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국가들이 약할 수 밖에 없는 이유
📌 먼치 POINT
막대한 군비 투자에도 불구한 전력 부실
사우디 등 중동 국가는 GDP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의 국방비를 쓰지만 실전 능력은 부족
고가의 전투기나 군함 구매에 집착하며, 병력 수·운용 능력과는 맞지 않는 비효율적 투자
권위주의 체제는 군의 자율성과 통합 작전을 제한하고, 의도적으로 군사력을 약화
강대국 의존과 지역 협력 부재
중동 국가들은 미국 등 외세에 군사적으로 의존하며 자립적 방어 능력 결
정보, 지휘, 군수 능력을 미국에 의존하고, 국가 간 신뢰 부족으로 군사 협력도 부족
무기 구매가 외교 수단이 되면서,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휘둘리는 구조가 고착화
미래에 대한 불안한 전망
석유 중심 경제는 불안정하며, 에너지 전환 시기에는 재정적 기반도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체제 개혁, 국방 전략 조정, 경제 다변화, 지역 협력 없이는 근본적 변화 어려움
들어가기 전에
안녕하세요, 여러분들의 상식의 벽을 허물어드리는 센서스튜디오입니다.
중동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석유나 엄청난 오일머니, 낙타와 사막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군사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중동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제외하고는 군사력이 형편없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이는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냉혹한 현실입니다.
오늘은 중동 국가들의 국가력이 얼마나 약한지, 또 왜 약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높은 국방비 vs 낮은 군사력
중동은 전 세계에서 봐도 GDP 대비 국방비를 많이 투자하는 지역 중 하나입니다. 단적인 예로 사우디아라비아는 GDP의 7%가 넘게 국방비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GDP 대비 2.7% 정도를 투자하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중동 아랍 국가들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 카타르, 오만, 바레인 6개국과 이집트, 요르단을 합친 8개 아랍 국가의 국방비는 연간 1200억 달러(163조원)가 넘습니다. 하마스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스라엘이 274억 달러(37조원)인데, 그 4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나토 30개국의 2023년 국방예산이 3800억 달러(519조원) 정도인데, 이 나토 국가들과 비교해 봐도 아랍 8개국의 전체 국방 예산은 절대 적지 않습니다.
군사 규모도 상당히 큽니다. 아랍 8개국은 합쳐서 94만 명 정도의 대규모 병력을 보유하고 있고 4800대의 전차와 1천 대 가량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에 비해 군사력은 형편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입니다. 어째서인지 지금부터 자세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몰락
중동이라는 지역이 마냥 군사력이 약한 지역은 아니었습니다. 오스만 제국의 전성기나 이슬람 제국의 전성기 시절을 보면 군사력이 어마어마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계를 호령하고 다녔으니까요.
그런데 중동 지역이 식민지배를 겪고 난 이후에는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을 둘러싼 전쟁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수십 차례의 전쟁과 분쟁을 겪고 있는데도 군사력이 그리 강하지는 않는 모습입니다.
중동은 이스라엘과의 여러 차례 전쟁에서 번번이 패배했습니다. 1991년 제1차 걸프전쟁 때는 이라크가 제4위의 군사력을 자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군이 2만~5만 명이 전사하는 동안 다국적군은 292명만 전사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에는 미국의 군사적 지원 속에 중동 국가들을 이끌고 2015년 3월에 예멘 내전에 전격 개입하여 폭격과 해상봉쇄를 했지만 결국 수렁에 빠졌고, 아직도 예멘 반군 세력과 공식적인 휴전을 못한 상황입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무기 구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국가들의 군사력이 그토록 비효율적인 것은 예산이나 장비가 부족해서가 아니라고 진단했습니다. 예산의 대부분을 무늬만 멋있고 별로 쓸 데가 없는 무기 구입에만 낭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군사 전문가인 폴 콜린스는 아랍 국가들이 직면한 위협은 전면전이나 총력전이 아니라, 후티 반군들과 같은 세력의 비대칭적 위협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런데도 아랍 국가들이 전투기와 같은 번지르르한 무기에 돈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킹스칼리지 런던에서는 아랍 국가들이 서방으로부터 첨단 전투기를 구입하고 있는데, 이는 군사력 강화의 측면보다는 판매국과의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더 강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즉 군사적 필요에 의해서 구매한다기보다는 서방 군사 강국들과의 외교의 일환으로 돈을 쓰는 것입니다.
게다가 중동이라는 지역 자체가 너무 많은 나라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곳입니다. 미국, 러시아, 중국, 유럽연합 등 다양한 나라와 세력이 중동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동 국가들은 그들 사이에서 줄타기 하면서 무기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이런 강대국들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돈을 막 쓰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기보다는 강대국의 손에 놀아나고 있는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비효율적인 전투기 집착
2018년 4월 카타르는 이슬람주의자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라는 압박과 함께 이웃의 아랍 국가들로부터 무역 제재 등의 압박을 받은 이후 250억 달러(34조원)에 가까운 돈을 들여서 미국의 F-15 전투기와 영국의 타이푼 전투기, 프랑스의 라팔 전투기 등 고가의 전투기 96대를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카타르의 상비군은 2만 7500명이고, 공군은 10%도 안 됩니다. 이를 계산하면 2천 명으로 96대의 전투기를 운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거기다가 같은 기종도 아니고 서로 다른 기종의 전투기를 조종하려면 최소 수백 명의 조종사가 신규로 필요하지만, 카타르가 현재 보유한 파일럿 배출 능력은 30명 수준입니다.
