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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이슈

마취에 대한 팩트, 정확히 알려드려요! 🖍️ l 반려동물 마취 l 설채현 행동학 수의사 (feat. VIP동물의료센터 마취과)

목차 📚

📌 먼치 POINT

강아지가 평생 마취를 세 번만 할 수 있다는 말은 근거 없는 오해입니다. 마취는 체내에 축적되지 않으며, 수명을 깎는 것도 아닙니다. 마취의 위험성은 나이보다 질병의 상태에 따라 결정되며, 주사 마취와 호흡 마취 각각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사고를 줄이기 위해선 보호자의 사소한 관찰도 중요하며, 마취 전문 수의사와의 상담이 큰 도움이 됩니다.
👉마취는 수명을 깎지 않으며, 정확한 검사와 상담을 통해 충분히 안전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많은 보호자분들이 수의학적으로 오해하는 것 중에 가장 많은 분야가 바로 마취와 관련된 부분입니다.
"마취는 축적되어 있다. 그래서 얘의 수명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강아지가 마취할 수 있는 게 3번밖에 없는데 중성화 하면서 한번 썼는데 이제 2번밖에 안 남았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어왔습니다.
오늘은 VIP동물의료센터 마취과 차지수 과장, 김민하 팀장과 함께 이러한 오해들을 하나씩 풀어보고, 반려동물 마취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드리고자 합니다.


마취는 정말 위험한 것일까?

마취라는 것이 중추 신경계를 억압해서 가역적인 돌아올 수 있게 혼수 상태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보니까 마취의 위험도가 당연히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혼수 상태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취 위험도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수의사들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보호자분께서도 마취 직전에 금식 금수를 해주시는 것부터 사소한 것까지가 다 마취 위험도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 마취 축적과 수명 단축, 사실일까?

가장 많이 듣는 오해 중 하나가 "마취를 할 때마다 수명이 1년씩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평생 살면서 강아지가 마취할 수 있는 게 3번밖에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마취라는 것은 약물에 의해서 사용되는데 약물이라는 것은 몸에 축적이 된다거나 평생 남아 있는 게 아니라 반감기가 있습니다. 이만큼을 넣어주면 다음에 이만큼으로 줄어들고, 대사가 돼서 몸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그 사이클을 6번 이상 돌게 되면 몸에서 다 나갔다고 표현하기 때문에 몸에 축적되는 것은 아닙니다. 마취 약물을 넣어줬을 때 신체 기능이 억압이 되어 뇌나 심장이나 폐 같은 기능을 평소에 비해서 눌러주게 됩니다. 그때 옆에서 수의사가 그 눌러준 기능이 작동을 못할 때 도움을 주지 않으면 그게 위험도로 넘어가게 됩니다.
마취 약물 자체가 축적이 돼서 위험하다거나 마취를 하게 되면 1년씩 수명이 준다는 것은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입니다.

🐶 나이 많은 반려동물, 마취하면 안 될까?

13살짜리 반려동물의 스케일링을 고민하는 보호자분들이 많습니다. "나이 많은 아이들은 마취하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사실 명쾌한 답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시는 게 맞습니다.
마취 위험도는 이 환자가 가지고 있는 질병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1단계에서 5단계로 평가를 하는 것인데 단계의 숫자가 중요하지 나이라고 하는 것은 위험도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지표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서 13살짜리 환자가 있는데 심장도 괜찮고 숨 쉬는 것도 괜찮고 혈액 수치들도 괜찮다고 하면 마취의 위험도는 나이가 있는 것을 고려했을 때 한 2단계 정도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어떤 환자가 8살이지만 심장병이 있고 폐렴을 앓은 적이 있고 간 수치가 높다면 나이가 어리더라도 마취 위험도는 3단계까지 평가될 수 있습니다.

📊 마취 위험도 분류 체계 (ASA Grade)

마취 위험도를 미국 마취학회 줄여서 ASA라고 하는 ASA 그레이드라는 마취 위험도의 분류 체계가 있습니다. 1단계에서 5단계로 갈수록 마취 위험도는 증가합니다.

