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 김연우 성우 [쿠앤에이]
📌 먼치 POINT
1. 성우의 삶과 연기의 의미
고려대 성우 동아리 활동을 계기로 음성 연기의 매력을 느끼고 성우가 됨
일상 속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할 때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낌
오버워치, 유미의 세포들, 쿠키런 킹덤 등 다양한 작품에서 성우로 활약
캐릭터 설정을 분석하고 감정을 몰입해 연기하며, 울 정도로 몰입하기도 함
2. 후배들에게 전하는 조언
성우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문학적 감수성과 대본 독해력
대학 시절 경험과 동아리 활동이 진로 등 앞으로의 삶에 결정적 역할
20대에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고, 대학 생활을 잘 즐기길 권함
들어가기 전에
안녕하세요. 저는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 07학번 김연우 성우입니다.
고려대학교에 ‘온보이싱’이라고 성우 동아리가 있습니다. 매 학기 애니메이션이나 해외 영화 드라마 같은 영상물을 라이브 더빙 공연을 하는 동아리입니다. 저는 재학 중에 그 동아리에서 오래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음성 연기의 재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 성우가 되면 평생 정말 즐겁게 일하면서 살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 성우를 지망하게 되었고, 운 좋게 꿈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성우만의 특별한 일상의 순간들
알게 모르게 대중의 일상에 성우들의 목소리가 많이 스며들어가 있습니다. 제 목소리가 내비게이션에 들어가 있어서 "경로 안내를 시작합니다. 300m 앞에서 좌회전하세요"라고 안내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제 지인의 차를 얻어 탔는데 그 내비게이션의 안내음을 듣고 계셔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또한 제가 녹음한 유아용 사운드북을 조카한테 선물했는데 너무 뿌듯하고 행복했습니다. 이처럼 일상 속에 있는 제 목소리를 실제로 제가 만나는 순간들이 정말 특별하고 좋은 것 같습니다.
제가 성우 활동한 지 10주년이 되는 해에 팬분들이 10주년 기념 카페를 열어주셨습니다. 제가 그동안 맡았던 역할들의 이미지를 인쇄해서 꾸며주시고 관련 굿즈 상품들도 전시해 주셨습니다. 그만큼 팬분들이 제가 성우로서 해온 활동들을 기억해주시고 많이 좋아해 주셨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정말 열심히 활동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성우의 목소리 관리법
어느 날 자고 일어났는데 목소리가 안 나오더라고요. 아주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목소리가 갈라지거나 원래 내고 있던 톤이 깨끗하게 나오지 않으면 녹음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우들은 애초에 목이 아프지 않게 많이들 조심하는 편입니다. 저도 물을 많이 마시고 프로폴리스 사탕이나 스프레이를 챙겨 다니며, 목에 많이 무리가 갈 것 같은 일은 되도록 피하고 있습니다.
캐릭터 연기 준비 과정
캐릭터 연기를 준비할 때는 그 캐릭터가 어떤 캐릭터인지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캐릭터들은 각자 자신만의 설정이 있습니다. 이 캐릭터가 몇 살이고 어떻게 생겼고 어떤 성격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런 걸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이 캐릭터의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가 무엇인지 생각합니다. 거기에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톤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녹음 전에 조율하는 시간이 항상 있습니다. 캐릭터에 집중하는 것,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가장 애정하는 대표 캐릭터들
사실 한 명만 뽑는 거는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어떤 캐릭터를 맡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생기거든요. 이 작품이 잘 되면 좋겠고, 제가 맡은 캐릭터가 많이 사랑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연기를 준비해 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마다 말씀드리는 ‘최애’ 캐릭터는 오버워치의 솜브라입니다. 신인 시절에 너무 좋은 캐릭터를 맡아서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 인기 있는 게임에서 화려하게 등장한 신 캐릭터였기 때문에 주목도도 높았고, 덕분에 담당 성우인 저까지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참 고마운 캐릭터입니다.
