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설사하는 이유와 대처법 | 설채현 행동학 수의사
📌 먼치 POINT
강아지 설사는 사료 변경, 음식물·이물 섭취, 감염, 약물 부작용,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합니다. 응급상황은 변 색(피·흑변), 구토·무기력 동반, 하루 3회 이상 지속, 어린 강아지·노령견, 기저질환 동반 시로, 이때는 즉시 병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강아지 설사는 원인에 따라 응급 여부가 다르며, 변 색·컨디션을 기준으로 병원 진료 필요성을 빠르게 판단해야 합니다.
들어가기 전에
안녕하세요. 설채현 수의사입니다. 얼마 전에 세상이가 컨디션이 안 좋았던 경험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변이 묽어지고 구토도 원래 조금씩 하던 아이였는데, 갑자기 목 부분이 붓는 것 같아서 엄청 걱정을 했습니다.
림프절이 붓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림프종이라고 하는 암과 관련되어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을 하면서 검사를 해봤더니, 다행히 단순 림프절염으로 밝혀져서 한시름 놓았던 적이 있습니다.
이 경험을 하고 나면서 수의사인 저도 이렇게 걱정을 하는데, 우리 보호자분들은 단순하게 구토나 설사만 해도 얼마나 걱정할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지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연락이 "우리 아이가 설사를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해요? 집에서 좀 봐도 될까요? 병원을 가야 할까요?"라는 질문입니다.
강아지 설사가 일어나는 원인

설사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설사가 왜 일어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수의학적으로 설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는데 삼투성 설사와 분비성 설사가 있습니다.
💧 삼투성 설사
급격한 사료 변경이 첫 번째 원인입니다. 장은 기존 음식에 대해 소화 방법을 학습해두는데, 갑자기 새로운 음식들이 들어오게 되면 장내 환경이 바뀌면서 수분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고 수분을 머금은 변이 나오게 됩니다.
사람 음식을 섭취하거나 이물질을 먹었을 때도 설사가 발생합니다. 기름진 음식이나 우유, 뼈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이는 삼투라는 현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장은 영양소를 흡수하고 음식물 안에 있는 수분을 몸으로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데, 장 안에 고농도의 물질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수분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이 물질들이 수분을 가져가게 됩니다. 이것이 대표적인 삼투성 설사입니다.
🦠 분비성 설사
바이러스와 세균 감염도 많은 경우를 차지합니다. 세균으로 인해 장염이 생길 수도 있고, 어린 시절에는 파보 같은 장염, 코로나 장염 등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분비성 설사가 발생합니다. 세포가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독소에 의해서 파괴되게 되면 세포에서 오히려 수분을 분비하게 되어 장 안에서 물이 흡수되지 않고 물처럼 나오게 됩니다.
삼투성 설사보다 이런 분비성 설사가 잘 치료되지 않고 좀 더 오래 걸리는 경우들이 있어 병원에서 체크를 받아봐야 합니다.
이외에도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설사와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유해 세균이 증가되어 설사를 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병원에 가야 하는 응급상황 판단법

설사를 했을 때 지금 당장 병원을 데려가야 하는지, 아니면 조금 무언가를 해주면서 지켜봐도 되는지에 대한 간단한 기준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특히 늦은 밤에 우리 아이가 설사를 한다면 당장 24시간 병원을 찾아야 하는지 걱정이 되실 텐데, 다음 5가지를 체크해보세요.
첫 번째, 변의 색깔을 확인하세요. 변에 빨갛게 피가 묻어 있는지 아니면 변이 평소보다 새까만지를 보세요. 보통 변에 이렇게 피가 묻어 있거나 새까맣다면 병원을 가보는 게 좋습니다.
변이 까만 것과 변에 피가 보이는 것의 차이를 설명드리면, 위나 소장 쪽에서 출혈이 있으면 그 혈액이 소화되면서 까매집니다. 이것이 흑변이라고 하는 상부 소화기계 출혈의 징후입니다. 반대로 변에 피가 보이면 소화가 되지 않은 것이 그대로 나온 것으로, 항문과 가까운 대장 부위에서 출혈이 있을 때 빨간 피가 보이게 됩니다.
보통 상부 소화기계(위, 소장)에서 출혈이 일어나는 것은 대장에서 출혈이 일어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종양이나 심각한 염증, 위험한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으로 인해 출혈이 일어나고 변이 까매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새까만 변일 때는 최대한 빨리 병원을 가보는 게 좋습니다.
두 번째, 설사와 함께 구토를 하고 무기력하며 밥도 잘 안 먹으려고 한다면 병원 가는 게 좋습니다
세 번째, 하루에 3번 이상 설사를 하거나 설사가 하루 이상 지속되고 있다면 그냥 병원에 가세요.
네 번째, 나이도 중요합니다. 6개월 이하의 퍼피 아이들이나 10살, 12살 넘어가는 노견이라면 조금 더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 병원에 바로 가보시는 게 좋습니다. 설사는 가장 위험한 것이 탈수인데, 변이 묽어진다는 것은 장에서 해야 할 수분 흡수를 못하고 그냥 나왔다는 의미이므로 우리 몸의 수분이 부족해집니다. 이런 탈수에 약한 아이들은 어리거나 나이가 많은 아이들입니다.
다섯 번째,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 특히 내과적인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은 설사를 하면 이런 기저질환이 더 나빠져서 설사를 할 수 있습니다. 심장이 안 좋거나, 간이 안 좋거나, 신장이 안 좋거나, 약간의 췌장염이 있다고 들었다면 바로 병원을 가보시는 게 좋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컨디션입니다. 이 아이가 설사를 해놓고서 평소처럼 잘 간식 달라고 하고 쫓아오고 산책 가자고 하는지, 아니면 설사를 해놓고서 갑자기 컨디션이 떨어지거나 설사하기 전부터 움직이기도 싫어하고 한 곳에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지가 중요합니다. 컨디션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인다면 응급 상황일 수도 있기 때문에 바로 병원을 가보시는 게 좋습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응급처치 방법

