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보다 창의적인 AI시대? 미래 직업인으로 살아남는 방법 [고대백과]
📌 먼치 POINT
✅ 창의적 AI 시대의 도래
AI는 단순 반복 작업을 넘어 인간의 전유물이던 추론·창작 등 창의적 영역까지 진입
뛰어난 추론 능력의 O1-Mini, 그림·글쓰기를 수행하는 생성형 AI 등 기술 발전 가속화
✅ AI가 만든 새로운 직업의 등장
창의력을 갖춘 AI가 일자리를 대체하는 동시에 ‘데이터 라벨러’ 같은 새 직업도 탄생
기존에 없던 데이터 가공, 학습 보조 등 AI 생태계 기반의 직업군이 형성
✅ 미래 직업인의 핵심 소양
AI와 공존하려면 비판적 사고력, 낯선 분야에 대한 적응력, 좋은 질문력 필수
특히 GPT 같은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프롬프트 설계 능력 요구
AI는 위협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며,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로 받아들여야 함
들어가기 전에
안녕하세요, 저는 고려대학교 정보대학 컴퓨터학과에서 <알고리즘>, <데이터과학>, <컴퓨터 프로그래밍II> 등을 가르치고 있는 유용재 교수입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필두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개막하면서 믿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세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우리 삶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충분히 체감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의 창의력까지 넘보는 AI가 일자리를 마구 빼앗아가지게 되는 것일까요? 미래 직업인들의 모습과 소양에 대해 예상해보겠습니다.
인간의 창의성을 넘보는 AI의 등장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최근 들어 인공지능이 인간의 창의성을 넘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하고 초보적인 과업을 넘어서 추론이나 창작과 같이 창의성을 요구하는 일들을 인공지능이 막힘없이 처리해 내는 시대가 왔습니다. 지금부터는 추론하는 AI와 창작하는 AI가 각각 어느 정도 수준까지 왔는지 간략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AI의 놀라운 추론 능력
지난 8월 OpenAI에서 발표한 O1-Mini라는 새로운 인공지능 모델은 과거의 AI와는 다르게 추론 능력에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이 추론 능력이 어느 정도로 뛰어난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결과가 있습니다.
미국에는 최상위권 고등학생들이 치르는 AIME(American Mathematics Invitational Competition)라는 수학 경시대회가 있습니다. 이 대회에서 출제되었던 문제들을 지난 5월에 발표된 GPT-4o 모델과 8월에 발표된 O1-Mini 모델 둘에게 각각 풀어보게 했습니다.
그 결과, GPT-4o의 정답률이 고작 13.4%였던 반면에 O1-Mini의 정답률은 무려 83.3%였습니다. 이 정도면 6문제 풀어서 겨우 하나 틀리는 수준입니다.
AIME와 같은 수학 경시대회들은 단편적인 수학 지식만 갖추어서는 거의 손을 댈 수 없을 정도의 난이도로 출제됩니다. 문제를 보고 어떤 수리적 방법론을 택할지 고민하고 또 해결 과정을 논리적으로 추론해야만 결국 정답을 얻어낼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최근 발표된 AI 모델들이 높은 정확도로 해결해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AI의 창작 능력 발전
추론뿐만이 아니라 인공지능은 이제 창작의 영역에서도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앨런 튜링이 제안한 ‘튜링 테스트’는 인간 평가자가 대화 상대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사람과 한번 대화하고 기계와 한번 대화한 다음에 둘 중 어느 쪽이 기계였을지 알아맞히는 개념입니다.
튜링 테스트와 비슷한 예시를 하나 들겠습니다. 최근 AI가 창작한 미술 작품들을 보면 중세 시대 화풍의 작품이든 현대 미술 느낌의 작품이든 모두 실제 인간 화가의 작품처럼 보일 정도로 완성도가 높습니다. GPT에게 "중세 시대 화풍으로 한 점, 현대 미술 느낌으로 한 점 그려줘"라고 명령하면 즉시 높은 품질의 작품을 만들어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림 그리기나 시쓰기와 같은 창작은 창의력을 갖춘 인간만이 다가갈 수 있는 영역으로 여겨졌습니다. 이제 그 영역에 인공지능도 발을 들이민 셈입니다.
종합해 보면 추론과 창작이라는 이 두 갈래에서 모두 인공지능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자리 변화의 양면성
AI가 우리의 일자리를 마구 빼앗아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지만, 인공지능의 발달로 일자리의 총량이 늘 것인가 줄 것인가라는 질문에 정확히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지금보다 얼마나 빨라질지, 또 일자리와 관련해서 어떤 사회 문제가 돌발적으로 발생할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만 강조하고 싶은 점은 수많은 이들이 AI가 빼앗아가는 일자리에 집중하지만, 인공지능의 발달이 가져다준 새로운 일자리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한국 직업 사전에 최근 실린 직업 가운데 '데이터 라벨러'라는 직업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데이터 라벨러는 말 그대로 데이터 라벨링을 수행하는 직업입니다. 인공지능이 낯선 동물 사진 한 장을 받아서 이것이 개인지 고양이인지 분류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세요. AI의 머릿속이 텅 비어 있다면 당연히 분류를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보통 강아지 사진 50장, 고양이 사진 50장을 인공지능에게 미리 전달합니다. 인공지능은 사진들을 훑어보면서 "개는 이렇게 꼬리가 길고 코가 까맣구나", "고양이는 이렇게 수염이 있고 귀가 뾰족하구나" 하는 규칙들을 스스로 찾아냅니다.
