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 조기 진단이 가능한 이산화탄소 센서가 있다?!🚨 I KAIST 유승협 교수, 최동호, 김민재 연구원
📌 먼치 POINT
1. 건강 모니터링을 위한 초소형 CO₂ 센서 개발
KAIST 유승엽 교수팀은 마스크 내부에 부착 가능한 초소형, 저전력, 유연한 이산화탄소 센서를 개발했다. 호흡에서 배출되는 CO₂ 농도를 실시간 측정해 과탄산증, 수면 무호흡증 등 다양한 질병의 조기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
2. 형광 기반 측정 기술과 성능 혁신
HPTS 분자의 형광 특성을 이용해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기존 센서의 광열화와 전력 소모 문제를 해결했다. 171μW 수준의 초저전력과 9시간 연속 사용이 가능해 웨어러블 디바이스로의 확장 가능성이 크다.
3. 실용성과 확장성에 대한 기대
건설 현장, 차량, 병원 등 다양한 환경에서의 호흡 모니터링은 물론, 운동 및 정신건강 관리에도 적용이 기대된다. 센서 설계부터 실험 최적화까지 꼼꼼히 진행된 이번 연구는 차세대 헬스케어 기술의 대표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들어가며

마스크 내부에 부착해서 사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센서가 개발되었습니다. 이 센서는 과탄산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 수면 무호흡 등 다양한 질병의 조기 진단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건설 현장과 같은 분진 발생 현장이나 병원 내에서 또는 환절기 등 장시간 마스크 착용 환경에서 재호흡에 따른 부작용 개선에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유승엽 교수는 집적 유기전자 연구실에서 유기 반도체를 이용한 다양한 디바이스를 개발하고 이해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신소재공학과 학사과정 김민재 연구원과 전기 및 전자공학부 박사과정 최동호 연구원이 함께 참여했습니다. OLED 디스플레이, 유기 태양전지, 유기광 검출 소재 등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특히 유기 반도체는 유연 특성이 아주 우수해서 이를 적극 활용하는 웨어러블 기기 개발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번에 개발한 웨어러블 이산화탄소 센서도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산화탄소 모니터링의 의학적 중요성

우리 몸에서 이산화탄소는 호흡기와 순환기계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특히 항상성 유지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호흡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하는 경우, 이산화탄소가 혈액에 녹아 혈액의 pH를 낮춰 경련, 흉통 등을 동반하는 과탄산증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은 호흡과 순환기계의 건강을 체크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호흡 대사 산물로서 호흡기 이산화탄소 농도는 폐와 순환기계의 상태를 반영하고, 따라서 여러 가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진단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의 경우 이산화탄소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변할 수 있어서 이를 통해 상태를 점검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수면 무호흡증의 경우 산소 공급과 이산화탄소 배출이 잘 되지 않아서 건강에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워치 등에 있는 산소포화도 측정과 더불어서 호흡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농도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면 수면 무호흡증과 이에 따른 부작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활용 분야
운동 중 대사 상태 모니터링
운동 중에도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 매우 유용합니다. 운동을 할 때 우리는 대사 활동이 활발해지며 이산화탄소가 더 많이 발생합니다. 이 농도를 측정하면 개인의 대사 상태와 호흡 효율성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체력 관리와 운동 계획을 더 과학적으로 세울 수 있게 되고 운동 중에도 더 효율적인 호흡과 운동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안전 운전을 위한 모니터링
운전 중 차량 내부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차량 내부에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산소 농도가 감소하여 졸음운전이나 집중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산화탄소 농도를 모니터링하면 졸음 운전을 미연에 방지하고 보다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기존 이산화탄소 측정 방법과 한계점

이산화탄소를 측정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전기화학적 방법, 비분산성 적외선 흡광법, 그리고 형광 염료 기반의 측정법이 있습니다. 각 방법은 고유의 장단점이 있어서 어떠한 환경이나 용도에 따라서 선택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전기화학적 방법
전기화학적 방법은 이산화탄소가 전기화학적 반응을 일으킬 때 생기는 전압이나 전류의 변화를 감지해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정확도가 굉장히 높고 그만큼 신뢰도가 높습니다. 하지만 이산화탄소를 측정하려면 전기화학적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서 상당히 높은 온도가 필요하고 또 그에 따라 전력도 많이 소모됩니다. 따라서 휴대용 센서로 사용하려면 이 전력 소모와 온도 문제 때문에 연속적인 사용에 제약이 있어서 주로 산업적 용도로 많이 사용됩니다.
비분산성 적외선 흡광법
비분산성 적외선 흡광법은 이산화탄소가 특정 파장의 적외선을 흡수하는 성질을 이용합니다. 센서 안에서 적외선이 방출되고 또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을수록 특정 파장에서 흡수되는 빛의 양이 많아집니다. 이 방법은 실제로 병원 같은 의료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정확하게 측정하려면 이 센서 내 빛이 더 많이 통과할 수 있도록 경로가 길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이 방식은 센서가 커질 수밖에 없어서 웨어러블 센서로 개발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형광 염료 기반 측정법
형광 염료 기반 측정법은 특정 형광 염료가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라 그 형광 특성이 바뀌는 원리를 이용합니다. 이산화탄소가 있으면 이 형광 염료와 반응해서 형광의 세기나 지속 시간이 변하고, 또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 농도를 감지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법은 매우 민감하고 또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의 센서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새로운 센서의 핵심 기술: HPTS 분자