5가지 조건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조금 기다려볼 수 있습니다. 사람도 설사를 할 때가 있지만 하자마자 병원에 가지는 않죠. 조금 기다려보면서 컨디션과 변 상태가 다시 잡히는지 죽을 먹기도 하고 점심을 한번 건너뛰기도 하면서 상태를 지켜보게 되는데, 강아지들도 그래도 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장을 쉬게 해주는 일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장을 쉬게 해주기 위해서 12시간에서 24시간의 금식을 추천하는데, 솔직히 24시간 금식시키는 것은 못할 짓입니다.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상태라면 계속 먹을 것 달라고 오히려 설사하고 더 배고프다고 쫓아다니는데 24시간 금식은 못합니다. 그래서 12시간 금식을 추천드립니다.
금식 시킬 때 물은 충분히 주셔도 됩니다. 조금 더 걱정되시는 분들은 이온음료를 확인해서 자일리톨이 들어있지 않다면 물과 이온음료를 5:5로 섞어서 주시면 조금 더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6개월 이하나 노령견들의 경우, 만약 상황이 안 되어서 병원에 가지 못한다면 이런 친구들은 12시간 금식보다는 적게 해주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혈당이 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12시간보다는 8시간 정도 금식을 하고 소량의 음식을 줘보고 또 설사를 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12시간 금식을 했는데 도중에 또 설사를 했다면 이제 병원 갈 준비를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12시간 금식을 했는데 설사도 안 하고 컨디션도 떨어지는 것 같지 않고 오히려 밥 달라고 쫓아다니는 것 같다면, 원래 주던 밥을 바로 주지 말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주시는 게 좋습니다.
집에서 만들어 준다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게 백미죽이랑 닭고기 같은 것을 섞어서 소량씩 줘보는 것을 추천드리는데, 사실 이것 만들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장 추천하고 수의사들이 많이 하는 것은 처방식을 만드는 사료 회사들(로열캐닌, 힐스 등)에서 소화가 잘 되게 만든 처방식 캔을 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설사가 멎었다면 차근차근 원래 먹던 밥으로 바꿔주시면 되는데, 이렇게 했는데도 설사가 지속된다면 병원으로 가보시는 게 좋습니다.
도움이 되는 영양제와 주의사항

여러분들 집에 가셔서 응급약 상자를 한번 열어보세요. 보통 소염진통제, 소독약, 파스 그리고 빠지지 않고 가지고 있는 것이 지사제입니다.
그런 부분들이 아쉬워서 우리들은 하는데 아이들은 안 하는 것, 우리들은 응급 약품 중에 지사제 같은 것을 먹는데 우리 강아지들에게는 보호자님들이 조금 안심하고 집에서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약이나 영양제가 없을까 하다가 만들었습니다. 바로 지아이핏이라는 제품입니다. 여기에는 보울라디라는 성분이 들어있습니다.
실제로 요즘 소화기계 논문에서는 심각하지 않은 설사에서는 항생제 대신에 보울라디를 먹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항생제는 우리 장에 유익 세균 유산균까지도 다 죽이기 때문에 우리가 다시 장내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고, 항생제를 너무 많이 먹게 되면 내성에 관련된 걱정도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울라디 효모균은 프로바이오틱스로 장내 환경을 조금 더 좋게 해주고 설사 완화에 도움을 주게 되며 장내 유해균을 흡착하고 배출시키게 됩니다.
혹시라도 이것을 먹고 좋아지지 않는 설사가 있다면 병원에 가서 항생제를 처방받게 될 텐데, 항생제를 먹을 때도 같이 먹어도 됩니다. 이것은 효모이기 때문에 항생제를 쓴다고 해서 죽지 않습니다.
사람 유산균은 사실 먹여서 안 될 것은 없지만 균주가 조금 다릅니다. 겹치는 균주가 있기는 하지만 모두 겹치는 것이 아니라서 굳이 설사할 때 그것을 준다고 큰 도움을 줄까라고 한다면 저는 약간 의문이 있습니다.
사람 지사제는 절대 안 됩니다. 사람 지사제는 아스피린과 비슷한 구조의 성분을 가진 형태도 있는데, 아세트아미노펜 같은 경우에는 개나 고양이가 먹으면 안 좋은 성분입니다.
사람 지사제에는 로페라마이드라는 성분이 많이 들어가는데, 이것이 콜리, 셰틀랜드 쉽독 이런 친구들한테 독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품종들은 유전자 중에 MDR1이라는 유전자가 조금 변이가 있어서 로페라마이드도 문제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사람 지사제는 절대 주시면 안 됩니다.
마무리하며
실제로 동물병원에 오는 케이스들을 보면 가장 많은 것 중에 하나가 소화기계 질환입니다.
이런 소화기계 질환들 중에서 꼭 병원에 가야 되는 상황과 병원에 가지 않았을 때는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줘야 되는지에 대해서 설명드려봤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아프다고 말을 잘 못하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이런 기본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조금 더 우리 아이들 건강에 신경을 써주실 수 있습니다. 오늘 글을 잘 숙지해주시거나 저장해 뒀다가 설사를 한다면 바로 확인하고 거기에 따라 대처해 주시면 됩니다.
설사 이외에 '이것 병원에 가야 되는 건가', '아니면 어떻게 대처해야 되나'라고 궁금한 것이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다음번에 더 좋은 정보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Created by 설채현의 놀로와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최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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