우리는 이것을 학습이라고 부릅니다. 그렇게 학습이 완료된 인공지능은 미리 전달받은 100장의 사진이 아닌 난생 처음 보는 사진에 대해서도 "이건 개다"라고 자신 있게 분류할 수 있게 됩니다.
앞서 개 사진 50장, 고양이 사진 50장을 AI에게 준다고 가정했습니다. 이때 '강아지'라는 정보와 '고양이'라는 정보를 우리는 레이블이라 부릅니다. 즉 100장의 사진에 레이블이 하나씩 전부 달려 있는 셈입니다.
만약 레이블이 분류되어있지 않다면, 학습시킬 사진 100장은 준비되어 있는데 정작 각각의 사진이 개 사진인지 고양이 사진인지 모르므로 학습이 무척 어려워집니다.
이때 사람들이 직접 사진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면서 꼬리표를 붙여주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데이터 라벨링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업으로서 수행하는 사람들이 바로 데이터 라벨러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데이터 라벨러는 인공지능의 발달 이전 시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직업입니다. 한마디로 AI의 발달이 가져다준 기회의 일자리인 것입니다.
AI와 공존하는 미래 직업인의 필수 역량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불안감을 떨쳐낼 수가 없습니다. 인공지능 덕분에 새로운 종류의 직업이 생겨난 것도 맞지만 여전히 AI는 기존의 일자리들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가 이 변화의 물결을 피하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피할 수 있는 건 전혀 아니라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인공지능을 애써 외면하기보다는 직업인으로서 인공지능과 자연스럽게 공존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몸담고 있는 직업군에서 AI와 현명하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역량들을 길러야 합니다.
1. 비판적 사고력
대부분의 AI는 ‘블랙박스’라는 특성을 가집니다. 인공지능이 특정 데이터를 가지고 결과를 예측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런데 AI에게 "왜 이런 결과가 나왔니"라고 물어보면 그 이유를 답하지 못합니다. 결과 값 자체는 굉장히 정교하고 정확하게 예측했지만, 정작 예측의 근거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마치 결과를 예측하는 과정이 까만 상자에 가려져 있다는 뜻에서 블랙박스의 특성을 가진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렇듯 인공지능이 자신의 추론 과정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리는 AI가 만들어낸 결과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선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습 모델이 부적절한 건 아닌지, 입력 데이터가 왜곡된 건 아닌지 등을 끊임없이 되묻는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야만 직업인으로서 AI와 현명하게 공존할 수 있습니다.
2. 낯선 분야에 대한 적응력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분야와 분야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지식 재산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도 ChatGPT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특허 분석을 할 수 있고, 의학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도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의료적 조언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사실 ‘평생 직장’ 또는 ‘평생 직무’라는 개념이 지금보다도 더 희미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내가 종사하게 될 분야, 내가 담당하게 될 직무와 과업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낯선 분야에 대한 적응력을 길러야 합니다.
과거에는 자신의 직무에서 한 우물을 우직하게 판 이들이 성공하는 시대였다면, 인공지능과 사람이 공존하는 지금은 팔색조 같은 직업인들이 더 큰 경쟁력을 가질 것입니다.
3. 좋은 질문을 하는 능력
GPT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요즘, 직무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다고 하면 보통 GPT를 쓰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하지만 이 GPT가 항상 최상의 결과만 가져다주는 것은 아닙니다. GPT에게 질문을 했는데 결과가 마음에 안 들었던 경험이 있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답변의 질이 낮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분명한 건 좋은 질문을 던질수록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를 얻을 개연성이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AI와 특히 GPT와 공존하기 위해서는 좋은 질문을 하는 능력을 꾸준히 갈고닦을 필요가 있습니다.
컴퓨터 과학에서는 GPT에게 던질 질문을 정교하게 다듬는 일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고 합니다. 널리 알려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기법이 꽤 많습니다. 이런 기법들을 배우고 또 활용해 보면서 좋은 질문을 하는 능력을 기른다면, 우리는 충분히 AI와 공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마치며
저는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을 적이 아닌 친구로 두라는 조언을 남기고 싶습니다. 인공지능을 경쟁자 내지는 적으로 본다면 인공지능의 부정적 측면만 계속 눈에 들어올 것이고, 직무나 삶에서 AI를 쓰려는 생각 자체를 잘 안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인공지능이 가져다주는 수많은 편리함들을 우리 스스로가 포기하게 되는 셈입니다.
반대로 인공지능을 든든한 파트너이자 친구로 삼는다면 AI 활용 역량도 자연스레 차근차근 올라갈 수밖에 없게 되고, 그것이 결국 우리의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인간보다 창의적인 AI 시대에서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어떤 능력을 갖춰야만 AI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이제는 AI라는 든든한 친구를 얻어 함께 성장하는 미래 직업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Created by 고려대학교 Korea University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에디터 최수아
고려대학교 Korea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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