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치 POINT

사과, 배, 바나나, 블루베리, 딸기, 수박, 멜론, 망고 등은 먹어도 되지만 씨·껍질은 반드시 제거하고, 하루 권장량의 10% 이내로만 줘야 합니다.
반대로 포도와 건포도는 절대 금지이며, 체리·복숭아·자두·살구·아보카도·석류·감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포도는 개체에 따라 급성 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어 특히 위험합니다. 만약 포도를 먹었다면 즉시 동물병원에서 구토 유도를 해야 하며, 명절엔 미리 응급약과 24시간 병원을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추석엔 강아지에게 과일을 주되, 포도·건포도 등 위험 과일은 피하고 반드시 적정량만 주세요.

들어가기 전에

안녕하세요. 설채현 수의사입니다. 이제 곧 우리가 정말 기다리던 추석이 옵니다. 그런데 수의사로서 추석이 오면 좀 걱정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추석 끝나고 나서 아이들이 많이 입원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왜 그럴까요? 바로 먹는 것 때문입니다. 명절에 많은 분들이 모이고 한 분이 조금씩 준다고 해도 그것이 쌓이게 됩니다. 가장 많은 것 중 하나가 삼겹살로 인한 췌장염이고, 또 우리가 추석에 많이 주는 것이 바로 과일입니다.
과일 중에 먹어도 되는 것과 먹으면 안 되는 것, 그리고 먹어도 되는 것들 중에서도 조심해야 될 부분들을 오늘 모두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강아지가 먹어도 되는 안전한 과일

우선 안전한 과일들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먹어도 되는 과일은 사과, 배, 바나나, 블루베리입니다. 뒤에서 나오겠지만 포도는 안 되지만 블루베리는 됩니다.
딸기, 수박, 멜론, 망고, 파인애플, 오렌지, 키위, 라즈베리, 크랜베리 이런 과일들은 먹어도 됩니다. 하지만 안전한 과일이라고 해서 무작정 주면 안 되는 주의사항들이 있으니, 끝까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절대 금지! 위험한 과일

먹으면 안 되는 과일은 여러분들이 다 아시겠지만 포도와 건포도입니다. 절대 먹이면 안 됩니다.
그리고 피했으면 좋겠는 과일은 체리, 복숭아, 자두, 살구, 아보카도, 석류, 감입니다. 이런 것들은 먹이지 않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포도가 위험한 이유

포도와 건포도가 왜 위험할까요? 사실 수의사도 정확한 원인을 모릅니다. 하지만 나타나는 증상은 알고 있습니다. 포도를 먹고 급성 신부전에 걸리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강아지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수의학이 어려운 점은 모든 약물들이 개체별로 반응하는 것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인간이라는 종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개라는 동물은 유전자가 사람보다 더 다양합니다. 치와와 같은 작은 아이들부터 세인트 버나드처럼 대형견까지 정말 다양한 견종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어떤 특정한 유전자를 가진 견종들이 포도를 먹었을 때 잘못 반응해서 급성 신부전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가 그런 아이인지 모르기 때문에 먹이면 안 됩니다.

기타 주의해야 할 과일들과 그 이유

체리는 씨, 줄기, 잎에 시아노화합물이 들어가 있습니다. 시아노화합물이 무엇인지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이것은 바로 청산입니다. 청산가리의 시안화 칼륨이 청산가리입니다. 시안이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청산가리처럼 산소가 있어도 산소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진짜 맹독성 물질입니다.
복숭아, 자두, 살구도 똑같이 씨에 시아노화합물이 들어가 있어서, 먹어도 되는 과일보다 조금 더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습니다.
아보카도는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슈퍼푸드라고 하지만, 개들에게는 펄신이라는 성분이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아보카도에는 지방이 많아서 췌장염을 유발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석류의 경우에는 씨나 껍질에 탄닌 성분 때문에 구토나 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감은 시아노화합물보다는 씨가 장폐색을 일으키거나 피토베조아라는 위석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지 말라고 합니다.

