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약 먹이는 방법 | 설채현 행동학 수의사
📌 먼치 POINT
강아지 약 먹이기는 숨기기, 섞기, 직접 투약 3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알약은 숨기기(필바이츠, 필리스 등 전용 제품 활용)를, 가루약은 사료가 아닌 맛있는 습식 간식에 섞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직접 투약은 공격성이 없고 스트레스가 적은 아이에게만 추천합니다.
억지로 먹이기보다는 즐거운 간식 시간처럼 느끼게 해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 약 먹이기는 억지보다 '간식처럼' 느끼게 하는 게 포인트!
들어가기 전에
보호자님들이 병원에 오셔서 가장 많이 하시는 말이 "식욕이 떨어졌어요. 밥을 안 먹어요"입니다. 그러면 제가 가장 먼저 여쭤보는 것이 "혹시 밥에 섞어주셨나요?"입니다. 이것만은 하지 마세요. 그러면 나중에 밥을 안 먹습니다.
약 먹이기는 정말 큰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번 잘못 주기 시작하면 약 먹는 게 전쟁이 되는 경우가 많죠. 이것은 좀처럼 풀리지 않는 난제이기도 합니다.
뚜렷한 방법이 없고 케이스별로 다 다르지만, 오늘 그 유형들을 정리해 드리면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말씀드려 여러분이 약을 조금 더 편하게 먹일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약의 제형 이해하기

먼저 약의 제형들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가루약이 있고, 강아지들이 먹는 약의 많은 부분이 사람 약입니다.
사람은 알약으로 삼킬 줄도 알고, 보통 몸무게보다는 성인 한 알, 두 알 이런 식으로 처방되는데, 사람 약을 연구 결과에 따라 강아지들에게 맞춰서 kg당 몇 mg 이렇게 주다 보니 가루로 나오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가루 이외에도 알약으로는 캡슐 형태와 태블릿 형태가 있습니다. 캡슐의 경우 안에 가루약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캡슐 그대로 주신다면 캡슐과 태블릿 먹이는 방법의 차이는 크게 없습니다.
알약 먹이는 방법

알약은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숨기기, 섞기, 그리고 직접 투약입니다.
💊 직접 투약 방법
직접 투약은 전문가들이 많이 하는 방법이거나 공격성이 전혀 없는 아이들에게 주로 사용합니다. 익숙해지면 그 어떤 다른 방법들보다 편합니다.
강아지 입 양옆을 손가락으로 누르면 입을 벌립니다. 입을 벌리고 알약을 입안에 넣어주는데, 여기서 중요한 팁은 절대로 입 앞 혀 가까운 곳에 넣어주면 다 뱉는다는 것입니다. 최대한 목구멍 안으로 깊숙이 넣어줘야 합니다.
입을 벌리고 아주 깊숙이 넣어준 다음 입을 닫게 하고, 코에 바람을 넣어주면서 목을 쓰다듬어주면 강아지가 삼키게 됩니다.강아지들이 삼키면 보통 목에서 꿀꺽하는 느낌이 들거나 혀를 낼름낼름 한두 번 합니다.
이런 제품도 있습니다. 필건이라고 하는데, 고양이 때문에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고양이들은 손 넣기 힘든 경우가 많고 강아지보다 더 세게 물거든요.
필건 앞에 캡슐을 집어넣고 뒤 손잡이를 누르면 약이 나갑니다. 캡슐에 조금 더 유리하고, 강아지들은 정말 막 물려고 하는 아이 빼고는 필건보다는 손이 낫다고 말씀드립니다.
🧪 섞기 방법
이것은 특별한 게 없습니다. 정말 식욕이 좋고 중대형견 아이들에게 좀 통하는 방법입니다. 소형견 아이들이 입맛이 조금 더 까다롭고 식욕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사료나 다른 음식에 그냥 넣어서 숨겨주는 방법입니다.
강아지들 중에 잘 씹지 않고 진공청소기처럼 사료를 흡입하는 아이들에게는 이것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 아이가 씹는 아이라면 이거 하지 마세요. 그러면 나중에 밥을 안 먹습니다.
약을 밥에 섞어주게 되면 식욕이 조금 떨어지거나 씹거나 예민한 아이들은 먹으면서 그 약 맛을 느끼게 되고, 강아지 입장에서는 사료와 쓴맛을 연결시키게 됩니다. 그러면 나중에는 그냥 사료도 안 먹게 됩니다. 따라서 정말 식욕이 좋고 씹지 않고 삼키는 아이들에게만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 숨기기 방법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숨기기입니다. 숨길 수 있는 제품들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필리스라는 제품이 있는데, 벨릭서라는 회사에서 나온 동물병원 전용 제품입니다. 약 먹이기 전용 제품이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파우치도 있지만, 너무 무른 것보다는 젤리처럼 어느 정도 모양이 갖춰진 것에 숨기기가 더 편합니다.
필바이츠라는 제품도 알약 숨기기에 상당히 좋습니다. 말랑말랑하고 반죽처럼 될 수 있어서, 약을 가운데 넣고 경단을 만들어주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태블릿이나 캡슐 같은 경우 약 냄새도 나지 않고 아이들 입장에서는 알 수가 없죠.
가장 고전적인 필포켓이라는 외국 제품도 있습니다. 피넛 버터 향이 있고 가운데가 뚫려 있어서 반죽하지 않고 구멍에 약을 넣고 바로 닫을 수 있습니다. 다만 외국은 대형견들이 많고 단맛에 끌리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 소형견들은 고기 향을 좀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마다 좋아하는 맛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제품들을 시도하면서 장기적으로 약을 먹여야 하는 아이라면 꼭 아이에게 맞는 것을 찾으시길 추천합니다.
가루약 먹이는 방법

