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개껌을 자꾸 숨겨요. 🤔 l 독 인 더 박스 📸 l 설채현 행동학 수의사
📌 먼치 POINT
콩이의 특이한 행동, 즉 간식을 이불에 묻거나 갑자기 흥분하는 모습을 관찰했습니다. 보호자님이 걱정하신 행동은 사실 반려견에게 정상적인 본능 행동으로, 간식의 가치가 애매하거나 배가 부른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습성입니다.
👉콩이의 간식 숨기기 행동은 자연스러운 본능이며, 문제 행동이 아닙니다.
들어가기 전에
반려견의 마음이 궁금하거나, 도대체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 하고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으시죠? 그래서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여러분의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 코너는 단순히 웃고 즐기는 시간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우리가 매일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고, 그 속에 담긴 메시지를 발견하는 시간입니다.
보호자님들의 작은 궁금증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고, 또 다른 보호자들에게는 공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 인 더 박스’는 단순한 상담 코너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콩이의 특별한 행동 관찰

첫 번째 사례는 한아름 보호자님의 반려견 콩이입니다.
콩이는 독특한 행동을 보이는데, 바로 개껌을 주면 그것을 물고 이불로 가져가 묻는 듯한 시늉을 한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가져다 놓는 정도가 아니라, 코와 발을 이용해 열심히 파묻으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또 어떤 때는 그 간식을 받고 갑자기 흥분해서 으르렁거리거나 갑자기 여기저기로 뛰어다니기도 합니다.
보호자님 말씀에 따르면, 이런 행동은 개껌뿐만 아니라 오리 목뼈 같은 간식을 줬을 때도 나타난다고 합니다. 코로 밀면서 마치 땅을 파듯 숨기는 행동을 반복한다고 하셨는데요.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라는 것이 보호자님의 고민이었습니다.
실제로 영상을 확인해보니, 콩이는 오리 목뼈를 받아 들고는 이불 속으로 가져가 열심히 파묻는 듯한 행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간식인 허니콤추를 줬을 때도 똑같이 간식을 이불에 숨기려는 모습이 관찰되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런 행동을 할 때 콩이가 스트레스나 불안의 신호를 보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꼬리를 말거나 몸을 경직시키는 등의 불안 시그널은 전혀 없었습니다.
간식을 숨기는 행동의 정상성

이런 행동은 사실 매우 정상적인 것입니다. 보호자님 입장에서는 ‘왜 자꾸 묻을까?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강아지들의 본능적인 습성입니다.
야생에서 살던 시절, 개과 동물들은 자신이 확보한 먹이를 언제 다 먹을 수 없었기 때문에 남은 것을 땅에 묻어두었다가 나중에 다시 꺼내 먹곤 했습니다. 그 습성이 오늘날 반려견에게도 남아있는 것이죠.
그러므로 이 행동을 문제라고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자원을 숨기는 것은 당연한 본능’이라고 이해해주시는 것이 더 맞습니다. 보호자님이 보시기엔 약간 의아하고 불편해 보일 수 있지만, 반려견 입장에서는 아주 자연스럽고 평범한 행동인 셈입니다.
🤔 애매한 간식일 때
그런데 콩이는 모든 간식을 묻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어떤 간식은 바로 먹어버리기도 하고, 어떤 간식은 아예 흥미를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리 목뼈나 허니콤츄 같은 간식은 굳이 숨기는 행동을 반복한다는 거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금 눈앞의 이 간식의 가치가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즉, 지금 당장 먹고 싶을 만큼 너무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혀 관심 없는 것도 아닙니다. 이 간식을 싫어하지는 않고 어느 정도 가치는 있는데, 꼭 지금 먹고 싶진 않은 상태에서 이런 행동이 나옵니다.
쉽게 말해 ‘나한테는 소중하지만,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으니까 아껴둬야겠다’라는 마음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 배부른 상태일 때
또 다른 이유는 배부른 상태일 수 있습니다. 밥을 먹고 나서 충분히 배가 찬 상태에서 간식을 받으면, 당장은 먹고 싶지 않지만 이 좋은 걸 그냥 버릴 수는 없으니 숨겨두는 겁니다.
마치 다람쥐가 도토리를 잔뜩 모아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 먹는 것과 같은 원리죠. 다람쥐가 묻어둔 도토리를 까먹어버려 나무가 자라듯, 강아지들도 숨겨둔 간식을 다시 찾지 못할 때가 있지만, 그 행동 자체는 본능적인 습성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식욕이 강하지 않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받았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먹고 싶긴 한데, 지금은 배가 불러서 당장 먹기 어렵네. 그래도 이건 너무 좋으니까 나중을 위해 숨겨두자.’ 이런 마음이 행동으로 드러나는 것이죠.
실생활 비유로 이해하기

이 행동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람의 생활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군대에서 훈련병들이 가장 아끼는 간식은 종교 활동 때 나눠주는 초코파이라고 하죠. 배가 부른 상태에서 초코파이를 받으면 어떻게 할까요? 당장 다 먹을 수 없으니 몰래 관물대에 숨겨두거나, 남들 몰래 화장실에 가서 먹기도 합니다.
콩이에게 허니콤츄는 마치 훈련병에게 초코파이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너무 좋은 간식이지만 지금 당장 먹기는 애매하니, 어디든 숨겨두려는 본능이 작동하는 것이죠. 이처럼 간식을 묻는 행동은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만큼 그 간식을 ‘좋아한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소유 공격성 예방 방법

그렇다면 이런 행동이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은 없을까요? 현재 콩이는 단순히 숨기는 행동만 보일 뿐, 누군가 다가온다고 해서 심하게 지키거나 공격하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은 문제 행동이 아닙니다.
다만 보호자님이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만약 앞으로 이 행동이 발전해서, 간식을 숨겨둔 뒤 그것을 뺏으려 하면 으르렁거리거나 공격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것을 ‘소유 공격성’이라고 부르는데, 예방을 위해서는 보호자가 자꾸 간식을 빼앗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억지로 뺏으려고 하면 반려견은 ‘내 걸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강해져서 오히려 문제 행동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독 인 더 박스’ 첫 번째 시간에는 콩이의 영상을 분석하면서, 간식을 이불에 묻는 행동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봤습니다. 정리하자면, 이 행동은 문제 행동이 아니라 본능에서 비롯된 정상적인 행동입니다.
지금 당장 먹고 싶지는 않지만 가치 있는 자원이라고 생각할 때, 강아지들은 숨기는 본능을 발휘하며, 이는 오히려 반려견의 자연스러운 습성으로 이해해주셔야 합니다. 이러한 행동을 올바르게 이해하면 보호자와 반려견 사이의 소통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Created by 설채현의 놀로와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최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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