⚠️ 안전한 과일도 주의해야 할 점들

대부분의 과일들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씨와 껍질입니다. 먹어도 되는 과일에서도 씨와 껍질은 주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과나 배 같은 경우에는 씨에 시아노화합물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씨는 절대 안 됩니다. 물론 조건이 있는데, 씨를 그냥 삼키면 청산이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씹었을 때 씨 안에 들어있는 시안이 분해되면서 시아노화합물을 만들고 그것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삼키면 소형견들에게 막힐 수 있습니다.
따라서 씨뿐만 아니라 씨 심, 씨 주변에 있는 부분 그리고 꼭지까지 제거해서 주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과일들은 하루 권장량의 10%만 주는 것을 추천합니다. 5kg 정도 기준인 아이들 칼로리를 계산해보면, 대부분 영양학 전문 수의사분들이 새끼 손가락 한두 마디 정도라고 말합니다. 정말 조금 줘야 합니다.
그런데 명절 때는 항상 어떻게 될까요? 이분이 조금 주고, 삼촌이 조금 주고, 할머니가 조금 주다 보면 엄청나게 많아집니다. 조심해 주셔야 됩니다.
바나나는 당연히 껍질을 먹이시면 안 됩니다. 소화가 잘 안 됩니다. 블루베리나 이런 것도 줄기, 잎은 소화 불량이나 위에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 주시면 됩니다.

위험한 과일을 먹었을 때 대처법

만약에 먹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포도와 건포도를 제외하고는 씨를 먹지 않았거나 구토가 심하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 아니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가 이것을 먹어도 된다고 생각해서 장기적으로 먹었을 때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먹지 말라고 하는 것입니다. 만약에 실수로 먹었는데 과육만 먹었고, 씨도 씹지 않고 삼킨 것 같고, 아주 작은 씨만 먹어서 장폐색을 유발할 것 같지 않다면 그냥 조금 지켜보셔도 됩니다.
그런데 포도와 건포도는 다릅니다. 괜찮을 가능성도 있지만 잘못되면 급성 신부전입니다. 먹은 것을 발견하자마자 병원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구토를 유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소화가 되어서 장에서 흡수가 되기 전에 빨리 병원에서 구토 유도제를 맞고 구토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응급상황에서의 최후 수단 - 과산화수소수

만약에 정말 위험한 것을 먹었는데 병원에 절대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할 수 있는 방법이 딱 하나 있는데, 사실 그렇게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바로 과산화수소수입니다.
과산화수소수를 먹이고 아이를 흔드는 것입니다. 과산화수소를 우리 피부 상처에 바르면 거품이 나오면서 가스가 나오죠? 과산화수소를 먹이면 위 안에서 가스가 형성됩니다. 그러면 위가 팽창되면서 구토 유발이 됩니다.
하지만 왜 추천하지 않냐면, 여러분들이 어떻게 먹일 건가요? 아이 입을 벌려서 넣을 건가요? 이것은 먹이기 쉽지 않습니다. 먹으라고 해서 먹을까요? 절대 안 먹습니다.
병원에서는 예전에 과산화수소를 사용했는데, 요즘은 위염 등을 일으킬 수 있어서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때도 위식도관을 길게 만들어서 주사기에 과산화수소를 넣어서 내시경하는 것처럼 위에 직접 투여했습니다. 그렇게 먹이고 다음 날 병원에 가면 아마 위가 더부룩하고 힘들 것입니다.

💊 명절 대비 응급상황 준비사항

명절에 가면 많이 먹게 되어 아이들이 구토, 설사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설사가 많으니, 어디 놀러 가거나 추석 때 놀러가시거나 친척 집, 부모님 댁에 갈 때 응급 상비약 같은 것을 하나 가지고 가시면 좋습니다. 혹시라도 변이 묽어지고 컨디션이 안 좋은 것 같다면 바로 먹여보세요. 설사는 빠르게 좋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에 우리 아이를 데리고 부모님 댁이나 시골로 가신다면 가시기 전에 주변 24시간 동물병원을 하나 정도 네이버에서 미리 찾아놓으세요. 혹시라도 생길 응급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갑자기 문제가 생기면 당황해서 이런 것도 찾지 못하니까 미리 알아놓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마무리하며

오늘은 추석 때 먹어도 되는 과일, 먹으면 안 되는 과일 그리고 혹시라도 먹었을 때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알려드렸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가족들과 즐거운 추석 연휴를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 더 좋은 정보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Created by 설채현의 놀로와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최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