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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도 시위로 폭발했다...동남아에 퍼지는 대규모 시위

목차 📚

📌 먼치 POINT

필리핀 전역, 15조 원 부패 폭로에 분노한 시민 봉기

  • 20개 도시 동시 시위, 2013년 이후 최대 규모

  • 마르코스 친인척·최고위층 줄사퇴로 정권 타격

청년 세대 절망과 구조적 위기

  • 높은 청년 실업률·기회 사다리 붕괴

  • 특권층 독점·부정부패 결합, 사회적 저항으로 폭발

동남아 전역으로 확산하는 시위 물결

  • 인도네시아, 네팔, 동티모르서 대규모 시위

  • "동남아의 봄"으로 번질 가능성 제기


동남아의 봄, 필리핀에서 시작된 거대한 민심의 분출

동남아에서는 동남아의 봄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매우 많은 반정부 시위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필리핀입니다. 필리핀에서는 국민세금 15조 원이 증발했다고 하는데요. 홍수 방지 사업에 쓰여야 할 돈들을 정치인들이 꿀꺽 하면서 분노한 필리핀 시민들이 거리에 나섰습니다.

전국 20개 도시를 뒤흔든 동시다발 시위

현지 시각으로 9월 21일 필리핀 전역이 거대한 파도로 출렁였습니다. 수도 마닐라를 비롯해 세부, 다바오 등 전국 20개 도시에서 동시에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각 도시의 중심가와 광장, 대학 캠퍼스 앞은 피켓을 든 시민들과 분노에 찬 구호 소리로 가득 메워졌습니다.

마닐라에서는 약 5만 명이 루네타 공원 일대에 집결했습니다. 시민들은 국기를 흔들며 거리를 가득 메웠고, 홍수 피해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의 사연이 무대 위에서 공유되자 곳곳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특히 청년단체와 학생회, 노동자 연합이 대거 참여하면서 시위대는 조직적인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일부는 계엄령 선포일이었던 이날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하며 다시는 독재와 부패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외쳤습니다. 지방 도시들에서도 규모는 다르지만 분위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방 도시에서는 도심 도로가 시위 행렬로 몇 시간 동안 마비되기도 했습니다.

전국적이고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이번 시위는 단순한 집회가 아니라 2013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국민적 저항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당시보다도 더 많은 도시에서 더 폭넓은 계층이 참여했으며, 홍수 방지 예산이라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 때문에 시민들의 분노가 더욱 깊고 절박하게 터져 나왔습니다. 이번 움직임은 단순한 항의 차원을 넘어 필리핀 사회 전체를 뒤흔드는 거대한 민심의 분출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15조 원이 사라진 홍수 방지 사업의 진실

이번 시위가 발생한 이유는 부정부패에 있었습니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이번에 홍수 방지를 위해 각종 인프라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985건의 홍수 방지 사업을 벌여왔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인프라 사업을 둘러싸고 건설사와 국회의원 간의 부정부패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필리핀은 총 15조 원을 투입하여 홍수 기반시설을 건설하기 시작했는데요. 일부 시설은 부실 시공되거나 아예 시공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정부 조사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이에 따라 생긴 피해는 최대 2조 1800억 원 규모였습니다. 의회에서 청문회를 개최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청문회에서 한 건설사 사장이 국회의원들의 추궁에 못 이겨 결국 청문회장에서 자백하게 되었습니다. 필리핀 하원의원 17명한테 뇌물을 주고 인프라 사업을 따냈다고 밝히면서 필리핀이 발칵 뒤집히게 되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시위대는 수년간 쌓인 부정부패를 이제는 청산해야 할 때라며 거리로 뛰쳐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시위의 격화와 폭력적 양상

시위대는 비리에 사용된 자산들을 즉각 압류해야 한다며 거리로 나왔습니다. 일부 청년들은 홍수 피해로 희생된 인물들을 재현하기 위해서 온몸에 진흙을 뒤집어쓴 채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시위의 규모는 점차 커지게 되었는데요. 처음에는 평화로운 시위가 이어졌습니다만 점차 인파가 몰리면서 시위는 폭력적인 양상을 띠게 되었습니다.