게임 녹음 외에도 성우가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들이 있어서 여러 가지 새로운 경험도 쌓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오버워치 팬 페스티벌’이라고 직접 유저분들을 만날 수 있는 무대도 있었고, ‘에코의 난’이라는 이벤트성 단편 사극을 직접 촬영한 적도 있었습니다.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이라는 작품에서는 세포 캐릭터들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는데, 저는 패션 세포, 세수 세포, 평화 세포 담당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 유미의 세포들 전시회에 갔을 때 프라임 세포 찾는 코너가 있었는데, 제가 맡은 캐릭터 중에서는 패션, 세수, 평화 세포 외에도 몇 가지를 더 맡았습니다.
저는 평화 세포가 제 프라임 세포였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의 평화가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쿠키런 킹덤의 골드치즈 쿠키 역할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신 것 같습니다. 이 캐릭터는 왕이라는 설정이 있어서 캐릭터 자체가 매력적이기도 하고, 저도 하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연기 중 감정 몰입과 눈물의 순간들
슬픈 장면에는 정말 눈물 날 때도 있어요. 연습 때 울기도 합니다. “트로피컬 루즈 프리큐어”라는 작품에서 마지막에 다들 잠시 헤어지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는 저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성우들이 다 울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참여한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작품을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작품이 전반적으로 슬픈 분위기입니다. 그중에서도 마지막 장면에서 정말 정말 많이 슬퍼서 눈물이 안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저희가 연기를 할 때는 정말로 울면 발성이나 발음이 흐트러질 수 있어서 조심해야 합니다. 그러나 몰입하다 보면 정말 어쩔 수 없이 울컥하기도 합니다.
꿈의 작품 참여와 한국 창작물에 대한 바람
제가 어릴 때부터 만화를 원래 좋아해서 디즈니나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제일 최근에 개봉한 지브리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말 더빙에서 히미라는 역으로 참여했고, 디즈니와 픽사의 "인크레더블"이라는 작품에서 바이올렛이라는 역할로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 후 제가 LA 디즈니랜드에 가서 인크레더블 테마의 놀이기구를 탔는데, 타면서도 뭔가 기분이 남달랐습니다. 제가 디즈니와 지브리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게 아직도 꿈 같습니다.
저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님 작품의 정서를 좋아합니다. "너의 이름은" 같은 작품에 아직은 참여할 기회가 없었지만 언젠가 저도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제일 좋은 거는 우리나라 창작 작품이 잘 되는 것입니다. 국산 작품에 참여해서 저희가 정말 오리지널 성우로 활약하는 게 저희 모두의 꿈인 것 같습니다. 지금 티니핑이 어린이 친구들한테 인기가 많지만, 그런 유아 콘텐츠 말고도 다양한 연령대와 취향을 아우를 수 있는 우리나라 작품이 많이 나오고 또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성우 지망생을 위한 조언
성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문학적 감수성과 독해력인 것 같습니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대본을 보고 연기를 하는 직업입니다. 그러니 대본을 잘 읽고 이게 무슨 내용인지, 어떤 작품이고 어떤 장면이고 어떤 인물인지 이해하는 게 제일 첫 번째로 필요한 능력입니다.
제 전공인 영어영문학과에서 많은 문학 작품을 배우는 과정, 특히 희곡 작품을 배웠던 수업 시간들이 연기과 전공자가 아닌 저한테는 가장 큰 자산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많이 읽고 다양한 이야기를 가능한 한 많이 접하시면서 감수성과 독해력을 키우셨으면 좋겠습니다.
후배들을 위한 메시지
20대에만 할 수 있는 게 있고 대학생일 때만 할 수 있는 게 있습니다. 저는 대학 생활하면서 너무 재미있는 추억도 많이 쌓았고, 동아리 활동하면서 제 꿈도 찾았습니다. 제게 고려대는 정말 고마운 공간이고 마음의 고향 같습니다. 여러분도 우리 학교에서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찾아보면 꽤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것들을 놓치지 말고 부지런히 누리면서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고 시간이 흐를수록 여러분 체력이 떨어집니다. 믿지 못하실 수도 있지만 지금이 가장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넘칠 시기입니다. 그때 최대한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시고 많은 사람을 만나보시면, 그러다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되실 것 같습니다. 내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살고 싶은지 말입니다.
대학 생활 중에 추억도 많이 만드시고 정말 여러 가지 경험을 마음껏 누리면서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Created by 고려대학교 Korea University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최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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