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범죄조직]멸망 위기에 놓인 국가 아이티를 지배 중인 무력집단, G9
📌 먼치 POINT
1. 독재와 재해가 낳은 무정부 상태
아이티는 프랑스 식민 지배와 뒤발리에 부자의 독재를 거치며 정치적 불안이 이어졌다.
2010년 대지진, 2016년 허리케인, 2021년 또 다른 대지진 등 연이은 자연재해로 국가는 재기하지 못했다.
대통령 암살 이후 치안은 완전히 무너졌고, 국토의 90% 이상이 갱단의 지배를 받는 무정부 상태가 되었다.
2. G9과 바베큐의 실체
‘바베큐’라는 별명의 전직 경찰 지미 셰리지가 이끄는 G9은 학살과 불법 거래로 세력을 키운 갱단 연합이다.
G9은 전직 군·경을 포함한 12개 갱단의 연합체로 수도 포르토프랑스를 장악하고 있다.
극심한 빈곤과 부패한 정권, 정적 제거를 위한 정부의 협조로 갱단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3. 국제 대응과 시민 저항
미국과 UN이 G9과 지미 셰리지에게 제재를 가했으나 오히려 교도소 습격과 연료 봉쇄 등 보복이 이어졌다.
아이티 국민들은 자경단을 조직해 저항을 시도하고 있으나 치안과 정부는 사실상 무력화된 상태다.
국가 전체가 멸망 위기에 놓인 지금, 아이티는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개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혼란의 역사: 독재정권과 연이은 재해
카리브해 중앙에 위치한 섬나라 아이티는 각종 뛰어난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지만, 현재는 혼란스러운 무정부 상태에 놓여 있다. 전 지역에 출국 권고가 내려져 있어서 사실상 여행 금지 국가나 마찬가지인 곳이다. 몇 차례의 심한 재해와 독재 정권을 겪고 난 뒤 아이티는 법보다 무력이 더 앞서는 나라가 되었다. 현재 이런 아이티 국토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것은 어느 거대한 폭력 조직 갱단의 연합이다.
뒤발리에 부자의 독재정권
아이티는 오랜 시간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았으며, 프랑스로부터 독립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또 다른 열강들의 간접적인 지배를 받기도 했다. 이러다 보니 아이티의 정치는 매우 어지러웠고, 여러 차례의 쿠데타를 거쳐 군부 정권을 비롯해 독재자들의 집권도 있었다.
가장 유명한 독재자는 바로 프랑수아 뒤발리에다. 1957년 당선된 프랑수아는 처음엔 괜찮은 사람 같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독재자의 면모를 드러냈으며, 자신의 친위대인 '통통 마쿠트'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이 친위대를 이용해 정적들을 제거하고 반대파를 고문하는 등의 악행을 일삼았다. 이후에는 자신의 아들 장클로드 뒤발리에에게 권력을 물려주었다. 불과 19살의 나이에 독재자가 된 아들 역시도 아버지 못지않게 부패한 인물이었고, 부패도 심각해서 아이티의 국가 예산보다 많은 돈을 스위스의 비자금으로 보관하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결국 그는 분노한 아이티 국민들에 의해서 1986년 다른 나라로 추방당했다.
자연재해의 연속
이렇게 뒤발리에 부자가 쫓겨나고 난 뒤에도 수많은 지도자들이 나왔지만,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나며 여러 지도자가 나왔음에도 아이티의 정세를 잡기는 어려웠다. 설상가상으로 아이티는 자연재해까지 자주 당했다. 가장 피해를 많이 입혔던 자연재해는 바로 2010년에 일어났던 아이티 대지진이었다. 이때 혼란은 정말 극에 달했다고 전해지며, 여러 나라에서 구조대와 봉사 단체 지원금 등을 보냈지만 현재까지도 재건되지 못한 구역이 존재한다고 한다.
게다가 2016년에는 허리케인 매슈의 여파로 인해서 수백 명의 실종자와 사망자 등이 발생했고, 간접 피해자는 200만 명에 달하는 큰 피해가 벌어졌다. 지진이 일어난지 채 10년도 되지 않아서 또 한 번의 큰 자연재해를 맞이했던 것이다. 그리고 또 얼마 되지 않은 2021년에도 또 한번 대지진이 아이티를 강타하면서 아이티는 '저주받은 땅'이라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휘발유 가격이 1리터에 5달러가 넘어가는 등 엄청나게 혼란스러운 상태가 계속되었다.
G9의 등장: 바베큐와 갱단 연합
그런데 이렇게 혼란스럽던 2021년 와중에 또 한 번의 대형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바로 당시 대통령이었던 조브넬 모이즈가 자신의 관저에서 암살당하게 된 사건이었다. 괴한들이 침입해서 그를 암살했던 것으로, 총리가 그의 권한을 대신 맡기는 했지만 이렇게 혼란스러운 사태가 계속되다 보니 아이티는 치안 자체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될 정도로 매우 위험한 나라가 되었다. 그래서 오히려 법보다 위에 있는 집단이 나타났다. 바로 불법 폭력 조직 갱단들이었다.
