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치 POINT

산책 중 강아지가 짖고 흥분했을 때 목줄을 당기거나 발로 차는 방식은 효과가 없고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킵니다. 흥분 상태에서는 훈육이 아닌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며, “가자” 같은 회피 교육을 통해 점진적으로 안정감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꾸준한 훈련과 뇌과학적 이해가 장기적인 해결책입니다.
👉강아지가 과흥분했을 때는 혼내기보다 상황을 벗어나 안정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들어가기 전에

산책할 때 많이 보게 되는 광경이 있습니다. 짖고 흥분하는 개들을 향해 목줄을 잡아당기고 발로 차는 모습들 말이죠. 하지만 이런 방법들은 대부분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어차피 지금 아무리 가르쳐봤자 듣지 않는 아이들에게 소리 지르고 안 된다고 하는 모습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렇게 해봤자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간헐적 폭발장애와 강아지 과흥분의 연관성

방송에서는 왜 그렇게 목줄을 잡아당기고 때리고 혼내면 말을 듣는 것처럼 보일까요?
첫 번째, 방송 편집은 모든 것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가장 그럴듯하게 거짓말할 수 있는 게 방송입니다. 나중에 풀 영상이 나오고 보니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달랐던 경험들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안 된 건 안 내보내고 되는 것만 내보냅니다. 이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은 그렇게 혼내서 될 아이들만 그렇게 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제가 항상 말하는 것은 그렇게 아프게 하고 목줄 잡아당기고 발로 차서 될 아이들은 그렇게 안 해도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그렇게 해도 안 되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 안 되는 아이들은 왜 안 되는 걸까요?
그대로 따라해도 안 되는 아이들은 대부분 사람의 질병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바로 IED(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 간헐적 폭발장애입니다.
우리들의 뇌, 특히 포유류의 뇌에는 여러 가지 부분이 있습니다. 학습하고 생각하고 참는 뇌인 전두엽, 그중에서 특히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이 있습니다. 그리고 불안, 두려움, 공포, 그리고 생존을 위해 생각하지 않고 반응하는 뇌가 있는데, 바로 편도체입니다.
한 번 흥분하게 되면 흥분성 신경전달물질들이 많이 나옵니다. 카테콜라민이라고 하는 도파민, 아드레날린 같은 것들 말이죠. 이런 신경전달물질이 나오면 편도체를 컨트롤하고 눌러줄 수 있는 전전두엽의 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됩니다.

뇌과학으로 보는 흥분 상태에서의 학습 불가능성

흥분도가 높아져서 흥분성 신경전달물질들이 나오면 학습하고 참고 생각하는 뇌의 기능이 떨어집니다. 결국에는 편도체, 즉 불안과 두려움과 흥분을 조절하는 생존과 관련된 뇌만 활동하게 됩니다.
평소 때 앉아, 기다려, 하지 마 같은 명령을 하면 다 잘 듣는 아이들이 산책하거나 문제 행동이 생겼을 시에는 평소에 잘하던 것도 아무리 얘기해도 듣지 않습니다. 그동안 공부하고 학습한 것은 전전두엽에 들어가 있는데, 이 전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져버리니까 그동안 배운 것을 활용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를 쉽게 설명하면 롤러코스터에 탄 상황과 같습니다. 눈 꼭 감고 소리 지르고 무서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흥분 상태에서, 옆자리에 1타 강사를 앉혀놓고 수학을 가르쳐준다고 해서 그게 들릴까요? 아무리 좋은 선생님을 옆에 앉혀놓고 뭘 가르쳐준다고 해도 학습이 되지 않습니다. 강아지들이 바로 그 상황에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  여키스-도슨 법칙과 흥분도의 관계

이는 뇌과학적으로도 밝혀져 있고, 여키스-도슨 법칙이라는 오래된 법칙에도 나옵니다. 흥분도가 높아질수록 어느 정도까지는 수행하는 능력이 높아집니다. 그런데 점점 그 흥분도나 긴장감이 더 심해질수록 전전두엽의 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수행 능력은 떨어져버립니다.
소리 지르고 목줄 당겨서 수그러들 수 있는 아이들은 그렇게 안 해도 다른 대안적인 방법으로 충분합니다. 왜냐하면 그 아이들은 전전두엽이 살아 있으니까 생각할 수 있는 아이들이고, 주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교육적으로 행동을 수정할 수 있습니다.

