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숨결까지 감지하는 KAIST만의 맞춤형 촉각 센서 I KAIST 박인규 교수, 이돈호 연구원, ETRI 최중락 연구원
📌 먼치 POINT
1. 기존 한계 극복과 기술적 돌파
기존 센서는 고무나 실리콘 등 말랑한 재질로 제작되어 반복 사용 시 성능 저하 문제를 겪었지만, 이번 기술은 5천 번 이상 눌러도 정확도가 99.9% 이상 유지됨.
열성형 기반 3차원 전자 구조를 적용해 구조적 유연성과 전기적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함.
민감도 조절이 가능해 의료, 스포츠, VR 등 다양한 환경에서도 정확한 측정이 가능함.
2. 감각 구현과 다양한 활용 가능성
아주 미세한 숨결부터 강한 압력까지 넓은 범위의 자극을 감지할 수 있음.
수술 연습 모형, 로봇 손, 웨어러블 디바이스, 가상현실 터치 피드백 등 실제 응용 사례가 다양함.
센서를 상황에 따라 맞춤 패키징할 수 있어 습기나 땀에도 강하고, 피부 밀착에도 적합함.
3. 미래 전망과 인간 촉각의 디지털화
향후 촉각 센서는 단순 측정을 넘어 '촉감 자체'를 재현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전망.
원격 수술, 로봇 제어, 메타버스 경험 등에서 실시간 감각 피드백이 가능해질 것.
사람의 손끝과 기계가 연결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촉각 기술은 의료와 산업 전반에 혁신을 일으킬 잠재력을 지님.
들어가며
기존의 유연한 센서들은 대부분 고무, 실리콘 같은 말랑한 재질로 만들어져 몇 번만 눌러도 감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맞춤형 촉각 센서는 장기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입니다.
연구실 및 연구원 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카이스트 기계과의 박인규입니다. 제 연구실의 이름은 기계 지능 및 첨단 센서 연구실인데요. 말 그대로 기계의 지능을 더하고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각을 표현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촉각은 시각과 청각보다도 훨씬 복잡하고 섬세한 감각이기 때문에 이를 기계에 심어주는 것이 굉장히 도전적인 과제입니다. 저는 이런 첨단 센서, 특히 사람처럼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센서 플랫폼을 개발해서 의료나 로봇, 웨어러블, 메타버스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함께 연구를 진행한 에트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지능형 센서 연구실의 최중락 연구원은 카이스트에서 박인규 교수와 함께 박사 과정을 마쳤고, 지금은 에트리에서 촉각 센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환경에서 동작할 수 있는 융합 센서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센서를 직접 설계 제작하고 내구성과 민감도 등을 성능을 꼼꼼하게 평가했으며, 실제로 의료, 웨어러블 로봇 등에 적용했을 때의 응용 실험도 담당했습니다.
카이스트 박사 과정의 이돈호 연구원은 인간의 촉각을 디지털화하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센서의 기계적 구조를 설계하고 측정 장비를 만들어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또 센서가 얼마나 정밀하고 반복성이 좋은지 실험하고 그 데이터를 토대로 성능을 개선하는 역할도 했습니다.
다양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맞춤형 촉각 센서
이번에 개발한 맞춤형 촉각 센서는 정말 다양한 감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주 간편한 숨결이나 미세한 바람 혹은 심장 박동처럼 약한 압력은 물론이고 사람이 걸을 때 발바닥에 가해지는 큰 힘, 심지어 특정한 주파수의 소리, 진동까지 감지할 수 있습니다.
맞춤형이라는 말은 상황에 맞춰서 센서의 민감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는 환자의 맥박처럼 아주 약한 신호를 잘 잡아내야 하고, 스포츠 현장에서는 축구공을 찰 때처럼 큰 힘을 정확히 측정해야 합니다. 이 센서는 그 모든 상황에 맞춰서 특성을 바꿀 수가 있습니다.
