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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어서 고민에 빠진 사우디아라비아...최후의 선택은?

목차 📚

📌 먼치 POINT

사막 국가의 무모한 도전

  • 네옴시티 트로제나 프로젝트 기반으로 2029 동계아시안게임 유치

  • 인공눈 제작·담수화 시설 필요, 고지대 건설 난항으로 완공 불투명

재정 위기와 개최 포기론

  • 국제유가 하락 → 재정 적자 급증, 오일머니 전략 흔들림

  • 대회 개최 포기 검토, 한국·중국을 대안 개최지로 물색

  • 트로제나 프로젝트 축소 가능성까지 제기

스포츠워싱 논란

  • 인권 문제 은폐·이미지 세탁 목적의 무리한 스포츠 행사 유치 비판

  • 동계아시안게임 실패는 정치·이미지 전략 차질로 해석

한국의 선택

  • 기존 인프라·경험 보유, 유력 대안으로 부상

  • 조건부 개최 필요: 사우디 비용 분담·네옴시티 사업 참여권 확보

  • 국익 중심 협상 카드로 활용할 때만 고려 가치 있음


들어가며: 사우디, ‘29년 동계 아시안게임 개최 포기 검토

사우디아라비아가 2029년에 동계 아시안게임을 개최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동계 아시안게임이 맞습니다. 사막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동계 아시안게임 개최를 못할 것 같다며 대체 개최국을 물색 중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한국에서 동계아시안게임을 대신 개최할 의사가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이를 직접 들은 유승민 대한체육회 회장은 바로 결정할 수 없으니 정부와 상의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한국의 문화체육관광부는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 개최 의향 타진을 받은 내용을 보고받았으며,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 유치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다시 조사하면서 개최할지 말지를 검토 중입니다.


사막에서 동계 스포츠? 상식을 뒤엎는 도전

사우디아라비아는 겨울에 눈이 거의 안 오는 지역입니다. 아시아권 국가 중에 눈이 내리는 나라 자체가 별로 없어서 이때까지 동계아시안게임을 유치한 나라가 중국, 일본, 카자흐스탄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토의 95%가 사막인 나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는 2022년 10월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2029년 동계 아시안게임 개최지로 선정되었습니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는 인공눈을 통하여 경기장을 만들어 동계 아시안게임을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내보였습니다.

네옴시티와 트로제나 프로젝트의 야심찬 계획

사우디아라비아는 유명한 건축물이기도 한 네옴시티를 건설하면서 시설 건립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2017년에 발표한 탈탄소 국가발전 계획의 비전 2030의 핵심 사업입니다.

네옴시티에는 트로제나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트로제나 프로젝트의 중심지인 트로제나라는 지역을 세계적 수준의 동계 스포츠 허브로 조성하겠다고 대내외적으로 선언했습니다. 이곳에는 각종 스키 슬로프 등의 경기장과 호텔, 스파, 골프장 등이 들어올 예정이었습니다.

천문학적 비용과 현실적 한계에 봉착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 한계가 분명했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인공눈 제작을 비롯하여 리조트에서 쓸 물을 확보하려면 200km가 떨어진 바다에서 물을 끌어와야 합니다. 근처에 강이나 호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바다에서 물을 끌어오는 핵심 시설인 해수 담수화 설비 공사는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트로제나 지역은 해발 2600m 지역의 고지대다 보니까 자재를 운송하는 데에도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돈이 많아도 돈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 트로제나를 건설하는 데만 약 190억 달러, 한화로 26조 4300억 원 규모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불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당장 유가 하락과 재정 적자가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서 돈을 대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2029년 완공 불투명, 대안 찾기 나서

사우디아라비아는 트로제나 프로젝트가 장기 계획에 따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동계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2029년 전까지 완공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사우디아라비아가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2029년에 동계 아시안게임을 개최할 곳을 찾으러 다니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 개최를 포기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관련 체육계 인사들이 한국과 접촉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답이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트로제나 프로젝트를 축소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스포츠워싱 논란과 국제적 비판

국토의 95%가 사막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그야말로 돈을 뿌려가며 각종 국제 행사들을 개최하려고 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눈이 거의 안 오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동계 아시안게임을 유치하는 무모한 도전을 하면서 일각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에 대한 스포츠워싱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스포츠워싱은 국가, 기업, 단체 등이 스포츠를 이용해서 각종 문제를 은폐하고 이미지를 세탁하는 일을 뜻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내 각종 인권 문제를 비롯하여 언론인 살해 등 범죄 혐의를 숨기기 위해 스포츠를 악용한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뿐만 아니라 2034년 피파월드컵과 하계 아시안게임도 개최합니다. 이것이 전부 다 사우디아라비아 내에서 발생하는 각종 인권 문제들을 어느 정도 덮으려고 더 큰 이슈를 터뜨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눈도 안 오는데 무리하게 동계아시안게임을 개최하려다가 큰 문제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과 중국이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 대안으로 한국이나 중국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파이낸셜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2029년 대회를 한국이나 중국이 대신 개최하고 사우디아라비아는 그다음 대회인 2033년 대회를 유치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했다고 합니다.

