.

마이컬슨-몰리 실험의 충격적 결과와 에테르의 몰락

1887년, 마이컬슨과 몰리는 지구의 에테르 통과 속도를 측정하여 광속의 변화를 증명하고자 정교한 실험을 설계했습니다. 그러나 실험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모든 방향과 조건에서 빛의 속도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불변이었습니다. 에테르의 존재를 증명하려던 실험이 오히려 에테르의 부존재를 증명하며, 에테르 가설을 몰락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 실험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실패한 실험'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로런츠 변환과 푸앵카레의 상대 운동 원리

마이컬슨-몰리 실험의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피츠제럴드와 로런츠는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는 운동 방향으로 길이가 수축한다는 가설을 제안하고, 이를 수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갈릴레이 변환을 수정한 로런츠 변환을 고안했습니다. 이후 수학자 푸앵카레는 모든 관성계에서 맥스웰 방정식이 불변이려면 로런츠 변환이 필수적임을 보였고, 절대 속도를 측정하는 것은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상대 운동의 원리'를 주장하며 특수 상대성이론에 가장 근접했습니다.

✨ 특수 상대성이론의 탄생과 새로운 시공간 개념

아인슈타인의 혁명적 논문과 두 가지 가정

1905년, 스위스 특허청의 무명 직원이었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움직이는 물체의 전기 동역학에 관하여"라는 논문을 발표하며 홀연히 등장했습니다. 그는 맥스웰 방정식을 절대적으로 신뢰했습니다. 여기서 그는 단 두 가지 단순한 가정에서 출발하여 새로운 역학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상대성 원리: 모든 관성계에서 물리 법칙은 동일하다.

광속 불변의 원리: 모든 관성계에서 진공 중의 빛의 속도는 일정하다.

갈릴레이 상대성 원리의 복원과 뉴턴 역학의 수정

아인슈타인의 접근은 혁명적이었습니다. 그는 상대성 원리와 맥스웰 방정식 중 하나를 포기하는 대신, 둘 다 옳다고 가정했습니다. 그 결과, 수정되어야 할 것은 맥스웰 방정식이 아니라 뉴턴 역학 자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로써 에테르라는 가상의 물질은 필요 없어졌고, 잠시 위협받았던 갈릴레이의 상대성 원리는 모든 물리 법칙으로 확장되어 복원되었습니다. 뉴턴 역학은 폐기되진 않았지만, 빛의 속도에 가까운 빠른 속도에서는 수정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민코프스키 4차원 시공간 기하학 확립

특수 상대성이론 확립의 마지막 퍼즐은 아인슈타인의 스승이었던 수학자 헤르만 민코프스키가 맞췄습니다. 1908년, 그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4차원 시공간(spacetime)의 기하학으로 재정립했습니다. 로런츠 변환과 같은 이상한 공식이 필요한 이유는 시간과 공간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 결합된 하나의 **'4차원 시공 연속체'**를 이루고 있기 때문임을 밝혔습니다. 민코프스키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공간 그 자체와 시간 그 자체는 그저 그림자 속으로 사라질 운명이다.

오직 그 둘의 결합체인 시공만이 독립적인 실체로 남을 것이다."

Created by 카오스 사이언스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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