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학인터뷰] DNA의 이중 나선 구조는 옛말!
📌 먼치 POINT
DNA 연구의 최전선에서 바라본 생명의 신비와 미래 기술의 가능성을 탐구해보세요. 서울대 이현숙 교수가 들려주는 DNA의 화학적 본질부터 크리스퍼 기술, 가상 세포 구현, 그리고 외계 생명체의 가능성까지.
단순한 화합물이 어떻게 생명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미래에 생명을 어디까지 제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진화론의 아버지 다윈도 놀랄 만한 현대 생명과학의 놀라운 발견들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들어가기 전에
저는 이현숙입니다.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에서 정상세포가 어떻게 암세포가 되는지 연구하고, 세포생물학과 분자생물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진화가 필요한 순간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다윈의 이론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소진화라고 부르는 여러 현상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DNA가 진화의 원동력이라고 불리는 이유와 발견의 역사, 그리고 현재 우리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가상 세포와 AI 기술의 만남
많은 사람들이 놀랄 만한 이야기지만, DNA는 그냥 화합물, 즉 케미컬입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영혼을 가지고 있다고 여기는 모든 것, 사람 사이의 모든 일들과 동물의 모든 행동이 DNA로, 더 정확히는 화합물로 설명된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DNA의 어떤 화학적 구조가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는지가 핵심 질문입니다. 이 중에는 지구가 왜 물이 필요한지, 물에서 어떻게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됩니다. 화학적이고 생물물리학적인 이해와 발견들이 어떻게 생명의 현상, 즉 생로병사를 이해하게 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버추얼 셀의 가능성과 한계
가상의 세포, 즉 버추얼 셀을 컴퓨터상에서 구현하려는 시도는 사실 10년 전부터 계속 있어왔습니다. DNA야말로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입니다. 왜냐하면 그 법칙이 너무나 정확하기 때문입니다.
ATGC의 염기가 어떻게 두 가닥으로 쌍을 맺고, 어떻게 DNA가 RNA가 되고, 그리고 단백질까지 번역되는지의 룰을 모두 알아냈습니다. 심지어 유전자 코드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DNA가 그렇게 간단한 구조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아직 전사되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에 대해서는 모두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Yes & No입니다.
유전자 코드처럼 DNA가 어떻게 구조를 만들고 어떻게 전사되고 번역되는지 알기 때문에 그 법칙을 이용해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은 Yes이지만, 여전히 미지의 90%가 있어서 불충분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No입니다. 하지만 이런 속도로 발견해 나간다면 어느 날 인류는 버추얼 셀을 구현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것이 신약 발견에서 큰 성과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 최근 나오는 AI와 바이오가 결합된 알파폴드 같은 기술이 그 신호탄이 될 수 있습니다. DNA 염기 서열만 알면 단백질 서열을 알아낼 수 있고, 단백질 서열만 안다면 어떤 구조가 생겼는지를 예측해내는 정확도가 놀라울 정도입니다.
크리스퍼 기술의 현재와 미래
현재는 미완성이지만 미래는 아마 가능할 것입니다. 저도 이런 질문을 염두에 두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BRCA2라는 유방암 억제 인자의 경우, 돌연변이가 되어 망가진 암세포들에서 DNA상의 돌연변이가 엄청나게 많이 일어납니다.
이를 막는 암억제 인자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패턴이 있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게 극명하지는 않습니다. 그야말로 랜덤인 부분이 매우 많습니다.
예전에는 염기 서열을 변화시키는 것이 내부에서는 불가능했는데, 크리스퍼는 그것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초기 크리스퍼는 유전자 편집 시 잘라서 붙이는 방식으로 돌연변이가 유도되거나 유전자 활동을 없애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나오는 크리스퍼는 염기 하나도 치환할 수 있도록 발전했습니다.
🎯 정밀 치료의 가능성과 한계
의도를 가지고 특정 부분만 고치려고 하면 고쳐집니다. 이것이 바로 유전자 치료가 가능해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우 도전적인 질문에 대한 답은 현실적입니다.
크리스퍼가 할 수 있는 것은 예를 들어 돌연변이가 10만 개 일어났는데 거기서 가장 중요한 하나를 고치는 것입니다. 10만 개를 한꺼번에 고칠 수 있는 크리스퍼는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후변화에 굉장히 적응을 잘할 수 있는 생명체를 만들려면 단 하나 혹은 컨트롤할 수 있는 몇 개의 유전자에서만 변화가 일어나야 가능합니다. 하지만 대규모 돌연변이를 필요로 한다면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생명의 신비로움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외계 생명체와 DNA의 보편성
🌌 프랜시스 크릭의 가설
환경과 상호작용할 때 마스터라고 하는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결국 다윈의 자연선택설을 고려하면, 인간이 진화하든 문명을 만들든 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더 빠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지만, 기술적으로 시도할 수는 있으나 성공 가능성은 낮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매우 도발적이고 창의적인 질문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했던 분이 프랜시스 크릭입니다. 그는 아무리 진화로 설명해도 갑작스러운 대폭발적인 생명체의 출현을 설명하기 힘들다고 생각해서 외계에서 왔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생명의 보편적 조건
하지만 외계에서 오려면 그들도 같은 DNA를 가져야 합니다. 그러니까 그 외계 행성은 실제로 물도 있고 지구와 비슷한 환경이어야 가능합니다.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진화는 DNA 구조를 바탕으로 하는 것입니다. 만약 진화가 다른 방식으로 될 수 있다면, 그 생명체는 우리와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 다른 방식의 화합물과 다른 방식의 진화일 것입니다.
우리가 그것을 생명체라고 인식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생명에 있어서는 같은 방식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DNA는 사실 저에게 도전입니다. 제가 공부를 시작할 때도 DNA에 매료되었고, 유전 암호만 해독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또 새로운 구조가 나오고 앞으로 어떤 것이 펼쳐질지 궁금합니다.
심지어 최근 우리 연구실에서는 DNA와 RNA가 결합된 세 가닥 구조인 R-loop에 대한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DNA는 끊임없이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 문제를 풀고 싶은 것이 제 욕심이고 도전입니다.
마무리하며
나이가 들면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더 많은 도전을 하고 싶은데, 과연 얼마만큼의 도전이 이루어지고 성공할까 하는 아쉬움이 생깁니다. 그 정도로 DNA는 또 다른 짝사랑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연구자들이 바라보는 DNA는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DNA는 그동안 생물이 어떻게 살아남아 왔는가에 대해 기록된 길고 긴 연대기와 같습니다. 어떤 이에게 DNA는 진리이고, 또 다른 이에게는 각각의 DNA 하나하나가 모두 기회입니다.
연필로 쓰여진 생물 조립 설명서 같기도 하고, 돌연변이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DNA는 꿈과 같고, 후대에 전달되는 방식이 윷놀이를 닮았으며, 발전 그 자체입니다. 때로는 럭비공처럼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굴러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작은 화합물이 생명의 모든 신비를 담고 있으며,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열쇠라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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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최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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