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지금 당장 해결해야할 시급한 경제문제는? [생각이 달라] EP.13
📌 먼치 POINT
홍춘욱 대표 – 저성장이 핵심 문제, 경기부양이 시급
저성장이 모든 경제 문제의 뿌리이며, 가계부채나 양극화보다 더 근본적인 이슈
정부는 세금 여력이 있으므로 R&D 투자 복구, 고용 연계 지원 등에 써야 함
경기 활성화를 통해 소비와 기업 활동을 회복시키는 것이 출산율 반등에 기여
저출산 대책은 효과가 제한적이며, 당장의 경제 부양이 우선순위
이상림 박사 – 저출생이 본질 문제, 청년 삶 개선이 우선
청년 세대의 삶의 경로가 차단돼 출산 수요 자체가 사라짐
인구 감소는 돌이킬 수 없는 구조적 위기로, 단기 경기 대응보다 제도 개선이 시급
지방대학·청년 일자리 등 삶의 기반을 복원하는 게 핵심 전략
청년이 미래를 그릴 수 있는 환경 없이 복지 확대만으론 출산율을 높일 수 없음
들어가기 전에
안녕하십니까, 경제 전문가들의 토론을 다루는 [생각이 달라] 코너입니다.
지난 6월 3일 국민의 선택을 받은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고 새 정부가 출범해서 곧바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사회복지, 외교안보 등 다양한 문제가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해결이 시급한 경제문제는 무엇일까요?
이 뜨거운 질문에 해답을 얻고자 생각이 다른 두 분의 전문가를 모셨습니다. 30년 넘게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고 계신 홍춘욱 투자자문 대표와, 인구 문제를 깊이 있게 연구하시는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입니다.
경제문제 진단: 저성장 vs 저출생
요즘 경제가 어렵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듣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경제문제라고 하면 어떤 것들이 크게 떠오를까요?
홍춘욱 대표는 가장 언론에 많이 나오는 가계부채나 양극화도 문제지만, 결국 여러 가지 문제들의 가장 핵심 포인트는 성장률이 둔화되는 저성장이라고 봅니다. 작년과 올해 사이에 우리 형편이 나아진 게 없다면 사람들은 불만을 느끼게 되는데, 그에 비해서 집값이 오르고 각종 세금이 인상된다면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반면 이상림 박사는 길게 보면 저출생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단기적으로 청년의 삶이 너무 어려워서 독립을 하고 가족을 꾸리고 아이를 낳는 과정이 멈춰져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저출산이 계속 누적되다 보면 결국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이어져, 우리 사회는 점점 어두워지고 외로워지는 사회로 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저성장 해결론: 홍춘욱의 관점
홍춘욱 대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문제의 답은 항상 ‘달걀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며, 같은 원리로 모든 경제문제 역시 저성장이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새 정부에게 1조원이 있다면 어디에 써야 할까요? 홍춘욱 대표는 우리나라에 돈이 많다고 진단했습니다. 2010년부터 2022년 사이에 세계에서 가장 세금을 많이 거둔 나라, 즉 세금의 증가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인데 이 많은 돈을 잘못 쓰는 게 가장 큰 문제라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해결책 첫 번째는 1조원 중 5천억 원은 R&D 예산 복구에 써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AI 혁명으로 지금 세계가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떠오르는 AI 대기업이 없습니다. 대학의 연구 역량들도 엄청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연구개발비 예산의 삭감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예전 정부 때처럼 근로자를 뽑으면 나라에서 돈을 보태주는 정책을 제안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대규모 해고 사태가 발생하자, 우리나라는 장기 실업으로 커리어를 잃어버리는 젊은 근로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라에서 돈을 지원했습니다. 그 결과 세계에서 가장 빨리 경제성장률이 회복된 나라 2위라는 기록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이런 지원을 통해 월급이 세금으로 다시 돌아오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저출생 해결론: 이상림의 관점
이상림 박사는 경기 회복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경기 회복을 해야 한다고 동의하면서도, 중요한 것은 단기적인 관점으로 국민들을 부양만 하는 게 아니라, 청년들을 타깃으로 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때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시킨다는 초이노믹스로 부동산 값이 급등했는데, 이것이 저출산을 강화시키는 요인이 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코로나19 대유행 때 굉장히 많은 지원금이 나와서 버티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결국 자산 가격과 부동산 가격의 상승이 일어났습니다. 결국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해버리는 사회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장기적 관점에서 체질 개선이 필요하며, 젊은 세대가 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다고 진단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지방대학에 돈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지금 사회는 수도권이 점점 커지고 지방 청년은 오히려 더 위축되는 분위기입니다. 청년들은 대부분 졸업해서 일자리를 못 잡고 수도권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저출산을 강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책 우선순위를 둘러싼 논쟁
홍춘욱 대표는 이상림 박사의 지방대학 투자론에 대해 "사람의 본성을 거스르는 정책"이라며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방에 살고 있는 친구들이 서울에 와서 취직하려는 이유는 세 가지라고 분석했습니다. 첫째는 일자리가 많은 것, 둘째는 문화적인 배경과 네트워크가 잘 갖춰져 있는 것, 셋째는 연애 대상인 젊은 남녀가 수도권에 많다는 것입니다.
