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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에게 서열이 아닌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 | 보호자 리더십 0편 | 설채현 행동학 수의사

목차 📚

📌 먼치 POINT

'서열'은 힘과 공격으로 얻는 자원 우선권이고, '리더십'은 칭찬과 규칙을 통해 형성됩니다. 반려견은 보호자의 서열을 전복하려 하지 않으며, 문제는 서열 부족이 아닌 리더십 부족입니다. 리더십을 높이려면 첫째, 자원 컨트롤을 통해 보호자가 원하는 행동에 보상을 주고, 둘째,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며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억압보다는 이해와 보상 중심의 꾸준한 교육이 반려견과의 건강한 관계의 핵심입니다.
👉 반려견과의 신뢰 관계는 '서열'이 아닌 '리더십'을 통해 쌓아야 합니다.

들어가기 전에

안녕하세요. 설채현 행동학수의사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신 리더십 프로그램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앞서 업로드된 '칭찬 세팅' 영상을 보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오늘은 그 프리퀄로 왜 제가 서열이 아닌 리더십이라고 표현하는지, 서열과 리더십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리더십을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서열 이론의 역사와 오해

많은 보호자분들이 '서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시지만, 정작 서열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정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용어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알아야 서열이 높다 낮다를 논할 수 있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서열 이론의 역사는 제2차 세계대전 시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동물학자 루돌프 샹켈이 가장 먼저 서열 이론을 주장했습니다. 그는 늑대를 잡아와서 펜스로 둘러싸인 좁은 공간에서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늑대들이 미친 듯이 싸우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힘이 제일 센 늑대가 알파가 되어 모든 자원을 우선적으로 차지하는 규칙이 만들어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개는 늑대와 유전자가 99% 같기 때문에 같은 서열 이론이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에 따라 보호자가 힘으로 제압해서 서열을 높이면 개가 말을 잘 들을 것이라는 훈련 방법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후에 동물학자 데이비드 미치가 자연 상태의 늑대를 관찰한 결과, 기존 연구와는 다른 결과를 발견했습니다. 늑대들은 별로 싸우지 않았고, 가족 위주로 무리를 구성했으며, 자원을 알파가 독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유하면서 먹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샹켈의 연구가 인위적인 환경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늑대의 실제 영역보다 훨씬 좁은 공간에 서로 다른 무리의 늑대들을 가둬놓았기 때문에 자원 부족으로 인한 싸움이 발생했던 것입니다.

👑 서열과 리더십의 정의 및 차이점

동물학에서 서열은 '자원에 대한 우선 접근 권한'을 의미합니다. 이는 사람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에서 높은 서열에 있는 사람이 회사의 순이익에 먼저 접근할 권한을 가지는 것과 같은 개념입니다.
서열과 리더십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접근 방식에 있습니다. 서열은 나의 힘과 공격을 통해서 상대방의 항복을 얻어냈을 때 생기는 것이고, 리더십은 강압을 사용하지 않고 긍정적인 방법, 즉 칭찬이나 리워드를 통해서 얻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강아지들은 자기들끼리는 어느 정도 서열을 가지지만, 사람의 서열을 전복하려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또한 강아지들이 가지는 서열은 '유연한 서열'로, 상황에 따라 바뀝니다. 마치 학교에서 축구할 때는 축구 잘하는 친구가 리더가 되고, 조별 과제할 때는 공부 잘하는 친구가 리더가 되는 것과 같습니다.

📶 소유 공격성과 서열의 관계

많은 보호자분들이 소유 공격성을 보이는 강아지를 두고 "우리 애가 나보다 서열이 높다"고 말씀하시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서열이 높다면 자원에 대한 우선 접근 권한이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강아지가 보호자의 밥을 먼저 차지하거나 보호자를 물고 쫓아내는 행동은 보이지 않습니다.
소유 공격성은 서열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이는 '내 것을 지키려고 하는' 성향으로, 먼저 가져간 것을 지키려는 본능적인 행동입니다. 예를 들어, 소파에 강아지가 먼저 올라가 있을 때 보호자가 오면 공격성을 보이는 것은 서열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 소파가 '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리더십 부족이 강아지에게 미치는 영향