무법천지가 된 아이티
이런 무법천지가 되어 버린 아이티는 현재 국토의 90% 정도를 여러 갱단들이 통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큰 세력을 자랑하는 갱단들이 바로 G9이라는 갱단과 GPP라는 단체다. 이 두 조직 외에도 많은 조직들이 난립하고 있어서, 현재 아이티는 갱단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세력이 큰 것은 바로 G9다. 이 G9에는 전직 경찰과 군인들, 또 전직 특수 부대원들도 다수 포진해 있다. 이 G9이라는 조직은 단순히 하나의 갱단이 아닌 여러 조직들의 연합체로 구성되어 있다.
지미 셰리지, '바베큐'라는 별명의 유래
이 G9 조직을 이끄는 것은 바로 지미 셰리지다. 여덟 명의 자녀를 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던 그는 원래 아이티의 전직 경찰이었다. '질서 유지 부대'라 불리는 특수 조직에 속해 있었는데, 문제는 그가 현직 경찰에 몸담고 있던 때에도 이미 갱단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특히 그가 연루되었을 것으로 가능성이 높은 사건은 바로 2018년에 벌어졌던 라살레 학살이다. 이 학살은 포르토프랑스의 빈민가에서 벌어졌는데, 다른 곳도 아닌 아이티의 수도에서 벌어진 이 학살은 불과 24시간 동안 70명 가량의 사람들이 사망했으며, 400여 채 가량의 가옥이 불타버린 사건이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지미는 경찰에서 해고되었다. 그는 이 학살 사건 말고도 2017년과 2019년에 일어났던 비슷한 학살에도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그가 지휘한 것으로 드러난 이 학살극에서 그는 끔찍한 방법을 이용해 피해자들의 목숨을 빼앗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로 살아 있는 사람을 산채로 불에 태우는 것이었다. 심지어 이렇게 사람을 불에 태우고 나서는 시신을 훼손하기도 하는 등 아주 엽기적이고 충격적인 범죄까지 저질렀다고 한다.
그래서 이 사건 이후로 지미 셰리지에게는 '바베큐'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생겼다. 그는 이 별명을 얻게 된 계기를 필사적으로 숨기기 위해서 자신의 어머니가 어릴 적 고깃집을 했었기 때문에 바베큐라는 별명이 붙었다는 거짓말을 하고 다니기도 한다.
극심한 현실: 갱단 통제와 빈부격차
그가 처음 G9의 리더가 될 당시에만 하더라도 이름대로 아홉 개의 갱단이 연합한 연합체였지만, 현재는 12개 갱단 연합 체제로 증가했다. 처음 포르토프랑스에서 갱단 전쟁이 벌어질 때만 해도 G9은 수십 개가 넘는 수많은 갱단들 중에 하나였을 뿐이지만, 점차 다른 갱단과 손을 잡고 연합하며 현재는 수도인 포르토프랑스 그 주변의 약 80% 이상을 통제하고 있다고 한다. G9은 2020년 6월에 설립되었지만 그 성장세가 무척이나 빠르고 강력한 세력이다.
정권과의 밀착 관계
이들은 주로 인신매매, 무기 밀매, 그리고 불법 약물 밀수 등을 통해 세력을 불려 나갔다. 이 G9이 유독 이렇게 크게 성장을 할 수 있던 것에는 또 다른 원인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것은 바로 정권과의 긴밀한 관계였다. 앞서 말한 암살당한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은 이 G9 갱단과 긴밀한 동맹을 맺기도 했는데, 자신의 정치적 반대파 혹은 정부 반체제 인사들에 대해 보복을 하는 도구로 그들을 사용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G9이 벌였던 학살 중에는 경찰 장비가 이용되었다는 인권 조사 단체의 발표도 있었다. 이는 갱단이 학살을 벌이는 것도 모자라서 경찰이 이들의 학살을 눈감아 주고 돕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대통령 암살 역시도 이런 배경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의 정적을 숙청하는 것도 모자라서 아이티의 고위층을 전부 끌어내리기 위해 불법 마약 거래 명단을 미국에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것을 눈치챈 아이티 고위층에서 해외 암살자를 고용한 뒤 대통령을 제거하기로 모의했다는 것이었다. 결국 조브넬 모이즈는 그렇게 목숨을 잃게 되었다.
진흙 쿠키로 본 극심한 빈곤
일반 국민들은 엄청난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갱단이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아이티의 엄청난 빈부격차 때문이다. 아이티의 극심한 빈부격차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한 한 가지 예시를 들어보겠다.
'진흙 쿠키'라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인터넷에서 종종 진흙 쿠키에 관한 언급이 나오기도 하는데, 언뜻 듣기엔 표면의 질감이 진흙 같은 쿠키가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 진흙 쿠키는 말 그대로 진흙으로 만들어진 쿠키다. 믿기 힘들겠지만 진짜로 먹는 용도로 쓰인다.
