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심리사가 심리상담 받은 썰 - 개인상담, 집단상담, 인생의 주제, 주지화, 이슈
📌 먼치 POINT
1. 상담사도 상담이 필요한 이유
심리상담사 역시 정기적으로 상담을 받으며 자기 인식을 확장하고, 내담자에게 더 깊이 있는 공감을 제공한다. 써니는 대학원 시절 처음 상담을 통해 '구원자 이슈'라는 자신의 인생 주제를 발견했고, 스스로 부여한 짐을 내려놓는 경험을 했다.
2. 반복되는 삶의 패턴과 감정 다루기
상담과 집단상담을 통해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방어기제인 ‘주지화’를 인식하게 되었고, 감정을 논리로 덮지 않고 ‘경험’하는 연습을 시작했다. 감정을 흘려보내는 것이야말로 진짜 회복의 출발점임을 체감했다.
3. 상담은 누구에게나 유효한 작업
심리적으로 힘든 상태가 아니더라도 상담은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나의 반복되는 감정, 행동 패턴을 들여다보는 과정은 삶의 무게를 덜고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중요한 통로가 될 수 있다.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회복과 성장을 돕는 써니입니다. 심리상담사도 상담을 받을까요? 상담사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지 본인은 상담을 안 받을 것 같지만, 사실 심리상담사도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으면서 상담을 진행할 때 저도 그렇고 내담자에게도 훨씬 더 좋은 효과들이 나타난다는 것을 경험했어요. 오늘은 제가 상담을 받은 썰을 풀어보면서, 상담이라는 게 정서적으로 힘든 사람만 받는 게 아니라 '나는 정상인데'라는 사람도 상담을 받았을 때 이런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나누고 싶습니다.
대학원 시절, 처음 받은 상담
제가 제일 처음 상담을 받았던 것은 대학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석사 4학기 동안 계속 임상 실습이 있었는데, 첫 번째는 저희가 관찰을 하고 상담을 직접 받아보는 시스템이었고 나머지 3학기 동안은 실제로 상담을 하고 심리검사도 하는 정말 임상이 잘 되어 있는 학교였어요. 1학기 때 제가 상담을 받는 경험을 해야 한다고 해서 학교에서 상담을 10회기를 제공해줬습니다. 5회기는 학교에 있는 레지던트 선생님들이, 나머지 5회기는 1급 자격증이 있으신 선생님들께서 학생들을 담당해서 상담을 해주셨어요.
사실 나는 이 학교에 상담을 배우러 왔고 상담을 하러 왔는데 상담을 받는다고 하니까 어떤 말을 해야 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 자신에 대한 인식이 없었던 거죠. 나는 평생 이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이게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나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을 했는데 돌아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나의 인생 주제: 구원자 이슈
개인 상담을 하면서 처음에는 그 호소 문제를 잡는 게 저의 상담 목표였어요. 그런데 회차가 진행될수록 저의 인생의 주제라고 하죠. 저는 그때 인생의 주제라는 말도 처음 들어봤는데, 그것을 찾기 시작한 거예요. 아니 찾기 시작한 게 아니라 그냥 저절로 찾아졌어요. 여기서 인생의 주제 이슈라는 말이 좀 낯설 수 있는데, 이것은 학술적인 용어는 아니에요.
하지만 공부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구어일 수 있잖아요. 전공생들끼리 말할 때 MBTI를 이야기하듯이 '내 인생의 이슈는 이거라서'라고 하면 나에 대해서 좀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그런 용도로도 쓰기도 해요. 일단 이게 개인의 삶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핵심적인 패턴, 문제 그리고 주요 관심사 이런 것들을 말해요. 그래서 이게 개인의 성격, 경험, 환경에 정말 깊게 뿌리박혀서 삶의 여러 요소들에 영향을 미치는 중심적인 요소라는 것이죠. 비슷한 이론들을 찾자면 스키마, 정체성 이런 것들이 있겠습니다.
첫째로서의 무거운 짐
제가 상담을 하면서 발견한 저의 인생 이슈는 구원자 이슈였어요. 저는 첫째였고 부모님은 저한테 그렇게 부담을 주지 않았는데 저 혼자 무슨 부담을 그렇게 안고 살았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내가 정말 잘해서 내가 이 집 안을 경제적으로든 뭘 하든 내가 일으켜 세우겠다는 게 저의 굳건한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능 수준이 평균인데도 너무 높은 목표를 항상 세웠던 거죠. '나는 치대 갈래', '나는 뭐 할래' 하면서 돈 많이 벌고 하는 인생을 꿈꿨던 거예요.
그런데 치대나 의대 아무나 갑니까? 제가 보니까 그 친구들은 머리가 일단 평균으로 태어나면 안 되더라고요. 엄청 잘하는 친구들이 가도 그게 어려운 건데 저는 그거 안 되려는 걸 하려 했으니 얼마나 삶이 피폐했겠어요. 그때는 공부하는 방법도 잘 몰랐던 것 같아요. 그렇게 저 혼자 짐을 항상 짊어지고 있었고, 사실 되돌아보면 부모님이 부족한 거 없이 저한테 다 해주셨던 것 같거든요.
