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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정보/이슈

부정적 반추에서 벗어나는 방법|허지원 교수 [쿠앤에이]

목차 📚

📌 먼치 POINT

반추의 개념과 발생 원인

  • 반추는 과거의 부정적인 사건을 반복적으로 곱씹는 습관으로, 자기반성보다 주관적

  • 유전적 요인, 통제적인 양육 환경, 정서적 학대 등이 반추 성향을 학습시키는 주요 원인

반추가 주는 해로움

  • 반추는 과한 자기비난을 시키고, 감정 회피와 에너지 소모를 유발해 우울과 무기력 심화

  • 과도한 ‘행복 강요’나 자기계발 문화 또한 반추를 부추겨 심리적 부담감 가중

반추에서 벗어나는 법

  • 반추를 멈추고 감정을 솔직하게 인정하며, 일상의 소소한 기쁨과 재미에 집중해야 회복 가능

  • 인생의 많은 일들이 결국엔 별 의미 없는 것임을 기억하며, 자신을 돌보고 여유를 찾는 삶 권장


들어가기 전에

누구에게나 하나쯤은 지우고 싶은 흑역사가 있습니다. 과거에 한 행동들로 인해 ‘이불킥’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상의 지나치게 많은 일들을 지속적으로 다시 되새기며, 후회의 늪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고려대학교 심리학부 허지원 교수님과 함께, 계속해서 과거의 일을 되풀이하여 생각하는 반추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끝없이 반복되는 생각의 굴레, 반추

과거의 일들을 계속해서 곱씹는 분들이 있습니다. 특히 잠을 잘 때나 자려고 누웠을 때,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도 반추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반추 동물처럼 계속해서 곱씹고 또 곱씹습니다. "내가 그때 왜 그랬지?", "내가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하면서 말입니다.
사실 이러한 반추 행동은 습관입니다. 좋았던 기억을 곱씹는 반추도 있지만, 보통은 굉장히 슬프거나 후회스러운 부정적인 반추를 많이 하게 됩니다.

반추와 성숙한 자기 반성의 차이

반추는 성숙한 수준의 자기 반성과는 다릅니다. 자기 반성이란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내가 잘못한 부분이 무엇이고 내가 잘한 부분이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입니다.

반면 반추는 내 슬픈 감정이 도대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하면서, 사실 내 슬픔과 전혀 상관없는 부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상황은 나에게 어떤 의미지?", "앞으로 이 사건은 나에게 어떻게 작용하지?" 이 모든 순간순간의 의미를 다 곱씹습니다.
"내가 이런 일을 하지 않았으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내가 그때 그렇게 한번 시도해 봤다면 지금의 이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을까?" 같은 식으로 계속해서 곱씹고 후회하는 행동을 반복하게 됩니다.


반추가 생기는 원인

1. 유전적 요인

유달리 부정적인 정서에 취약한 분들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타고 태어나기를 우울감이나 불안감에 약간 둔한 분들이 있습니다. 반면 타고 태어나기를 거기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유전적인 취약성을 갖고 태어나신 분들은 반추를 워낙 많이 하게 됩니다.

2. 후천적 학습

하지만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면서 반추는 후천적으로 학습된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예를 들어서 주 양육자나 혹은 주변의 중요한 인물들 중에서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를 통제하려고 들었던 인물이 있습니다. 내 행동을 전부 통제하거나 확인하고, 어떤 상황도 무조건 사전에 계획이 되어있어야 하는 그런 분들 말입니다.

이런 분들에게 원치 않은 영향을 받았으면, 나 역시 나도 모르게 머릿속으로 모든 상황을 다 일단은 시뮬레이션을 해보려고 합니다. 머릿속으로 생각을 모두 다 완벽하게 해놓으면 그게 내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통제를 할 수 있어", "미래를 대비할 수 있어" 이런 신념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통제감은 가장 대표적으로 왜곡된 신념입니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이 계속해서 펼쳐지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통제하려고 했던 수많은 시도들은 결국에는 실패하기 때문입니다.