지방을 살리자는 취지는 좋지만, 잘 안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출생 역시 마찬가지로, 저출생고령화위원회가 출범한 지 20년이 되어가는데도 저출생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사회 분위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인간은 인센티브에 반응하므로 일단 돈을 쓰고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장기적인 비전과 플랜을 위해 여기저기 돈을 쓸 때가 아니라, 임팩트 있게 경기를 부양하고 기업들이 돈을 쓰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저출산 정책의 한계와 새로운 접근
이상림 박사는 20년 동안 저출산 정책이 왜 실패했는지에 대해 명확한 분석을 제시했습니다. 청년들의 삶의 이행 과정을 가로막고 있는 구조적인 요인들은 그대로 둔 채, 자꾸 양육 비용 절감을 위한 지원의 양만 늘려놓았다는 것입니다. 구조 개선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처음에 공무원들은 경제학적 마인드를 기반으로 해서 비용이 올라가면 출산율이 떨어지고, 비용을 줄여주면 출산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그래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그래프에는 한 가지 중요한 숨겨진 전제가 있습니다. 바로 아이를 낳고 가족을 꾸리겠다는 수요가 유지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지금 청년들은 이 수요 자체가 굉장히 떨어져 버렸습니다.
청년들이 자라온 성장기에 입시 교육으로 가족의 따뜻함을 못 느껴봤습니다. 게다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지금 나도 불안한데 아이를 낳으면 더 불안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가정 양립을 위해 아이를 양육하는 가정에 아이가 18세가 될 때까지 지원금을 주자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그 돈은 결국 학원비로 쓰일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이런 구조적인 개선에 대해서는 예산이 투여되지 않습니다. 그저 돈으로 직접적인 지원만 하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아이는 안 나오더라도 표는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출산 정책에 대해서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질려버렸습니다. 이제 새 정부가 들어왔으니, 이 시기에 진짜 새로운 인구 정책을 시행해보자는 것입니다.
선진국 사례와 구조적 접근
이상림 박사는 좋은 사례로 스웨덴과 프랑스를 제시했습니다. 이 두 나라의 특징은 표면적으로는 복지 예산을 많이 쓰지만, 그 이면에는 특별한 구조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스웨덴 같은 경우는 굉장히 유연한 노동 시장을 가지고 있고, 기업 간 임금 격차가 크지 않습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노조와 사용자가 합의해서 임금을 어느 정도 표준임금제를 유지하며, 기업 간 임금 격차를 벌리지 않기로 합의 했습니다. 이 합의를 바탕으로 노동의 유연성이 생기고 평등성이 생기면서,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가 굉장히 올랐고, 출산율도 오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런 구조적인 문제는 보지 않았습니다. 그냥 "저기는 얼마 주더라"는 식으로 복지 내용만 겉핥기 식으로 따라하려고 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효과가 없는 정책 지원을 강화할 것인지, 아니면 미래 세대를 위해서 더 많은 양보를 하면서 이런 구조를 새롭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효과가 나타난 사례: 신생아 특례대출
홍춘욱 대표는 최근 우리나라 출산율이 조금 올랐는데, 이것이 신생아 특례대출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아기를 가진 집에 대해서 정부가 대출 금리를 굉장히 낮게 해서 돈을 많이 빌려준 것입니다.
최근 사회경제를 살펴보면 특별히 출산율이 반등할 여지는 없었습니다. 경기가 좋은 것도 아니었고 작년은 마이너스 성장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재작년부터 시작해서 결혼식이 많이 열리게 된 이유는 바로 돈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결혼해야겠다거나 출산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분들이 계셨다면, 그분들의 옆구리를 정부가 쿡 찌른 격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성장을 극복하면서 돈을 만들고, 그 모습을 통해 국민들에게 미래가 좋아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를 불어넣는 것이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상림 박사도 경기와 돈의 문제가 중요한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중요한 것은 우리가 미래 사회를 어떻게 설계하고 지향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치며
이 뜨거운 토론을 마무리하며 두 분의 생각이 얼마나 달랐는지 많으면 100달러, 적으면 1달러로 표현했습니다. 확인해본 결과, 홍춘욱 대표는 100달러를, 이상림 박사는 1달러를 선택했습니다.
홍춘욱 대표는 "권종이 여러 개 섞인 100달러 같다. 내용은 같았지만 색깔은 좀 달랐다"고 표현했고, 이상림 박사는 "의견이 같다고 생각했는데 배신을 당했다"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결국 새 정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경제문제를 두고 저성장 해결과 저출생 해결이라는 서로 다른 우선순위를 제시한 두 전문가의 토론은, 단순히 대립되는 관점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Created by 장르가 머니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최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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