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지적생명체가 존재할까? 우주적 허무주의에 대하여
📌 먼치 POINT
1.별을 만드려는 노력
에너지는 핵융합 혹은 핵분열을 통해 생성
- 지구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에너지는 핵분열을 통하나, 인체에 해롭다는 단점
- 핵융합은 깨끗한 에너지이나, 훨씬 더 높은 에너지를 요구하기에 에너지 제어 기술이 필요K- STAR를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핵융합을 통해 에너지를 만드려는 노력
- 지구에서는 거대한 중력을 만들 수 없어 안정적인 핵융합이 어려운 상황
- 강한 자기장을 가지고 플리스마 물질을 안정화 시키는 기술 필요
2.외계 생명체
SETI 프로젝트를 비롯해 외계 문명을 찾으려는 노력 지속
찾아야하는 대상 정의 필요
- 유기물, 유기 생명체, 외계 지성체 등골디락스존의 개념을 넘어 시야를 넓혀 찾아야 할 필요성 대두
별의 탄생부터 우주적 허무주의까지 🌌

오늘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윤성철 교수,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정애리 교수, 그리고 파토의 원종우 대표와 함께 인류가 가장 궁금해하는 우주의 근본적 질문들에 대해 탐구해보았습니다. 인간이 직접 별을 만들 수 있을까, 외계 지적 생명체가 존재할까, 그리고 광활한 우주 앞에서 느끼는 허무주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과학과 철학이 만나는 지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인간이 별을 만들 수 있을까

SF에서는 별을 만드는 이야기들이 간혹 나옵니다. 스타트랙의 제네시스 에피소드에서는 목성 같은 별에다가 에너지를 주고 압력과 온도를 높여가지고 별로 변하게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재료가 있고 온도와 압력을 갖춰주면 별이라는 걸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훨씬 복잡한 문제입니다.
에너지는 핵융합을 통해서 작은 원소를 융합시켜서 만들어낼 수도 있고, 조금 무거운 원소를 분열시켜서 만드는 핵분열의 방법도 있습니다. 지구에서 쓰고 있는 핵에너지는 거의 다 분열을 통해서 나오는 에너지인데, 핵분열로부터는 방사능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인체에 해롭습니다. 반면 핵융합을 통한 에너지는 깨끗한 에너지이지만, 훨씬 더 높은 온도를 필요로 하고 그 에너지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핵융합과 인공태양의 도전 🌟

우리나라의 K-STAR를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핵융합을 통해서 에너지를 만들려고 하는 노력들이 있었지만, 아직 성공적으로 상용화되지는 못했습니다. 관건은 얼마나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가 있느냐입니다. 별이 안정한 이유는 별이 무척이나 크고 중력과 압력이 균형을 이루는 상태에 있기 때문에 안정한 에너지 생성 메커니즘이 가능한데, 지구상에서는 그런 거대한 중력을 만들어낼 수가 없습니다.
높은 온도에서는 모든 원자들이 다 이온화된 상태로 존재하게 되고 그런 이온화된 물질을 플라스마라고 합니다. 플라스마 물질들은 자기장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강한 자기장을 가지고 그런 물질의 상태를 안정화시키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현재는 안정적으로 핵융합 에너지를 수초간 적어도 그 이상 만들어냈지만, 이것이 좀 더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상용화도 가능할 것입니다.
지구가 빛을 내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별의 생성 과정과 지구의 생성 과정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별은 우주 공간에 떠돌던 물질이 중력에 의해 불안정해져 뭉쳐지면서 탄생합니다. 별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강착 원반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지는데,주변 물질이 차가워지면서 분자 등으로 뭉쳐진 먼지 알갱이가 생겨나는데, 지구 역시 여러 물질이 뭉쳐져서 생성되었습니다. 따라서 별은 행성과 형성 과정과 구성 물질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구는 질량이 크지 않아 행성 합반을 하기에는 부족합니다.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

천문학자라면 누구나 외계 생명체가 있기를 바랍니다. 있으면 훨씬 더 우리의 삶이 흥미로워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궁금한 것은 외계의 생명체도 지구의 생명체처럼 탄소를 기반한 생명일 것인가, 그리고 지구의 생명체와 동일한 방식의 유전자를 갖고 있을 것인가, 아니면 전혀 다른 방식의 메커니즘이 존재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우주가 원체 크고 별도 많다 보니까 그중에 어딘가에는 우리와 비슷한 게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칼 세이건 박사가 "만약에 우주에 우리밖에 없다면 그것은 엄청난 공간의 낭비일 것이다"라고 말한 것도 일리가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대부분 아주 보수적으로 미생물부터 찾으려고 하는 한편, SETI 프로젝트, 외계지적생명체 탐사 프로그램처럼 전파망원경을 놓고 외계 문명이 보내는 전파를 찾으려는 노력도 40여 년간 계속되어 왔습니다.
외계 생명체를 찾기 위한 노력 🛸