⚡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과 치료적 접근

간헐적 폭발장애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을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변화들이 있습니다. 세로토닌은 전전두엽과 생존이나 분노, 불안, 두려움을 관장하는 뇌의 조화를 이루게 해주는 신경전달물질입니다. 이것이 모자르면 편도체가 과흥분했을 때 전전두엽이 제재를 못하게 됩니다.
실제로 글루타메이트라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과 가바라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의 조화가 깨졌을 때도 간헐적 폭발장애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 번 폭발해버리면 생각을 못하고 그냥 눈이 돌아가서 아무것도 안 들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을 조금 더 넣어주는 의학적 처치도 같이 하면서 교육을 진행하게 됩니다.

올바른 대처법: 상황에서 벗어나기

그렇다면 아이가 벌써 흥분하고 막 짖고, 배우는 것이 없어진 상태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헐크가 된 상태에서는 롤러코스터에 탔을 때처럼 아무리 옆에 1타 강사가 앉아 있어도 수학을 배울 수 없습니다. 그러면 이 수학을 배우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롤러코스터에서 내려야 합니다.
간헐적 폭발장애처럼 과흥분을 보이고 그때는 아무것도 안 듣는 아이들에게는 벌써 터진 상황에서는 교육이 되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그 자리를 벗어나는 것입니다.
벗어나는 것도 기술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산책 문제에서 가장 먼저 알려드리는 교육이 바로 "가자"입니다.
벌써 흥분이 됐다면 이 롤러코스터에서 내리게 하는 것을 먼저 배워서 조금 더 산책을 수월하게 해놓고, 절대로 흥분했을 때 그 앞에서 "앉아, 기다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빨리 그 상황을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를 먼저 배웁니다. 그 후에 전전두엽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차근차근 교육을 진행하게 됩니다.

🐕 가자 교육의 실제 적용법

친구들이 과하게 흥분했을 때는 그 자리에서 뭔가 하려는 것보다는 빠르게 그 상황을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다른 친구와 가까워졌을 때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면 "가자" 하면서 반대로 멀어집니다. 내가 "가자" 했을 때 나만 잘 따라오면 괜찮다, 오히려 좋은 일이 생긴다는 것을 계속 알려주는 것입니다.
친구들마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퍼스널 스페이스가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거리 밖에서부터 가까워졌다가 멀어지는 연습을 하면서 잘 따라오면 괜찮다는 인식을 알려줍니다. 안전하다고 느끼는 거리를 조금씩 좁히면서 연습을 하면, 나중에는 다른 친구들과 엄청 가까워져도 보호자가 "가자" 했을 때는 흥분도를 빠르게 가라앉히고 잘 따라오는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어렸을 때 친구들과 축구를 하고 농구를 하다가 싸워본 적이 있을 때를 생각해보면, 주위에서 "야 하지 마", "너 왜 그래" 이래도 전혀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말림이 그렇게 크게 효과가 있지도 않았습니다. 결국에는 뜯어내서 서로 안 보이게 해야지 점점 흥분도가 떨어지고 그 전에 했던 싸움을 후회하게 됩니다.
많은 강아지들은 우리보다 이런 반응이 더 큽니다. 괜히 아이들도 아프고 효과도 없는 그런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어렵습니다. 그런데 부작용이 있고 효과 없는 것은 쓰지 말아야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꾸준하게 인내심 있게 강아지들의 행동과 뇌에 대해서 이해해야만 오랜 시간이 걸려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Created by 설채현의 놀로와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최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