가루약은 섞기와 직접 투약이 있습니다.
섞기를 조금 더 추천합니다. 잘 섞었을 때 아이들에게 거부감이 없고 보호자와 사이가 나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직접 투약의 경우 보호자와 사이가 나빠지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강아지들이 왜 약 먹는지 이해하겠어요? 그런데 맨날 그 쓴 것을 입안에 넣고 억지로 잡고, 거기다가 약은 일정한 시간에 먹이죠. 그러면 아이들이 그 예측 가능성이 생기면서 그 시간에 보호자를 피한다거나 사이가 나빠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 섞기 방법
가장 많이 하시는 것이 사료에 섞어주시는 분들이 있을 텐데, 이 방법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알약보다 가루로 되어 있으면 당연히 표면적이 넓어지면서 냄새가 더 나겠죠. 그러니까 강아지들이 냄새 맡고 바로 피한다거나, 냄새 맡고 먹어볼까 했다가 혀에 닿는 그 쓴맛에 아예 이 사료에 대해서 안 먹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꽤 있습니다.
정말 식욕이 높고 그냥 아무거나 먹는다고 보호자가 딱 봐도 아시는 그런 아이들만 이렇게 섞어주세요. 우리 아이가 약간 미식가이고 입맛이 까다롭고 원래 먹던 것 아니면 좀 잘 안 먹는 느낌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사료에 섞어주기 방법은 사용하지 마세요.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가루약을 먹일 때 맛있는 습식 간식, 습식 파우치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양을 너무 적게 하지 마세요. 적게 하면 냄새가 덜 묻힐 수 있으니까, 충분히 넣어주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여기에 가루약을 넣고 섞어서, 벽에 붙은 약들이 최대한 다 습식 파우치에 묻을 수 있게 섞어서 자기 스스로 먹게 하는 것을 가장 추천합니다.
약 먹이기의 포인트는 최대한 맛있는 것을 통해 약의 냄새를 가리고 자기 스스로 먹게 해야하는 것입니다.
나중에 계속 약을 먹어야 하는 아이들의 경우 장기적으로 약을 편안하게 먹일 수 있습니다. 너무 억지로 먹이려고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필바이츠 같은 전문 제품을 가루약과 섞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런 반죽 같은 전문 제품들을 가루약에 섞을 때는 가루약의 양이 너무 많지 않은 경우만 가능합니다. 최대한 넓게 펴서 접고, 가루약을 안에 넣어 섞어서 주머니를 만들어 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 직접 투약 방법
가루약을 종지 같은 데 담고 너무 많이 넣으면 나중에 뽑기가 어려우니까 적당히 섞습니다. 바늘 없는 주사기로 뽑아낸 다음, 강아지 입을 벌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강아지 입 옆쪽에는 공간이 있어요. 입을 닫은 상태에서 이 공간으로 넣으면 다 들어갑니다. 살짝살짝 넣는데 맛이 없으니까 싫어하고, 많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손실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대안 방법들

꼭 전문 제품뿐만 아니라 치즈에 섞어주기도 있고, 피넛 버터에 섞어주기도 있고, 고구마도 많이 사용하시는 것 같습니다. 특히 쓴 가루약 같은 경우에는 꿀 이런 것과 섞어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치즈 같은 경우는 저염 치즈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특히 소형견의 경우 치즈를 너무 많이 줬을 때 췌장염 등도 걱정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닭가슴살이나 고기에 묻혀서 주시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항상 하기가 힘들다면 전문 제품들이 그런 수고로움을 덜어줄 수도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오늘은 강아지 약 먹이기 방법으로 가루약, 알약 그리고 숨기기, 섞기, 직접 투약 방법에 대해서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보여드렸습니다. 아이들마다 좋아하는 것이 다 다르기 때문에 보호자님들이 이 중에서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제가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알약의 경우 숨기기, 가루약의 경우 사료를 제외한 맛있는 것에 섞기입니다.
보호자로서 우리 아이들이 뭘 좋아하는지 고민하면서 방법을 만들어내신다면 우리 아이들 약 먹는 것이 스트레스가 아니라 하루에 재미있는 간식 먹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Created by 설채현의 놀로와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최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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