그런데 지금 보니까 내가 욕심이 너무 많았고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았어요. TCI에서 자극 추구라는 그 영역이 저는 99%를 찍거든요. 그러니까 호기심이 너무 많은 거예요.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고 그러니까 부모님은 저희한테 부족함 없이 해주셨는데 그게 나한테는 좀 부족했던 거죠. 그래서 어린 마음에는 '우리 집이 가난해서 그래', '우리 집이 이래서 그래' 이런 식으로 그 이유를 계속 찾으면서 부모님 탓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나는 진짜 잘 살고 말 거야' 하는 마음들이 있었죠.
아빠의 아빠, 엄마의 엄마 역할
지금 되돌아보니 결과적으로는 약간 실패를 하긴 했지만, 동생들의 대입이나 입시 같은 것도 제가 다 알아봐주고 '이 과가 좋대', '이 과가 취업률이 좋대' 하면서 동생들 입시를 도와줬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만큼 첫째로서의 책임감이 상당했습니다. 그래서 그때 당시의 비유로 치면 제가 아빠의 아빠 역할, 엄마의 엄마 역할을 제가 그 양 어깨에 지고 있었어요. 그 어느 누구도 저한테 주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 스스로 지고 그러니 얼마나 삶이 팍팍하고 힘들었겠어요.
대학교 1학년 때는 진짜 열심히 살았어요. 어느 정도였냐면 3월 첫 주에 개강을 하면 3월 첫 주에는 대부분 OT를 하기 때문에 수업을 잘 안 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 강의 계획서를 보고 거기에 나오는 참고 문헌 이런 것들을 찾아서 보려고 하고, 저는 신입생인데 3월 첫째 주부터 도서관 출입을 했던 사람이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할 게 없었고 방법도 모르는데 어찌 됐든 내가 무언가 해내겠다는 그 오기 하나로 그 3월 4월을 신입생답지 않게 너무 짐을 짊어지고 그 신입생의 시기를 보냈던 기억이 나요.
짐을 내려놓는 경험
제가 구원자 이슈가 있구나, 나한테 그런 게 있었구나 하는 것을 인식하게 되니까 제가 가지고 있던 그런 부담, 무게 이런 것들을 한번 내려놓기 시작한 거예요. 그런데 저는 그걸 내려놓으면 세상이 거의 망하는 줄 알고 우리 집 망하고 하는 줄 알았거든요. 아니었어요. 우리 엄마 아빠는 내가 이런 생각하는지도 몰랐을걸요. 심지어 만약에 이 영상 엄마가 보고 있으면 '내가 너를 그랬다고 너 그렇게 서운했냐' 이렇게 물어볼 수도 있어요.
그거 내려놔도 큰일 안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이것을 인식하고 내가 이걸 내려놓는다는 것 자체가 인생에 있어서 엄청나게 큰 도전이지만 그걸 했을 때 오히려 삶이 편안해집니다. 그런데 이 이슈라는 게 어느 정도의 선까지는 나를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이긴 하거든요. 뭐든지 어떤 선을 넘어가게 되면 그게 나한테 벅차게 되고 힘들게 되니까요. 그러니까 이걸 알고 내가 이렇게 조절할 수 있는 능력도 기르게 됐다는 거죠.
집단상담에서 발견한 또 다른 문제: 주지화
개인 상담도 개인 상담이지만 집단 상담이라는 게 있거든요. 개인 상담은 1대1로 상담을 한다면 집단 상담은 1명 혹은 2명의 리더가 있고 그리고 다수의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 상담이에요. 그래서 여기서는 좀 더 대인관계 간의 역동을 통해서 나의 문제를 보고 또 상대방의 모습을 통해서 내가 걸리는 부분들, 이걸 통해서 또 나를 보고 그리고 안정적인 이런 장소에서 내가 자기주장 훈련도 해볼 수 있고 하지 못했던 것들을 연습해 볼 수도 있는 집단 상담을 하거든요.
기관에서 하는 집단 상담들은 대부분 약간 교육이랑 섞인 구조화된 집단 상담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일반인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죠. 아로마 테라피 같은 것들 말이에요. 그런데 상담사들이 참여하는 집단 상담은 진짜 찐 비구조화예요. 아무것도 구조화된 게 없어요. 최근에 제가 한 달 전쯤 집단 상담을 참여했는데, 그러니까 제가 6년 차 상담사인데도 집단 상담은 지금도 참여를 한다니까요.
