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염색 해도 되는 것 아닌가요? 🌈 l 반려생활 이슈 체크 🕵🏻♂️ l 설채현 행동학 수의사
📌 먼치 POINT
염색약에는 화학, 천연, 전용 제품 등이 있지만 모두 강아지의 피부와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사람 염색약은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되며, 전용 염색약조차 피부 자극·염증 가능성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강아지는 염색으로 ‘예뻐졌다’는 만족을 느끼지 않으므로 결국 보호자의 욕심일 뿐입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염색을 학대로 간주해 불법화하기도 했습니다.
👉강아지 염색은 건강에도, 행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보호자의 욕심일 뿐입니다.
들어가기 전에
염색 관련해 몇 개의 기사가 나온 것 같습니다. 대만 배우인 진관님이 길거리를 가다가 강아지가 파랗게 아바타처럼 염색되어 있는 것을 보고 분노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그로 인해서 강아지들의 염색에 대해 이것이 괜찮은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저도 가끔 보다 보면 조금 부분적으로 하는 경우들을 우리나라에서 많이 봅니다. 기사나 이런 곳에서 판다처럼 염색한 아이 아니면 호랑이 무늬를 염색한 강아지들을 볼 수 있죠.
염색약의 종류와 특징

염색약의 종류부터 살펴보면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가장 흔히 떠올리는 화학 염색약 외에도, 일시적으로 색을 낼 수 있는 제품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옥수수 전분가루를 이용한 컬러 파우더는 털에 가볍게 뿌려주면 잠깐 동안 색이 입혀진 느낌을 줄 수 있고, 사람 볼터치처럼 사용하는 팻 블로셔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쓰입니다. 또한 과일이나 채소에서 추출한 천연 색소로 털을 물들이는 방식도 있는데, 인공 화학 성분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런 다양한 제품들이 등장하다 보니, 많은 보호자들이 “천연 염색약이라면 괜찮은 것 아니냐”라는 생각을 하게 되며, 실제로 반려동물 용품 시장에서도 이러한 제품에 대한 관심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 천연염색약, 정말 안전할까?
천연 염색약은 천연이기 때문에 우리 강아지들에게 건강에 해를 끼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문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첫 번째로 이 염색을 하는 동안 발라놓고 기다려야 합니다. 강아지들에게는 그 기다리는 시간이나 헹구는 과정 자체가 스트레스일 수 있습니다. 제가 항상 강아지들이 목욕을 싫어한다고 얘기하는데, 그 과정 자체가 스트레스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냄새가 바뀝니다. 강아지들도 새로운 냄새를 맡으면 몸을 비비려고 하거나, 내 몸의 냄새가 바뀌면 어색할 것입니다. 강아지들은 냄새로 서로를 아는 동물들인데, 강아지들끼리의 의사소통에도 문제를 줄 수 있겠죠.
🐕 누구를 위한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과연 이 행위가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점입니다. 옷을 입히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면, 강아지들이 스스로 좋아하지 않더라도 한겨울에 체온 유지를 위해 건강 차원에서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염색은 전혀 다릅니다. 강아지들은 사람처럼 ‘내가 염색하면 더 예뻐진다’거나 ‘트렌디해졌다’는 만족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거울 속 모습을 보며 스스로 뿌듯해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염색은 보호자의 만족과 욕심을 위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천연 염색약이라면 건강에 큰 무리를 주지 않는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꼭 필요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행위가 아이의 행복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보호자의 기호를 위한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기준은 ‘누구를 위한 선택인가’입니다.
또 한 가지 생각해야 할 부분은 염색 과정 자체가 아이에게 주는 불편감입니다. 염색약을 바르고 기다리는 시간, 헹궈내는 과정, 낯선 냄새가 남는 것 모두 강아지에게는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냄새는 강아지에게 아주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인데, 염색으로 본래의 체취가 사라지면 다른 강아지와의 관계에도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사회성이 중요한 시기에 있는 강아지라면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지요. 따라서 단순히 ‘몸에 해롭지 않으니까 괜찮다’고 접근하는 것은 매우 피상적인 판단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반려견이 단순히 아프지 않은 상태에 머무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아이가 최대한 편안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굳이 필요하지 않은 염색은 하지 않는 편이 보호자와 반려견 모두에게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화학염색약의 위험성

천연 염색약 외에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이 기존의 화학 염색약입니다. 저도 사실 염색하기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가 염색하고 나면 두피가 약해서 머리가 간지럽고, 가끔은 껍질 같은 것이 벗겨지기도 합니다.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것이 강아지들의 피부는 사람보다 약하다는 것입니다. 강아지들의 피부는 pH도 중성에 가깝고 두께도 훨씬 더 얇기 때문에 사람보다 매우 약한 피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사람 염색약은 절대 안 됩니다. 그리고 이 안에 들어 있는 화학적 물질에 만약 알레르기성 반응을 보인다면 더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강아지 전용염색약도 완전하지 않다
강아지 전용 염색약도 있습니다. 강아지 전용 염색약은 사람 염색약보다 안전하고, 강아지 피부 pH에 맞춰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먹었을 때 큰 독성이 없게 만들어지고 있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머리를 염색할 때 눈이나 피부에 닿지 않게 조심스럽게 하는데, 강아지들은 털이 온몸에 있기 때문에 이런 것을 꼼꼼하게 할 수가 없습니다. 가만히 있는 아이들도 아니고요.
그래도 화학적 물질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피부에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가려움증, 피부 자극, 발적 등이 일어날 수 있고, 특히 피부염이 있거나 각질이 일어나는 강아지들에게는 절대 염색을 하시면 안 됩니다.
강아지 털을 만져보면 조금 기름집니다. 이것이 꼭 목욕을 안 시켜서가 아니라 하나의 보호 오일층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염색약은 이런 오일층을 없애버리면서 하나의 방어막을 제거하는 과정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됩니다.
제가 계속 부정적으로 말씀드리고 있는 이유는 천연 염색약이든 뭐든 상관없이 강아지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 플로리다와 잭슨빌에서는 동물에게 염색을 하는 것을 학대로 간주하여 불법입니다.
학대 vs 인간의 욕심

그러면 강아지의 염색을 무조건 학대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아직까지는 특히 우리나라는 기사에 나온 것처럼 아바타처럼 하고 호랑이처럼 하는 심한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학대라고 말하기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학대라고 했을 때는 이 행위를 했을 때 그 대상이 신체적으로 고통을 느끼거나 삶의 질이 떨어졌을 때 우리가 학대라고 얘기할 수 있는데, 아주 심한 염색이 아니면 그렇지는 않으니까요. 만약 의학적인 문제가 일어나지 않으면 과하게 하지 않은 것은 학대라고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학대를 안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더 행복했으면 좋겠느냐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 누구를 위한 것이냐,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더 행복했으면 좋겠느냐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는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욕심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무리하며
오늘은 강아지 염색이 괜찮을까에 대한 팩트 체크를 해봤습니다.
있는 그대로 너무 예쁘지 않나요? 너무 예쁘게 염색하는 것보다 우리 아이들 있는 그대로 예뻐해 주세요.
또 흥미로운 이슈가 있으면 팩트 체크 시간에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Created by 설채현의 놀로와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최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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