대부분의 보호자분들은 이미 강아지보다 서열이 높습니다. 문제는 리더십이 부족한 것입니다. 이는 마치 '착한데 능력 없는 상사'와 같은 상황입니다. 평상시에는 맛있는 것도 사주고 해달라는 것도 다 해주지만, 정말 중요한 상황이 왔을 때는 능력이 없어 직원들이 불안해하는 것과 같습니다.
반대로 아주 잘해주지는 않아도 규칙이 있고 능력이 있는 상사라면,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도 '저 사람 말만 잘 들으면 만사 OK'라는 안정감을 줄 수 있습니다. 보호자가 하라는 대로 했을 때 계속 망하는 경험을 한 개들은 보호자를 믿을 수 없어서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고, 이것이 공격성과 문제 행동으로 표출되는 것입니다.


리더십 향상법

🎯 자원 컨트롤

리더십을 올리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자원에 대한 컨트롤입니다. 영어로는 'NILIF(Nothing In Life Is Free)'라고 하는데, 저는 이를 '아세공(아이야 세상에 공짜는 없단다)'이라고 표현합니다.
이제부터는 반려견들이 필요한 모든 자원을 공짜로 주지 마세요. 모든 자원은 보호자의 것이고, 보호자가 시킨 것을 잘했을 때 보상으로 주어져야 합니다. 이는 먹이뿐만 아니라 장난감, 산책 나가기 등 반려견이 원하는 모든 것에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장난감을 그냥 던져주지 말고 '앉아', '기다려' 등을 시킨 후 잘했을 때 '옳지'라고 칭찬하며 던져주세요. 산책 나갈 때도 무조건 나가게 하지 말고, 보호자의 말을 잘 들었을 때 나갈 수 있도록 하세요. 이런 것들을 하나씩 쌓아가다 보면 보호자의 리더십이 올라가게 되면서 무능력한 상사에서 능력 있는 상사로 변해갈 수 있습니다.

🙅‍♂️ 갈등 피하기의 중요성

자원 컨트롤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갈등 피하기'입니다. 일부러 갈등을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발톱 깎기, 빗질하기, 목욕하기 등 강아지들이 그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행위들을 억지로 계속 하려고 하면 신뢰감이 깨지고 보호자의 리더십은 다시 떨어져버립니다.
우선은 피할 수 있는 갈등들을 피해서 보호자와의 신뢰감을 쌓고 리더십을 올린 다음에 그런 상황들에 대해서 교육을 해야 합니다. 일부러 갈등을 만들어서 공격성을 계속 보이게 하면, 이유도 모르고 공격성이 습관화될 수 있습니다.

반려견과의 올바른 관계 구축

리더십을 높이자고 하는 이유는 애완견이 아니라 반려견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강압적이고 제압적인 방법으로 했을 때 이유를 모르고 당하는 개들은 대부분 학습성 무기력증에 걸리게 됩니다. 이유를 모르고 혼나게 되면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데, 이런 학습성 무기력증은 언제 폭발할지 모릅니다.
리더십은 하루아침에 올라가지 않습니다. 회사에서 능력 없던 상사가 갑자기 믿을 만한 사람이 되기까지는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고, 그것이 꾸준히 이어져야 합니다.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동안 꾸준히 리더십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합니다.


마무리하며

모든 보호자들은 이미 강아지들보다 서열이 높습니다. 하지만 리더십이 부족한 것입니다. 리더십을 높이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자원을 컨트롤하는 방법으로, 모든 자원은 보호자의 것이며 강아지가 말을 잘 들었을 때 주어져야 합니다. 둘째, 갈등 피하기로, 피할 수 있는 갈등들은 피해서 신뢰감을 쌓은 다음에 교육을 해야 합니다.
힘으로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을 컨트롤하고 강아지를 이해하면서 싫어하는 것들을 좋아하게 하는 교육을 통해 리더십을 올리는 것이 보호자를 믿고 신뢰할 수 있게 하면서 애완견이 아닌 반려견으로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입니다.

Created by 설채현의 놀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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