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을 가진 사람들이 선글라스를 선호한다고?
📌 먼치 POINT
1.색과 빛
색은 가시광선
발광색과 물체색으로 구분
- 물체색은 백색광을 받았을 때 특정 파장의 빛이 흡수되고 나머지가 반사되는 색구조색은 물체의 독특한 구조로 색이 발생
- 물체의 구조로 들어간 빛이 반사나 간섭 현상으로 인해 특정 색을 증폭
2.멜라닌 색소
푸른 눈은 멜라닌이 검은색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증거
- 같은 빛이라도 푸른 눈을 지녔다면 빛이 조금 더 쎄다고 지각
- 서클렌즈는 흡수색으로 색을 내는 것이기 때문에, 선글라스와 유사한 효과검은 눈을 지닌 동양인이 상대적으로 밝은 빛을 선호
색과 빛의 과학🌈

푸른 눈을 가진 사람들이 선글라스를 더 선호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이 흥미로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색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부터 알아보아야 합니다. 색은 빛입니다. 빛 중에서도 우리가 볼 수 있는 빛, 즉 가시광선입니다. 우리가 물체의 색을 지각하는 것은 빛 에너지를 전달하는 아주 작은 알갱이인 광자 덕분입니다.
가시광선대의 광자가 망막에 닿아 뇌에 전달한 신호 중 하나가 바로 우리가 지각하는 색인 것입니다. 물체가 이러한 광자를 어떻게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우리는 색을 크게 두 가지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스스로 빛을 내는 경우이고, 둘째는 외부에서 온 빛을 흡수하고 그중 일부를 되돌려주는 경우입니다.
발광색과 물체색

발광색과 물체색은 느낌 자체가 아주 달라 누구나 아주 간단히 구별할 수 있습니다. 물론 빛이 전혀 없는 깜깜한 곳에 물체를 놓아보면 더욱 확실합니다. 우리 주변의 물체들은 대부분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외부에 다른 빛이 없다면 전혀 볼 수 없습니다. 반면에 전등, TV나 휴대전화 화면 등은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주변에 다른 빛이 없어도 이를 볼 수 있습니다.
통상 말하는 물체색은 백색광을 받았을 때 특정 파장의 빛이 흡수되고 나머지가 반사되는 색입니다. 물질 내에 존재하는 전자가 에너지 준위 차이에 해당하는 빛만을 흡수합니다. 태양의 백색광이 빨주노초파남보라라는 것을 아시죠? 나뭇잎이 초록색으로 보이는 것은 그중 다른 색은 다 흡수하고 초록색 계열만 다시 반사하기 때문입니다. 물체가 삼킨 색은 물체 속으로 사라지고 물체가 뱉은 색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구조색

하지만 이와는 전혀 다른 원리로 색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물체의 독특한 구조 때문에 생기는 구조색입니다. 이는 물체색처럼 빛이 물체 내부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물체의 외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물체의 복잡한 구조 속으로 들어간 빛이 반사나 간섭 현상 등으로 인해 특정 색깔의 빛만을 증폭해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CD에서 이러한 구조색을 볼 수 있습니다. CD 표면에 미세하게 파인 홈 속으로 들어간 빛이 복잡하게 반사되고 서로 간섭해서 아름다운 색을 보여주게 됩니다. 화려한 색을 뽐내는 풍뎅이나 공작, 또는 모르포나비의 날개도 같은 원리입니다. 카멜레온이나 일부 오징어도 피부의 구조를 바꿔 자신의 색을 변화시킵니다.
푸른 눈과 멜라닌 색소의 비밀 🕶️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푸른 눈을 가진 사람들이 선글라스를 더 선호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우리가 푸른 눈이라고 부르는 것은 홍채의 멜라닌이라는 색소가 없고, 실제로 푸른색으로 우리가 보는 것은 그 구조에 의한 구조색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검은색, 즉 멜라닌 색소를 많이 가진 검은 눈의 사람들보다 같은 빛을 보았을 때 빛을 차단하는 커튼 역할을 하는 부분이 그런 역할을 잘 못합니다. 그래서 같은 빛을 보더라도 멜라닌 색소를 충분히 많이 가지고 있는 우리 검은 눈의 사람들보다 이 빛이 굉장히 세다고 지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선글라스를 착용함으로써 그 빛의 세기를 줄여주는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서클렌즈는 이런 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서클렌즈가 빛을 내는 것은 흡수색이므로, 또 다른 차단막을 하나 두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원래 파란 홍채를 가진 사람들의 문제는 빛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 많은 광량이 들어오는 것인데, 서클렌즈는 마치 색이 있는 선글라스를 끼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동서양 조명 문화의 차이