지난 10년간 사우디아라비아가 구입한 해외 무기 액수의 54%가 전투기였습니다. 전투기를 구입하면 거기서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유지 비용도 또 추가로 들기 때문에 국방비가 계속 늘어나는 것입니다.
해군력 건설의 비효율성
아랍 국가들이 군사력을 키워야 하는 방면 중 하나는 해군력입니다. 아랍 국가 대다수는 석유 자원을 중심으로 한 경제를 구축하고 있어서 원유와 화물 수송을 보장할 수 있는 해군력을 키워야 합니다. 그런데 고가의 전투기에만 집착하다 보니 해군력은 희생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해군력 역시 그리 발전하지 않은 모습입니다.
카타르는 2016년에 이탈리아로부터 7척의 군함을 48억 유로(6조 6천억원)를 주고 구매했습니다. 호위함 4척, 순찰함 2척, 수륙양용 상륙함 1척을 수주했는데, 이 7척의 군함을 모두 운용하려면 660명의 수병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정도의 숫자면 카타르에 있는 해군 병력의 20%가 들어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기존에 있는 함정도 운용해야 하고 또 지상에서 업무를 봐야 하는 해군 병력도 분명히 필요합니다. 아랍 국가들은 이런 군인 수는 고려하지 않고 그냥 닥치는 대로 무기와 함선만 구매하고 있는 것입니다.
권위주의 체제의 의도적 군사력 약화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국가들의 대다수가 군주제 국가이거나 권위주의에 가까운 나라들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지도자 입장에서 군대의 군사력이 막강해지면 자국 군인들이 자신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에 일부러 군사력을 강화하지 않는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중동 아랍 국가 대다수는 육해공 합동 작전이나 훈련을 위해 필요한 자율성을 각 군 지휘부에 부여하기를 꺼리고 있습니다. 군사훈련이라고 해도 고도로 짜인 각본에 불과하고, 실제 전투와는 거리가 멀게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국방력은 강화를 해야겠고 자국군이 유능해지는 건 막아야 하니까 무기만 계속 구매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란 군대 같은 경우에는 비효율의 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란은 반혁명을 막기 위해 군을 이란 이슬람 공화국군과 혁명수비대라는 2개의 군대로 이원화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란 이슬람 공화국군은 육군, 해군, 공군, 방공군의 4군 체제로 이루어져 있고, 혁명수비대는 5군 체제로 육군, 해군, 공군 그리고 해외 작전 비정규전 군사 정보를 담당하는 쿠드스군, 치안과 보안을 담당하는 민병대인 바시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 나라의 군대에 9개 군이 있는 것입니다.
암울한 미래 전망
중동의 장래도 그리 밝지 않습니다. 우선 석유 중심의 에너지 산업이 점차 바뀌고 있습니다. 그 시기가 언제일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석유 중심의 에너지 산업도 종말을 고할 것입니다. 저탄소 에너지가 석유 에너지보다 더 높은 비율을 기록하는 때가 올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중동 국가들이 대부분 석유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산업에 경제 구조가 집중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중동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를 보유한 지역 중 하나로 이 덕분에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석유 수출에만 의존하는 경제 구조는 매우 취약합니다. 석유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하면 경제가 휘청이는데 어떻게 안정적인 재산을 모을 수 있겠습니까? 여기에 석유 산업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는 것은 중동 아랍 국가들에게도 비상인 상황입니다. 이렇게 되면 나중에는 무기조차 구매를 못할 수도 있습니다.
군사협력 부족의 한계
중동 국가들은 서로 믿지 못하는 것도 큰 걸림돌입니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굉장히 다양한 나라들과 군사 협력을 하며 교류나 합동 전술을 수정하고 있습니다. 연합훈련 같은 행사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동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군사 협력을 하지는 않는 모습입니다. 이들끼리 군사동맹이라도 맺으면 그나마 군사력이 더 강해질 텐데 말입니다.
실제로 2014년과 2018년에 걸프협력회의 군사동맹체를 결성하자는 안이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은 나라들은 큰 이웃 나라들에게 군 통제권을 이양하자는 것을 꺼려서 제안은 흐지부지 되었습니다.
아랍 국가들은 자체적인 군사 동맹체를 결성하거나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것보다는, 미국의 군사적 보호 약속을 확보하는 것을 더 우선순위에 둔다는 미국의 보수적 싱크탱크인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트의 분석도 있습니다. 이 지역의 어느 나라도 미국의 후원 없이는 전쟁을 치르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정보정찰감시, 지휘·통제, 공중급유 등을 제공하는 미국의 지원을 받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다시 말하면 중동 국가들은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정찰감시 군수 능력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렇다 보니 군사력이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치며
이제 질문은 하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중동 국가들이 과연 강해질 수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중동 국가들이 혁신적으로 체제를 바꾸거나 이슬람교라는 종교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다면, 그저 강대국들의 장기말로 쓰이는 현재의 상황이 그대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중동 국가들이 진정으로 강해지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효율적인 국방비 사용, 민주적 체제로의 전환, 경제구조 다변화, 그리고 무엇보다 지역 내 협력 강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중동 국가들이 어떻게 하면 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Created by 센서스튜디오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최수아
센서스튜디오
유튜브 구독자 61만명
팔로워 15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