필리핀 수도인 마닐라에 있는 대통령궁 인근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궁으로 향하던 시위대는 경찰 차량과 도로를 막으니까 돌과 화염병으로 대응하였습니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진압을 시도했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쇠파이프나 각목을 들고 와서 경찰을 향해 공격하거나 타이어에 불을 지르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시위대의 공격으로 인하여 경찰 70여 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나 이번 시위로 인하여 최소 216명이 체포되었는데요. 이 중 89명은 미성년자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공교롭게도 시위가 열린 9월 21일은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아버지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독재 시절에 계엄령을 선포한 지 53년이 되는 날입니다.

시위는 저녁까지 이어졌고요. 민간 건물의 피해도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국회의원까지도 가세하면서 반부패 연대의 폭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위기 대응, 연쇄 사임 사태

시위가 전국적으로 번져나가며 상황이 악화할 조짐을 보이자 필리핀 정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충격은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사촌인 마틴 로모알데스 하원 의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었습니다. 로모알데스 의장은 마르코스 정권의 핵심 권력자로 입법부와 행정부를 연결하는 가교 구실을 맡아왔습니다.

그가 사임했다는 소식은 단순한 인사 조처가 아니라 권력 내부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뒤이어 프란시스 에스쿠데로 상원의장 역시 곤경에 처했습니다. 에스쿠데로 의장은 홍수 예방공사와 관련된 업체들과 개인적인 연관이 있다는 의혹이 언론을 통해 제기되자 거센 비판 여론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결국 상원의장직에서 내려왔습니다.

그는 필리핀 정계에서 오랫동안 영향력이 있는 인물로 평가받아왔기에 그의 사퇴는 국민에게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통령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부패 의혹을 정면으로 다루겠다며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신속히 출범시켰습니다.

위원회에는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난 인사들이 포함되었고, 정부는 이 기구가 전권을 가지고 책임자들을 형사 고발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습니다. 동시에 수백 개에 달하는 의심 계좌를 동결시키는 조치도 단행했습니다. 정치권과 건설업계, 금융권까지 연결된 자금 흐름을 끊어내려는 강경한 행보였습니다.

정부의 이 같은 대응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정국을 안정시키기 위한 일종의 소방 전략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국민이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달랐습니다. 대통령의 친인척과 최고위 인사들까지 줄줄이 사임한 사실 자체가 이미 정권의 도덕적 권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단기적이고 지나치게 방어적으로 비췄고,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목소리가 오히려 더 커지고 있었습니다.


청년을 주축으로 동남아시아로 번지는 반정부 시위 물결

이날 시위는 대학생 단체인 필리핀 학생연맹 등 청년단체가 공동 주최했습니다. 현재 동남아시아에서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사회 개혁 등을 요구하며 반정부 시위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당장 네팔이나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등지에서 시위가 열렸는데 모두 젊은 세대가 주도하였습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에는 지난달 말 국회의원들의 특혜에 반발한 수천 명의 시위대가 일주일 넘게 집회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하며 방화와 약탈로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30여 명이 사망 혹은 실종 상태가 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네팔에서는 젊은 세대가 들고 일어나서 정권을 갈아엎어버렸을 정도입니다. 네팔에서는 최소 72명이 사망하였고 2천여 명이 넘게 부상을 입었습니다.

동티모르에서도 9월 15일부터 3일간 대규모 시위가 있었습니다. 의회가 국회의원 65명에게 도요타의 새로운 SUV를 지급하기 위해서 58억 원을 편성하니까 대학생 2천여 명이 반발하고 시위가 격해지기도 했습니다. 최근 아시아 각국에서는 정부 고위층의 특권과 부패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고조되며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점차 도미노처럼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많은 전문가는 2010년 중동에서 아랍의 봄이 발생한 것처럼 15년 만에 동남아시아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기도 합니다.