이런 근거로 서양이나 북아메리카에 가면 조명이 좀 어둡고, 검은 눈을 많이 가진 우리가 사는 동북아시아에 있는 사람들이 더 밝은 조명을 선호한다고 분석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집은 굉장히 조명도 밝은데, 외국 미국에 출장을 가보면 스위치가 어디 있는지도 찾기 어렵고 중앙 등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파란색 눈을 가진 사람 입장에서 만든 집이어서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알비니즘이라는 유전 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이런 현상이 더욱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아예 멜라닌 색소가 없는 이들은 밝은 빛에 가면 굉장히 힘들어합니다. 홍채에도 멜라닌이 없는데, 안구를 싸고 있는 카메라 박스에 해당하는 부분의 검은색도 멜라닌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밝은 곳에 가면 안구를 통과한 빛이 뒤에 있는 해골이나 뇌에 비치는 것까지 볼 수도 있습니다. 굉장히 눈이 부시니까 바깥에 가면 힘들어하고 눈을 가리게 됩니다.
이를 잘 몰랐던 중세 시대 사람들은 이들이 굉장히 특이하고 빛도 무서워하며 눈동자도 굉장히 빨갛게 보이는 것을 보고 드라큐라를 연상했을 것입니다. 드라큐라가 빛을 무서워하는 것이 바로 이런 알비니즘과 일맥상통합니다.
스마트폰과 생체 리듬에 미치는 영향

서양인과 동양인의 눈 색깔에 따른 차이는 스마트폰 사용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환하게 켜놓고 굉장히 밝은 스마트폰을 선호한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는 좀 낮은 밝기의 화면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가 밤늦게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데 사용하는데, 스마트폰은 기계 자체가 발광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은 굉장히 강렬한 빛을 우리가 눈에 바로 주입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밤에 스마트폰을 보면 문제가 됩니다. 우리가 수백만 년 동안 밤에는 자야 하는 것으로 진화해 왔기 때문에 밝은 빛을 자야 하는 시간에 보면 우리 호르몬의 체계에도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최근 실험 결과로는 밤에 스마트폰을 보면 수면에 필요한 호르몬 분비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눈으로 들어온 빛의 신호는 꼭 대뇌까지 가지 않고 다른 부위로 가서 우리의 생체 기능을 조절하는 기능도 합니다. 하루에 낮인지 밤인지 아는 생체 리듬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장애인 중에서도 안구가 있는 사람들은 정상인과 똑같이 24시간의 주기를 가지고 생활합니다. 하지만 안구에 문제가 있어서 적출해야 하는 사람들은 똑같이 못 보지만 하루의 시간이 훨씬 더 길어집니다. 비록 우리가 인지는 못하더라도 우리 몸은 그걸 알아서 거기에 맞게 생활하는 것입니다.
햇빛이 우리 몸에 미치는 놀라운 영향 🌞

해가 뜨고 지는 것들이 우리의 사이클을 조정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외국에 갔을 때 겪는 시차 같은 것들이 극복되는 것도 이러한 외부에서 들어오는 햇빛의 양에 따라서 우리의 생체 리듬이 다시 튜닝되면서 가능합니다.
눈으로 들어온 빛은 생체 주기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호르몬에도 영향을 줍니다. 그중에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멜라닌 색소와 관련된 것입니다. 선글라스를 끼고 선탠을 하는 사람과 선글라스를 벗고 선탠을 할 때를 비교해보면 흥미로운 차이가 있습니다. 선글라스를 벗고 선탠하게 되면 아무래도 빛이 더 많다고 느끼면서 그 자극이 호르몬을 통해서 우리 몸에서 더 많은 멜라닌 생성을 촉진시켜서 더 많이 타게 됩니다.
마무리하며

우리가 일상 속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빛과 색에도 정말 많은 오묘한 신비가 숨어 있습니다. 푸른 눈을 가진 사람들이 선글라스를 더 선호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동서양의 조명 문화 차이, 스마트폰이 우리 생체 리듬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선글라스를 벗고 선탠하면 몸이 더 많이 탄다는 놀라운 사실까지 말이죠.
빛과 색의 세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흥미로운 과학적 원리들로 가득합니다. 빛과 색의 비밀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께는 『빛의 공학』이라는 책을 추천합니다. 카이스트의 최철희 교수, 석현정 교수, 그리고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가 함께 쓴 책으로, 이 주제에 대해 더 깊이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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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하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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