사실 이때쯤 됐으니 '나 이제 더 이상 나를 더 들여다볼 것이 없어'라고 생각하면서 그 집단 상담에 참여를 했거든요. 내담자와 상담을 하다가 좀 걸리는 부분들이 있으면 슈퍼비전을 통해서든 자기 분석을 통해서든 또 계속 작업을 하면서 왔으니까 뭐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사람이 크게 안 바뀌더라고요. 그러니까 예전에 가지고 있던 문제가 그냥 제 일상생활에 은은하게 계속 있었던 거예요. 저의 문제는 또 주지화하는 거, 그게 좀 큰 문제였거든요.
주지화라는 방어기제
사실 큰 문제라고 하기엔 그렇고 증상이나 이런 건 없었는데 아무래도 제가 상담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이 감정 인식과 또 표현 이런 거에 있어서는 사실 예민해야 되는 거잖아요. 그리고 그걸 하지 못하는 내담자들을 봤을 때에도 좀 바로바로 캐치하고 그걸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니까 제 전문성에서도 좀 더 개발해야 되는 부분 이렇게 받아들이게 되는 거죠.
이 주지화라는 건 심리적인 방어 기제예요. 심리적인 방어 기제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입니다. 이게 감정을 사실 그냥 느끼면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감정을 느끼는 게 아니라 인지적으로 계속 분석을 하는 거예요. 그리고 계속 설명하려고 해요. 그래서 슬픔을 분석적으로 대체하고 불안함을 학문적으로 대체하고 연애 문제를 논리적으로 해석하려고 하는 거죠.
그런데 제가 저는 제 감정에 있어서 엄청 예민하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말소리라든지 에너지라든지 이런 게 크잖아요. 그래서 저는 풍부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가 쓰는 감정의 단어들, 이 표현들이 너무 단순한 거예요. 좋다, 슬퍼, 너무 기뻐 이렇게 너무 단순한 사람이었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거를 좀 더 악화시키는 것 중에 하나가 옛날에 진짜 많이 썼던 모든 감정이 다 그런 단순한 표현이었어요. 제 감정을 이렇게 표현하는 거를 정확하게 잘 못했어요.
감정은 경험해야 하는 것
이 주지화라는 게 안 좋은 점이 뭐냐 하면 사실 감정이라는 것은 경험을 해야 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해하는 게 아니라 느끼는 거예요. 그래서 그 감정을 느끼고 그냥 흘려보내야 하는데 계속 머리로 처리하려고 하니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고 제대로 흘려버리지도 못하고 뭔가 찜찜한 그 상태로 남아 있는 거예요. 그런데 그 감정이라는 게 무서운 게 뭐냐면 감정은 쌓이면 어느 순간 폭발하게 되거든요.
그 감정이 안으로 삼켜버리면 우울, 밖으로 표출되면 또 여러 가지 화나 행동적인 것들로 그리고 그게 몸으로 흡수가 되면 우리가 신체화라고 부르는 두통, 소화 불량 이런 것들이 나타나거든요. 그래서 이 주지화를 하지 않고 건강하게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가 생각을 하고 그래서 그 방어 기제를 내려놓으려고 많이 노력하고 감정 일기 쓰고 그거에 대해서 특강하고 했거든요.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기
최근에 참여했던 그 집단 상담에서 제가 경험했던 그 작은 에피소드들이 결국은 내가 내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그리고 표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그 어떤 사건을 통해서 '아 내가 이런 마음이었구나' 이거를 알게 됐고, 그리고 그 안전한 공간 우리 선생님들이 계시는 안전한 공간에서 제가 그 감정을 그냥 말로 표현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사실 내가 이런 마음을 이야기하는 게 무슨 큰 소용이지 했는데 진짜 신기한 게 제가 그렇게 인식을 하고 말을 해서 흘려보내니까 다시는 그런 그 포인트들에서 예전만큼의 그런 감정이 안 드는 거예요. 그래서 '우와 이거 너무 신기하다'라는 경험을 했어요. 그래서 제가 최근에 이 집단 상담을 하면서 느꼈죠. 지속적으로 상담받아야겠다. 끝이 없는 작업이구나 하는 거를 경험했어요.
상담은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작업
심리 상담이 힘든 사람만 받는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상담을 통해서 나를 더 잘 이해하고 반복되는 패턴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나의 인생에 정말 큰 도움과 인생의 짐들을 내려놓을 수 있는 그런 작업인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보고 있는 여러분들도 심리 상담을 받아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런 경험들을 통해서 나에 대해서 발견한 부분이 있으시다면 어떤 게 있으신지 한번 나눠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구원자 이슈라고 했지만 정말 갖가지 이슈들이 다 있거든요. 제 남편도 어떤 이슈가 있어서 어떤 부분에 있어서 과하게 감정적으로 나올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 서로 '나 안다 너의 그 지금 그 감정 안다' 하는 식으로 좀 이해를 하는데요.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는 인생의 주제 이슈는 무엇인지 나눠주시면 좋을 것 같고, 여러분들은 상담을 받는다면 또 어떤 거 이야기해 볼 수 있을까 이런 거 나눠보고 싶다 하는 거 있다면 또 댓글로 써주세요.
Created by 써니데이 SunnyDay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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