청년층 절망이 만든 구조적 위기

시위가 폭발하는 구체적인 계기는 나라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그 이면에는 공통된 흐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성장의 과실은 극소수 엘리트 집단이 독점해 온 구조, 그리고 더 이상 기회 사다리로 오를 수 없다는 청년층의 좌절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

국제노동기구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이러한 현실은 더욱 선명해집니다. 2024년 기준으로 스리랑카 청년 실업률은 22.3%에 달했고, 네팔은 20.8%로 나타났습니다. 인도네시아 역시 13.1%라는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비교를 위해 한국의 청년 실업률이 5.9%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청년 세대가 마주하고 있는 절망적인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체감할 수 있습니다.

취업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안정적인 일자리는 소수 특권층에게 돌아갑니다. 부모 세대가 쌓아 올린 사회적 배경이나 정치적 인맥이 없는 청년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는 벽에 부딪힙니다. 결국 그 벽은 좌절을 넘어 분노로 변하고,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구조적 불평등을 향한 집단적 저항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에 만성적인 부정부패 문제가 결합합니다.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는 정치 권력과 재계가 얽혀 사익을 챙기는 일이 일상처럼 벌어집니다. 공공 사업 예산이 권력층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국민이 떠안습니다. 청년 세대는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도 벅찬데, 세금마저 제대로 쓰이지 않는 현실에 더욱 큰 분노를 쌓게 됩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분석 기사에서 이러한 양상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습니다. 동남아시아에서 연이어 발생한 반정부 시위의 공통된 요인은 뿌리 깊은 정치계급의 독점, 높은 청년 실업률, 그리고 만연한 부패라는 세 가지 요소로 귀결된다는 것입니다. 이 분석은 단순한 경제적 지표를 넘어 사회 전반에 깔린 구조적 모순이 결국 거대한 저항으로 폭발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즉 각국의 시위가 촉발된 직접적인 이유는 다르지만 그 배경에는 미래를 빼앗겼다는 청년 세대의 절망과 특권층만을 위한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하나의 맥락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맺으며: 앞으로의 전망과 과제

전망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사태가 단순히 일시적인 분노 표출에서 끝나지 않고 구조적인 개혁 요구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필리핀 내부에서는 대통령의 친인척과 권력 핵심부가 직접 연루되었다는 사실이 국민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에 따라 정권에 대한 불신은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고, 정부가 내놓는 모든 조치는 진정성보다는 정권 유지용이라는 냉소 속에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수습책만으로는 민심을 되돌리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위의 주축이 젊은 세대라는 점도 향후 정국의 향방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합니다. 필리핀뿐만 아니라 네팔,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등지에서 보듯이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청년층이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는 흐름이 강하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더 이상 기존 정치권의 약속에 기대지 않으며 거리와 온라인을 기반으로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입니다. 따라서 정부가 강경 진압에 나설 경우 오히려 불씨를 키워 더 큰 저항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전망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먼저 정부가 독립조사위원회를 통한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 투명한 개혁 조치를 신속히 시행할 경우 민심은 점차 가라앉을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대통령 본인과 핵심 측근까지 철저하게 조사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뒤따릅니다.

만약 그게 아니고 정부가 형식적인 대응에 머물거나 정치적 거래로 사건을 무마하려 든다면 시위는 단발성이 아니라 장기적인 반정부 운동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동남아의 봄이라는 말처럼 필리핀의 움직임이 주변 국가들에도 파급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즉 이번 사태는 필리핀 내부의 부정부패 문제를 넘어 동남아시아 전역의 청년 세대가 공유하는 좌절과 분노가 결집한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으로의 전개는 정부의 대응 방식에 달려 있지만 현재로서는 오히려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동남아 각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댓글로도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Created by 센서스튜디오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최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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