기존 촉각 센서와의 차별점
개발된 맞춤형 촉각 센서는 기존 촉각 센서와 비교해 세 가지 큰 차별점이 있습니다.
첫째, 반응 속도가 아주 빠릅니다. 꿀벌 날개짓 같은 미세한 진동도 즉시 감지할 수 있습니다.
둘째, 여러 번 반복해서 사용해도 성능이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반복 측정을 해도 민감도와 정확도가 유지됩니다.
셋째, 구조와 재질을 조절해서 민감도를 맞출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카메라에서 ISO 값을 조정하는 것처럼 상황에 맞춰서 센서의 감도를 설정하는 개념입니다.
이렇게 하면 의료, 스포츠, 로봇, AR, VR 등 어디서든 원하는 특성으로 쓸 수가 있습니다.
기존 센서의 한계와 크립 오차 문제
기존의 유연한 센서들은 대부분 고무, 실리콘 같은 말랑한 재질로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이 재질이 반복해서 힘을 받으면 조금씩 늘어나게 됩니다. 예를 들면 고무줄을 계속 잡아당기면 점점 늘어나서 처음 상태로 안 돌아오는 것과 똑같습니다. 이런 현상을 크립 오차라고 부르는데 재질이 서서히 변형되면서 측정 값이 점점 부정확해지게 됩니다. 그래서 한두 번 쓸 때는 괜찮지만 여러 번 쓰면 점점 오차가 쌓이게 됩니다.
놀라운 내구성: 5천 번 이상 사용 가능
실험한 결과 5천 번 이상 눌러도 성능이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정확도가 99.9% 이상 유지됐고 센서 표면이나 구조에 눈에 띄는 변형도 없었습니다. 보통 기존의 고무 기반의 센서는 수백 번만 눌러도 감도가 떨어지는데 이 센서는 수천 번 반복해도 성능이 그대로라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센서를 적용하는 분야에 맞는 패키징을 잘 진행한다면 습기나 땀에도 잘 작동합니다. 적용하고자 하는 애플리케이션의 데모를 할 때 운동 중 땀이 나거나 피부에 붙여서 사용할 때도 문제가 없도록 방수 방습 처리를 했습니다. 또 센서 자체가 얇고 유연하기 때문에 웨어러블에 적용한다면 피부에 부착했을 때 움직임에 잘 따라가 정확도 높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 재활 훈련 등과 같은 변수가 많은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핵심 기술은 ‘열성형 기반 3차원 전자 구조’
핵심 기술을 쉽게 말하면 아주 얇은 플라스틱 필름 위에 전극과 필요한 전자부품을 미리 올려놓고 그 상태로 뜨겁게 만들어서 눌러서 원하는 입체 모양으로 만드는 기술입니다. 이 입체 구조는 마치 용수철처럼 휘어지고 눌리고 그다음에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특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이런 구조를 만들게 되면 표면의 회로나 부품이 변형 과정에서 끊어지거나 떨어져 나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처음부터 회로 패턴과 변형 경로를 설계할 때 성형 후에도 기계적으로 변형이 안정적인 구간을 계산하여 설계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열성형 기반 3차원 전자 구조를 센서의 뼈대로 사용했습니다. 마치 용수철 위에 전극과 센서 소자가 함께 붙어 있는 것처럼 구조 자체가 눌림과 복원에 잘 반응하면서도 그 위에 전극과 소자가 그대로 살아남아 동작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압력 감지 기능을 적용하면 아주 약한 숨결이나 심장 박동과 같은 미세한 압력부터 발로 세게 밟는 강한 압력까지 모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즉 구조적인 유연성과 전기적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덕분에 일상생활에서부터 의료, 로봇, 스포츠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맞춤형 고성능 압력 센서를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다양한 응용 분야와 활용 사례
이 기술은 의학, 훈련, 로봇, VR, AR, 웨어러블 기기 등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정말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의과 대학이나 병원에서 수술 연습을 할 때 지금은 주로 플라스틱 모형이나 단순한 모형 피부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개발한 센서를 넣으면 칼로 절개할 때 진짜 사람의 몸처럼 부드러운 부분과 딱딱한 부분을 구분해서 느낄 수 있습니다. 근육, 지방, 연골, 뼈처럼 서로 다른 질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센서가 압력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니까 수술 도중에 너무 깊게 절개하면 경고를 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혈관이나 신경 같은 중요한 부위를 건드렸을 때 시각적으로 화면에 표시되거나 촉각 장치를 통해서 손끝으로 경고 진동을 주는 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실제 환자에게 수술하기 전에 훨씬 안전하고 정밀한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의학뿐 아니라 로봇 손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로봇이 물건을 집을 때 지금은 힘을 너무 세게 주면 부서지거나 너무 약하면 놓쳐버리지만 이 센서를 사용하면 사과처럼 부드러운 과일도 찌그러뜨리지 않고 잡을 수 있습니다.