1단계: 질병이 없는 건강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가장 마취 위험도가 적습니다.
2단계: 질병이 있기는 하지만 증상이 현재 없거나 전신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태입니다.
3단계: 조금은 위험을 수반하는 편으로, 마취와 관련된 중요한 장기에 질병이 있고 그 질병으로 인해서 증상이 현재 있거나 관리를 하지만 조금 불안정한 단계입니다.
4단계: 상당히 위험한 상태가 되어서 객관적으로는 마취를 추천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2개 혹은 3개 이상의 질병이 같이 혼재되어 있으면서 질병의 증상이 심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5단계: 흔히 응급 상태의 환자를 말합니다. 질병도 가지고 있으면서 이 질병으로 인해서 만약 수술이나 처치를 해주지 않으면 24시간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생각되는 아주 위험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주사 마취 vs 호흡 마취,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전신 마취를 봤을 때 주사 마취와 호흡 마취 2가지가 있습니다.
주사 마취는 주사 약재를 넣음으로써 혈관을 통해서 뇌로 약이 들어가서 전신마취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에서 위내시경 할 때 검사 직전에 주사로 약물을 넣는 것과 비슷합니다. 마취가 반감기가 있기 때문에 들어가면 계속 자는 게 아니라 중간중간 일어나게 될 때 계속 주사로 마취를 넣으면서 마취를 길게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호흡 마취의 경우에는 폐를 통해서 마취제가 뇌로 들어가서 마취를 하는 방법입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수술 들어가기 직전에 호스 같은 것이 길게 나와 있는 장면을 보셨을 것입니다. 그 호스가 기도를 통해서 폐로 연결이 되어 있어서 그것을 통해서 가스 같은 것을 폐로 넣어줘서 전신마취를 하는 것입니다.
주사 마취는 편하지만 한 번 넣으면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호흡 마취는 과정이 조금 복잡하고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호흡을 컨트롤 할 수가 있어서 안전만 따지고 보면 호흡 마취가 좀 더 안전합니다.
호흡 마취는 한 번 호흡할 때마다 작용하는 시간이 훨씬 짧기 때문에 마취 조절 시 미세 조정이 조금 더 가능하고, 관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만약에 호흡이 좀 억제가 돼도 바로 인위적으로 호흡을 만들어줄 수 있는 안전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마취 사고는 왜 발생하는가?

실제로 미국에서 연구했을 때 동물의 경우 건강한 환자, 아무 질병이 없는 환자에서 2천 마리 중에 한 마리는 사망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통계로 나와 있습니다. 사람의 경우는 10만 분의 1로 통계가 되어 있어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개 고양이에서는 조금 더 높게 되어 있습니다.
사람은 사이즈가 아무리 달라도 성인의 경우로 기준을 보면 30kg에서 많아봤자 120kg로 4배 정도밖에 차이가 안 나는 것에 비해서 강아지의 경우 1.2kg 치와와 말티즈부터 시작해서 올드잉글리쉬독이라든지, 그레이트데인으로 가게 되면 40에서 60kg로 60배 정도가 왔다 갔다를 하게 됩니다. 그것에 따라 마취가 달라지게 되고 위험도도 달라지게 됩니다.
견종도 너무 많아서 사실 유전적 소인이 마취에서도 많이 작용을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요키의 경우 심장이 안 좋을 가능성이 높고 치와와 같은 경우는 신경계 위험이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을 현대의학으로 모든 것을 스크리닝을 할 수가 없습니다.
마취 전 검사를 해서 최대한 안전하게 들어가지만 그것을 감지하지 못하는 것이 2천 분의 1 정도의 확률입니다.

⚠️ 마취 위험을 줄이기 위해 보호자가 해야 할 일

히스토리 테이킹이라고 하는데 사실 그 아이를 가장 잘 아는 것은 보호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 한 3일 정도 밥을 잘 안 먹었다든지 요즘 조금 오른쪽으로 많이 도는 것 같다는 작은 사소한 행동 하나도 말해 주시면 그것을 통해서 조금 더 캐치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집니다.
혹시나 마취를 하기 직전에 최근 1주일 혹은 옛날에 특이한 행동이 있었다면 수의사에게 말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 전문가의 마지막 조언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위험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100%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것들을 판단해 줄 수 있는 수의사 선생님들과 상담을 통해서 반려동물과 보호자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리스크들을 다 분석해서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알려드리는 것이니까 너무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마취라는 학문 자체가 수의학에서 발전이 많이 된 지가 얼마나 되지 않았고 정보가 많지 않다 보니까 막연하게 불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언제든 궁금한 질문이나 상담이 필요하시면 편하게 병원에 들려주셔도 됩니다.



마무리하며

세상에 안전한 마취는 없습니다. 안전하고자 하는 마취과 수의사가 있을 뿐입니다. 우리 아이가 마취를 받아야 하는데 마취가 너무 걱정되신 분들이 분명히 많으실 것입니다. 그럴 때일수록 병원에 와서 검사를 충분히 받으시고 마취과와 상담을 하시면 됩니다.
아이의 마취 위험도를 잘 따져보시고 필요한 처치나 필요한 수술들은 더 심해지기 전에 받으시는 게 좋을 수 있습니다. 너무 겁먹지 않고 마취에 대해서 좀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Created by 설채현의 놀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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