한국과 중국 모두 최근에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고 대회에 필요한 모든 시설 인프라와 노하우를 갖고 있기에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었습니다. 물론 한국과 중국 정부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일체 관련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 개최 자체를 포기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가 하락이 가져온 재정 위기

돈도 많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왜 이렇게 힘든 난관에 봉착했는지는 최근 상황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오일머니로 구축된 나라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지나치게 석유 의존도가 높은 나라입니다. 2022년 IMF 자료에 따르면 GDP의 40%, 정부 재정의 75%가 석유 하나만으로 차지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국제유가가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고 나서 유가가 급등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도 덕을 많이 봤는데, 요즘에는 당장 최근에 배럴당 60달러 선까지 깨지면서 4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유가가 낮아지니까 그만큼 손실도 많이 보고 있습니다.

당장 사우디아라비아가 재정 수지 균형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유가 수준은 배럴당 90달러입니다. 그런데 30달러 정도 차이가 납니다. 이미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인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1분기에 약 212조 원의 재정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더 심화될 재정 적자 전망

유가가 여기서 더 떨어지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입니다. 이미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여기서 더 떨어지면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재정 적자가 최대 750억 달러, 한화로 104조 원이 될 수 있다고 전망을 내놨습니다.

물론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를 대비해서 외환 보유고도 가득 준비해 놨다 보니까 빚으로 나라 경제가 힘들어지거나 하지는 못하겠지만, 예전처럼 흥청망청 쓰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당장 동계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 그런 행동은 안 하려고 할 것입니다. 재정 적자가 너무 심하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건 이러한 유가를 낮추는 게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3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는 감산 전략, 그러니까 석유를 덜 뽑는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갑자기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석유 증산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OPEC+ 내부 기강 잡기 위한 전략

표면적인 이유는 OPEC+에서 OPEC+의 통제를 안 따르려는 나라들의 기강을 잡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당장 OPEC+의 23개 회원국은 감산 체제를 유지해 왔습니다. 이는 유가를 높게 올리기 위해 한 것입니다.

그런데 카자흐스탄이나 이라크의 경우에는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새로운 유전을 개발하는 등 석유를 증산해 오고 있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입장에서 봤을 때는 탐탁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렇다 보니 오펙플러스 내부 기강을 잡기 위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생산량을 늘려 의도적으로 국제유가를 떨어뜨리려고 한 것입니다. 당장 이전에도 이러한 사례가 몇 번 있어서 내부의 기강을 잡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재정 적자가 점점 더 커지다 보니까 이제는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조차도 개최를 못할 지경에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대안 개최지를 찾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 제안을 받아들여야 할까?

한국 입장에서 이 대회를 굳이 받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사실 냉정하게 따지면 꼭 그래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한국은 이미 평창동계올림픽과 여러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경험이 있고 동계스포츠 인프라도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한국이 지금 당장 동계 아시안게임을 추가로 개최한다고 해서 국가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이미지를 새로 세탁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도 아닙니다. 게다가 단기적으로는 분명한 부담이 뒤따릅니다. 대회가 열리면 행정력과 인력이 동원되어야 하고 경기장 운영, 선수촌 관리, 교통 및 숙박 문제 해결 등 수많은 준비 과정이 필요합니다.

물론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세금이 투입되는 건 피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국민 입장에서 왜 사우디가 못하는 걸 우리가 대신 해줘야 하느냐는 불만이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조건부 개최로 실익 확보해야

만약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요청을 받아들여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을 대신 개최한다면 단순히 우리가 잘할 수 있으니까 맞는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사우디로부터 확실한 보상과 이익을 얻어내는 조건부 개최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막대한 개최 비용 일부를 사우디 측이 부담하거나 한국 기업이 네옴시티나 트로제나 프로젝트 건설에 참여할 수 있는 우선권을 확보하는 등의 실질적인 이득이 따라와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한국이 모든 부담을 떠안는다면 결국 사우디에 체면을 세워주는 들러리 역할만 하게 되고 국민 세금만 소모되는 결과로 끝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철저한 국익 관점에서의 접근 필요

정리하자면 한국은 이번 사안을 철저히 국익 관점에서만 접근해야 합니다. 아시아 스포츠의 중심 국가로서의 위상 강화라는 추상적인 명분보다는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굳이 이 대회를 떠안을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한국이 이를 지렛대로 활용해 사우디와의 협상에서 경제적 외교적 카드를 챙겨낸다면 그때 비로소 고려해 볼 만한 선택이 되는 것입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을 개최할 곳을 찾아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도 부디 국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Created by 센서스튜디오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최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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