이번 연구에서는 HPTS라는 분자의 형광이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할 때 감소하는 성질을 이용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이산화탄소가 물에 섞이면 탄산이 만들어집니다. 이 탄산이 분해되면서 수소 이온이 나옵니다. 이 수소 이온이 HPTS 분자와 반응하면 HPTS의 형광이 약해집니다.
즉 형광이 약해지는 정도로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 변화를 광 센서를 이용해 감지하면 정확하게 이산화탄소 농도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형광 염료를 사용하는 광화학적 방법은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는 데 매우 민감해서 보통 3~5% 정도 되는 호기 이산화탄소 농도를 모니터링하는 데 적합합니다.
기존 기술의 문제점과 해결책

기존 방법에는 몇 가지 한계가 있어서 헬스케어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지 못했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형광 염료가 빛을 받으면 화학 구조가 변하는 광열화 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센서가 안정적으로 작동하지 않게 되는데 그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도 부족해서 이 문제를 지금까지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대부분의 기존 센서들이 배터리로 작동해야 하는 웨어러블 기기라서 소모되는 전력과 사용 시간이 반비례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기존 광학적 센서들은 크기도 크고 전력 소모도 많아서 연속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모니터링하기에는 어려웠습니다.
세 번째는 기존 센서들이 유연하지 않아서 계속해서 충격이나 굽힘에 노출되는 웨어러블 환경에서 사용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마스크나 의류처럼 유연한 곳에 기존의 센서들이 잘 장착될 수 없었습니다.
혁신적인 해결 방안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먼저 형광 염료 분자가 왜 시간이 지나면 정확한 측정을 못하게 되는지, 즉 광열화 경로를 규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이산화탄소를 감지하는 HPTS 분자가 빛을 받으면 1-하이드록시페이렌으로 바뀌게 되는데, 이 변화가 측정에 영향을 미쳐서 시간이 지나면서 오차가 커진다는 사실을 찾아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센서 설계를 제안하였고, 기존 기술 대비 수명을 수십 배 이상 연장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로 유연하면서도 작고 전력 소모가 적은 센서를 만들기 위해 발광 다이오드와 유기 포토다이오드를 결합했습니다. 특히 유기 포토다이오드가 LED를 감싸는 형태로 구성되어 유기 포토다이오드를 제로 바이어스 구동 방식으로 동작하게 하여 전력 소모 또한 최소화했습니다. 그 결과 무게는 0.12g, 두께는 0.7mm로 굉장히 가볍고 얇은 센서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이 센서는 마스크 안에 쉽게 넣을 수 있어서 웨어러블 기기에서도 널리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센서의 기술적 특징과 성능
개발된 센서는 기본적으로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라 방출되는 형광의 세기 변화를 유기 포토다이오드를 이용해서 측정합니다. 형광은 빛을 낼 수 있는 발광 물질이 외부에서 조사된 빛을 흡수해서 높은 에너지 준위로 들뜬 상태가 되었다가 다시 낮은 에너지 준위로 내려오면서 빛을 내는 현상을 말합니다. 들뜬 상태가 된 것을 익사이테이션 상태가 되었다고 표현합니다.
두 파장 대역의 LED를 이용해서 이산화탄소에 반응하는 형광 염료를 각각 여기시켰고, 방출된 빛을 효과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원형 유기 포토다이오드를 사용했습니다. 이로부터 약한 빛의 세기로도 충분히 형광 분자를 여기시킬 수 있어서 기존 광화학적 센서의 고질적 문제였던 빛에 의해 형광 염료가 변성되는 광열화 현상을 완화할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수 밀리와트 수준을 소비하는 기존 센서에 비해 수십 배 낮은 171 마이크로와트의 소자 소비 전력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광화학적 센서에서 사용 시간에 따라 오차가 증가하는 원인을 형광 분자의 광열화 경로를 통해 설명했고, 오차 발생을 줄이기 위한 과학적인 설계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이로부터 동일 재료에 기반한 기존 기술은 사용 시간이 20분 이내인 데 반해 최대 9시간까지 안정적으로 연속 사용이 가능하며 이산화탄소 감지 형광필름을 교체할 시 다회 활용도 가능한 센서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 과정의 도전과 극복

실험을 진행하며 측정이 잘 되지 않을 때도 있었고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한 예로 유기 포토다이오드를 통해 측정된 신호가 궁금한 형광의 세기 변화 외에도 LED에서 직접 입사된 빛이 함께 측정되어 노이즈로 존재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LED 측면에서 방출된 빛을 막는 설계와 유기 포토다이오드와 LED 사이에 컬러필터층을 넣어서 측정하고자 하는 빛의 파장 대역을 선택적으로 투과시키는 설계를 도입했습니다.
연구팀은 사전에 충분한 논문 조사와 논의를 통해 철저한 계획을 세우는 동시에 실제 측정 과정에서 발생했던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포함한 실패 노트를 기록해서 다음번 실험 계획을 세울 때 적극적으로 참고했습니다.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다른 시선에서 혹시 놓친 부분이 있지는 않을지 처음부터 살펴보며 쉬어가는 시간을 보낸 것도 마인드 컨트롤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개발된 센서는 얇고 가볍다는 장점이 있어서 마스크 내부에 부착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저전력, 고안정성, 유연성 등 우수한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로부터 일상생활 속에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과탄산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 수면 무호흡 등 다양한 질병의 조기 진단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건설 현장과 같은 분진 발생 현장이나 병원 내에서 또는 환절기 등 장시간 마스크 착용 환경에서 재호흡에 따른 부작용 개선에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더 나아가 실시간으로 호흡수 모니터링이 가능하기 때문에 운동 능력 측정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호흡 조절을 통한 정신 건강 관리에도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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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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