VR AR 분야에서는 가상의 물체를 손으로 만졌을 때 그 물체가 딱딱한지 말랑한지를 손끝으로 느낄 수 있게 해 줄 수 있습니다. 웨어러블 기기로는 신발 깔창에 넣어서 걸음걸이를 분석하거나 헬멧 안쪽에 넣어서 충격을 감지하는 등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연구 개발의 시작과 과정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발바닥 압력 분포를 측정하는 실험을 하던 중에 시중에 있는 유연한 상용 압력 센서를 사용했는데 여러 번 반복해서 힘을 가하다 보니 측정값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재질이 조금씩 변형되면서 초기의 정확도가 유지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려는 실험은 아주 미세한 압력 차이까지 잡아내야 했기 때문에 이런 오차는 큰 문제가 됐습니다. 그래서 공정 단계에서부터 원하는 민감도와 범위를 정확하게 설정할 수 있는 센서를 직접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만든 시제품이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것을 확인하면서 이번 맞춤형 촉각 센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센서가 숨결 같은 아주 미세한 압력부터 발로 꾹 밟는 강한 힘까지 다 감지하려면 재질의 탄성, 구조의 형태, 전극의 배치 같은 것을 굉장히 정밀하게 설계해야 합니다. 개발한 것은 단순한 평면 센서가 아니라 입체적인 구조이기 때문에 한 부분만 살짝 바꿔도 전체 감도가 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하루 종일 설계안을 그리고 센서를 제작해서 테스트하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어떤 날은 새벽에 센서를 완성해서 바로 숨을 불어넣어 봤는데 그래프의 반응이 바로 뜨는 것을 보고 피곤함이 싹 사라진 적도 있었습니다.
연구 과정의 어려움과 극복
가장 어려웠던 것은 넓은 범위의 압력을 모두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센서는 아주 미세한 압력을 잘 잡으면 큰 압력에는 약하고 반대로 큰 압력에 강하면 작은 압력에는 둔감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개발한 센서는 둘 다 잡아내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래서 재질과 구조를 조합하는 방식을 수십 번 바꿔봤고, 실험할 때마다 데이터 그래프를 확대해서 숨결의 파형이 제대로 보이는지, 무거운 물체를 올렸을 때도 포화되지 않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실패한 시제품이 쌓여갈수록 어려움은 컸지만 동시에 연구의 완성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촉각 센서 기술의 미래 전망
앞으로의 촉각 센서는 단순히 누르는 힘을 숫자로만 재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의 손끝이 느끼는 감각, 즉 진짜 촉감을 디지털로 재현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의사가 원격 수술을 할 때 환자의 피부가 부드러운지 혹은 종양처럼 단단한 것이 있는지를 손끝에서 느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로봇 손이 사과와 달걀을 집을 때 껍질이 깨지지 않도록 힘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게임이나 메타버스 속에서도 단순히 보는 경험이 아니라 가상 세계 속 물체를 만지고 눌러보고 질감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화면 너머의 세계를 손끝으로 연결할 수 있고, 이는 의료, 교육, 산업, 엔터테인먼트 전반의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Created by KAIST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이유진
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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