3. 정서적 학대의 영향

다른 한편으로는 주양육자나 의미 있는 대상이 나에게 정서적으로 학대를 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부당한 비난을 당하고 정서적으로 학대를 받았던 분들은 반추의 주제가 보통 정해져있습니다. 바로 자기비난의 반추입니다.
‘우리 집안에서 나만 문제다’, ‘내가 충분히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내가 잘못 행동해서 지금 이 지경이 되었다’ 같은 식으로 비현실적인 죄책감을 가지게 됩니다. 불행의 모든 이유들이 자기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추의 부작용과 문제점

반추라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도피처입니다. 나는 우울한 사람이나 실패한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아서 반추를 합니다. 반추를 통해서 내 우울, 실패, 절망의 원인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알고 거기서 교훈을 얻고 싶으실 겁니다. 하지만 반추를 하면 할수록, 반추가 주는 답은 딱 정해져있습니다. 모든 상황이 내 탓 때문에 일어났다는 잘못된 자기 비난 뿐입니다.

반추는 결국 우리의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진시킵니다. 반추를 하면 할수록 감정을 안 보게 됩니다. 하지만 사실 힘든 일이 생기면 힘든 것이 당연합니다. 힘들 만한 일이 생기니까 힘든 것입니다. 그 힘듦과 우울에 좀 머물르면서, 우울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너 지금 진짜 힘든 거야"라고 얘기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보면 본인이 어떻게 될 것 같은가요? 내가 지금 우울하고 힘든 걸 인정하면 안 된다고 여겨서, 내 감정을 무시하고 인지적으로만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자꾸 인지적으로만 생각하고 감정을 직시하지 않으려고 하면, 결국에는 내가 느낀 감정이 주는 메시지를 놓치게 됩니다. 더 큰 문제는 반추를 하면 할수록 오도가도 못하고 옴쭉달싹 못하면서, 어떤 행동도 새로이 개시하는 게 상당히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행복 강요의 역설

2018년에 있었던 한 연구에서는 행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자기계발서만 꽂아놓은 해피룸이라는 공간을 조성하고, 그 공간에 연구 참여자들을 초대했습니다. 그런데 아무 메시지도 없는 방의 참여자들에 비해서, 해피룸의 참여자들은 약간 특이한 패턴을 보였습니다.

해피룸의 연구 참여자들은 과제에 실패하면 실패할수록 자꾸 "어? 왜 실패했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하면서 반추를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참여자들은 점점 더 우울해지기 시작했고, 점점 더 오랫동안 그 실패의 원인을 곱씹기 시작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를 통해 우리가 너무 행복에 대해서 강조하고 우리 삶이 항상 충만해야 한다고 여기면, 이런 행복 메시지들도 정신 건강에 안 좋다는 것입니다.

반추에서 벗어나는 방법

반추는 정말 어디에도 효과가 없습니다. 그러면 일단은 반추하는 것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나를 멈추게 하고, 내가 나의 감정을 못 보게 하고, 나를 계속해서 찌르는 서사를 일부러 만들지 마세요. 아주 그렇게 대단하게 행복하려고도 할 필요도 없습니다. 반추하려고 했던 그 에너지를 조금 아껴서, 자기를 잘 먹이고 재우고 산책도 좀 하고 맛있는 음식도 드시면 좋겠습니다.

잘 들여다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의 삶은 쓸만하고 웃깁니다. 되게 웃기는 요소들이 있다는 말입니다. 그것을 찾으셔야 합니다. 엄청 재미있는 요소들을 하나라도 잡게 되면 이 거대한 불행이나 우울에도 가끔씩 웃을 수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반추했던 그 불행한 일들은 사실 아무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내 인생에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잠시라도 반추를 멈추고, 삶의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Created by 고려대학교 Korea University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최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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