천문생물학은 상당히 어려운 학문인데, 우리가 찾아야 되는 대상부터 정의를 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첫 번째는 유기물, 즉 탄소를 기반으로 한 분자를 찾는 노력이고, 두 번째는 유기 생명체, 아주 단순한 벌레라도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가지고 흔적을 찾는 것이며, 세 번째는 우리와 같은 지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외계 지성체와 컨택을 하려는 노력입니다.
우주에는 유기 분자가 상당히 많고 초기 우주부터 존재했기 때문에 생명체를 만들기 위한 재료는 풍부합니다. 하지만 지구상에서도 유기 분자가 유기 생명체로 진화한 것은 딱 한 번 있었던 사건이라고 하며, 그 과정을 아직도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만화에서는 외계 생명체가 있다는 증거는 우리에게 연락을 안하는 것이 증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골디락스존에 대하여

골디락스존이라는 개념도 우리가 지구 생명체에서 얻은 선입견일지도 모릅니다. 2012년에 NASA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캘리포니아 어떤 호수에서 우리가 독극물로 알고 있던 비소를 영양분으로 삼아서 살아가고 있는 생물을 발견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우리에게 굉장히 해로운 환경이 오히려 적합한 환경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외계 생명체를 찾는 문제에 있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골디락스 존에는 기준이 존재하지만, 조금 더 열린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화성의 경우 골디락스 존 내부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어떠한 미생물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골디락스 존 안에 있더라도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 예외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토성의 위성 타이탄은 태양계 중에 지구를 빼고 유일하게 액체의 바다를 표면에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여기는 엄청나게 춥기 때문에 물이 아니고 메탄, 액체 메탄이 영하 170-180도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합니다. 과학자들은 이 탄화수소 메탄 액체를 매개로 해서 살고 있는 생명체가 있을지 모른다고 해서 연구를 하고 탐사를 하고 있습니다.
우주의 광활함 앞에서 느끼는 허무함과 극복

넓은 우주의 광활한 내용들을 계속해서 연구하다 보면 내 스스로의 존재가 너무 허무하고 아무것도 아니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본인이 우리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른 문제입니다. 자기가 어떻게 이 우주를 해석하느냐의 문제이고, 이미 과학적인 문제를 벗어난 자기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입니다.
별이 폭발하면 초신성이 만들어집니다. 고대 신화에서 별 하나가 만들어지면 뭔가 위대한 위인이 탄생했다는 얘기들을 하곤 했습니다. 이 우주에서 초신성은 1초에 10개 이상 터지고, 지구상에서는 1초에 한 4.5명 정도의 아기가 태어납니다. 초신성 1개가 폭발할 때마다 아기 1명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이렇게 거대한 우주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인 같은 문명들이 이 우주에 수없이 많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인간이 정말로 우연히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그게 왜 굳이 허무주의로 빠져야 되는지는 의문입니다. 지구라는 것이 정말 특별했다고 생각했는데 현대 과학이 밝혀놓으니까 이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주가 어떻든 간에 지금 우리가 여기 살아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정말 중요합니다.
별의 순환 속에서 찾는 존재의 의미 🛰️

어렸을 때 별을 보고 있으면 우리가 과연 어디서 왔는지 생각과 함께 스스로 너무 작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주의 별이 많은데 별과 같은 존재로 살 것인지 아니면 정말 먼지로 살 것인지는 스스로의 마음가짐과 철학에 달려 있습니다.
별들이 중원소를 만들어내서 그 중원소를 가지고 와서 우리가 생긴 것입니다. 우리가 죽고 나서 지구도 사라지고 태양도 사라져도 우리 몸속에 있던 중원소는 또 어디론가 가서 다음 세대의 또 별을 만들고 태양계를 만들고 어쩌면 생명을 만들지도 모릅니다.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물질들의 근원을 알아냈고, 이게 어디로 갈지 알아냈습니다. 우리는 그 거대한 순환 속의 역사적인 존재입니다.
이런 의미를 느끼면 내가 꼭 이 정신을 가지고 영원히 살아야 되느냐 그것과는 다른 차원의 영속성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이를 '물질의 영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뭔가 배우려고 하고 느끼려고 하는 것이 결국은 영혼을 붙잡으려고 달려가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영혼을 놔주는 것, 그게 중요한 과정이 됩니다.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알아낸 것만 해도 크기도 엄청나고 나이도 엄청나며, 일반적으로는 과학적 방법이 아니었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런 엄청난 것을 알아내긴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것이 아직은 굉장히 작을 것입니다. 과학기술 문명이라는 게 생긴 게 불과 몇백 년밖에 안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주 저쪽 끝에는 10만 년 동안 과학기술 문명만 발달시킨 곳도 있을 수 있는데, 그들은 얼마나 많은 걸 알아냈을까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굉장히 초보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알아낼 것이 굉장히 많이 남아 있다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우주는 계속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아주 먼 장래에는 우주배경복사가 지나치게 희미해지고 은하 간의 거리도 지나치게 멀어져서 관찰이 불가능할 정도가 될 것입니다. 그때 태어났다면 우주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을 테고, 우리를 구성하는 물질이 어떻게 나왔는지도 몰랐을 것입니다. 우리가 빅뱅이라는 것이 있었고 별의 진화라는 것이 있고 이런 것을 알 수 있는 시기에 태어나서 이런 연구를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가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류가 여기까지 온 것만도 굉장히 대견한 일입니다. 허무하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뿌듯하고 대견하게 바라봐야 할 부분입니다. 과학 연구의 즐거움은 바로 이런 맛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Created by 카오스 사이언스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하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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