진흙 쿠키의 제조 방법은 정말 간단하다. 진흙을 체에 쳐서 고운 입자만 걸러낸 다음 물과 섞고, 그 안에 소금, 버터, 밀가루 등을 조금 첨가한 다음 잘 반죽한 뒤 모양을 내서 햇빛에 말리기만 하면 된다. 심지어 소금이나 버터 같은 것도 넣지 못해서 그냥 진흙으로 만드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물론 당연히 흙이니 소화도 제대로 되지 못한다. 하지만 대다수 빈민들은 제대로 된 먹을 것을 살 돈이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먹고 복통을 호소하기도 하며, 어린 아이들의 경우 목숨을 잃기도 한다.
특히 2010년 대지진이 벌어진 이후에는 더욱 먹을 것이 없어지고 부족해지니 이런 진흙 쿠키의 수요가 그나마도 늘어나게 되었다고 한다. 즉, 아이티에 거주하는 대다수의 빈민들은 음식조차 아닌 진흙을 먹고 살아가야만 하는 처지다. 이 진흙 쿠키는 아이티 빈민들의 상징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빈부 격차가 심각하게 벌어져 있다 보니 빈곤층에서 갱단에 합류하는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갱단들의 수는 점점 늘어난다고 한다.
국제사회의 대응과 현재 상황
상황이 이 정도까지 되자 결국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아이티와 G9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다. 2020년 미국 재무부는 학살 및 불법 약물 밀수 혐의로 리더인 지미 셰리지에게 제재를 가하기로 했으며, 2022년 UN 안전보장 이사회에서도 아이티 및 지미 셰리지를 규탄하고 자산 동결 및 무기 금수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G9의 대담한 보복
당연히 그는 이런 제재와 처벌에 대해 항의했다. 2022년 아이티의 총리였던 아리엘 앙리의 사임을 요구하며 바로 연료 터미널을 갱단들이 장악해 버렸다. 약 1천만 갤런 이상의 휘발유와 80만 갤런 이상의 연료 공급을 전부 중단시켰고, 학교를 비롯해 병원까지 운영이 중단되었다.
게다가 2024년 3월, 지미 셰리지는 갱단에게 명령하여 아이티의 교도소 두 곳을 습격하도록 지시했다. 이 교도소 습격으로 인해 약 4,700명의 수감자가 탈출하고 교도관 12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해진다. 이것도 모자라 지미 셰리지는 총리가 계속 버틸 경우 국가적인 내전을 일으킬 것이라 경고했다. 결국 이에 버티지 못하고 총리는 사임을 선언했다. 사실상 국가 총리도 이들의 협박에 굴복했다. 더 이상 이 갱단을 막을 방도가 없어 보인다.
시민들의 저항과 무정부 상태
물론 모든 아이티 국민들이 G9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어느 지역에서는 자경단을 조직해서 경찰과 연계하여 갱단을 몰아내자는 선언도 발표했다. 시민들도 그동안 참았던 것이 터졌기 때문에 단순히 시위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총기나 무기를 사용한 전면전도 불사할 듯해 보인다.
현재 아이티는 완전히 무법지대라고 한다. UN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4년까지 단 1년 만에 갱단들에 의해 숨진 사람이 6,000명, 피난민의 수는 약 30만 명이 발생했다고 하며,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에 이렇게 갱단들의 전쟁이 계속 지속된다면 거의 국가 멸망급 위기에 처하게 된다는 의견도 있다.
갱단의 리더 지미 셰리지는 정부를 전복시켜도 자신은 대통령이나 총리가 될 생각은 없다고 하는데, 아마도 자신이 원하는 인물을 내세운 다음 뒤에서 권력을 조종하고 호의호식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기구 등에서 구호품을 아이티로 보내고 있지만 이 구호품마저도 갱단에서 가로채고 있다고 한다. 지미 셰리지와 그의 조직을 보고 있다 보면 카르텔들이 난립하는 멕시코의 모습이 떠오른다. 현재 아이티는 G9 그리고 경쟁 집단 GPP 말고도 거대한 갱단들이 더 존재하고 있는 상태다.
멸망 위기에 놓인 국가, 아이티의 암울한 현실
과연 위기에 놓인 아이티는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독재정권과 연이은 자연재해로 혼란에 빠진 아이티는 현재 G9과 같은 무력집단들이 국토의 90%를 지배하는 무정부 상태에 이르렀다. '바베큐'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지미 셰리지가 이끄는 G9은 단순한 범죄조직을 넘어 국가 권력에 도전하는 존재가 되었으며, 극심한 빈부격차는 더 많은 사람들을 갱단으로 내몰고 있다.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갱단들의 세력은 더욱 강해지고 있으며, 진흙 쿠키를 먹어야 하는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 아이티 국민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닌, 국제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라 할 수 있다.
Created by 미스터리큐브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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