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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를 자주 먹으면 생기는 '항생제 내성'이 매우 위험한 이유는? [고대백과]

목차 📚

📌 먼치 POINT

항생제에 대한 오해와 내성의 원인

  • 많은 국민이 항생제를 감기 치료제로 오해해서 빈번하게 오남용한다.

  • 항생제 내성은 항생제에 노출된 균 중 내성을 가진 균이 살아남아 증식하며 생긴다.

한국 사회의 내성 위기와 구조적 문제

  • 우리나라는 항생제 사용량이 세계 최상위권이며, 의료 접근성과 다인실 구조 등이 내성균 확산을 부추긴다.

  • 농업과 축산 분야에서도 과도한 항생제 사용으로 인한 교차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예방과 대응을 위한 개인·사회적 노력

  • 항생제 내성을 줄이려면 불필요한 처방을 줄이고, 백신 접종 및 감염 예방을 병행해야 한다.

  • 신약 개발은 제약사의 수익성 문제로 어려우며, 정부와 공공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 감기 증상은 자가 치유가 가능하지만, 다른 감염과의 구별을 위해 의료기관 진료가 권장된다.


들어가기 전에

안녕하세요. 고려대학교 감염내과 최원석입니다. 저는 백신이나 감염 질환의 역학과 정책, 감염 관리나 항생제 내성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으며 환자분들을 진료하고 있습니다.
항생제는 세균 감염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로, 세균의 성장이나 증식을 막아줍니다. 그러나 2022년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3명은 항생제의 용도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항생제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사용법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한국인이 가진 항생제에 대한 오해

혹시 마이신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요즘 젊은 분들은 조금 생소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과거에는 항생제를 일반적으로 마이신이라는 말로 많이 표현했습니다. 항생제 이름에 어떤 마이신이라는 명칭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열이 나고 몸이 안 좋으면 마이신을 먹어야 효과가 있고 낫는다는 생각들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항생제라는 것은 여러 가지 병원체 중에서도 세균에 대해서 효과가 있는 약물이고, 다른 병원체에 대해서는 그렇게 효과적이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사실 감기에는 항생제를 쓰더라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항생제 내성의 심각성

문제는 이렇게 항생제를 잘못 사용하게 되었을 때 내성을 갖게 되는데 이 내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라는 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현재 120만 명 정도가 항생제 내성을 갖고 있는 균에 의해서 사망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지금의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2050년 정도가 되면 매년 항생제 내성으로 사망하는 분들이 전 세계적으로 1천만 명 정도가 된다는 추정의 통계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게 얼마나 큰 숫자냐 하면, 3초마다 1명 정도의 사람이 사망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암이나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경우보다 항생제 내성에 의한 사망자가 더 많을 거라는 것입니다.

항생제 내성은 어떻게 발생하는가?

항생제 내성은 왜 생기는 걸까요?
세균이 원래 항생제에 노출이 되면 증식이 억제되거나 또는 사멸하는 반응을 보여야 되는데, 이 항생제에 저항성을 갖게 되어서 항생제에 노출되더라도 증식을 계속하거나 죽지 않고 살아남는 상황을 항생제 내성이라고 부릅니다.

사실 항생제 내성이 생기는 기전은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어떠한 기전이든 간에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개념이 있는데, 선택적 압력(Selective Pressure)이라고 하는 개념입니다.
이것은 항생제를 쓰게 되면 이 항생제에 민감한 균은 죽고 내성을 가진 균들만 계속 살아남아서 증식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내성을 가진 균들이 계속 확산되어지는 상황이 항생제 내성 발생의 가장 기본이 되는 개념이 됩니다.

한국의 항생제 내성 현황

특히 우리나라에서의 항생제 내성이 아주 심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균들의 항생제 내성률은 전 세계 또는 OECD 국가들의 평균보다도 높다고 평가가 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높을까요? 일단 항생제의 사용량이 많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것입니다. 실제로 2021년도에 우리나라에서 사람에게 사용했었던 항생제 사용량을 집계해 보면 OECD 국가 중에 3위로 집계가 됩니다.
이렇게 항생제 사용이 많은 가장 큰 원인은 아마도 우리나라가 좋은 의료의 체계를 갖고 있고 의료의 접근성이 매우 좋다는 점 때문일 것입니다. 아무래도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게 되면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더 많아지게 됩니다.

또 우리나라 의료기관을 보면 병상 구조가 대개 다인실의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내성을 가진 균들은 접촉을 통해서 전파가 되는데, 밀도가 높고 접촉의 기회가 많아지는 상황에서는 전파가 더 쉽게 이루어집니다. 그러다 보면 병원 내에 있는 환자분들이 내성균을 갖게 될 기회가 더 많아지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의료 환경 이외에도 축산이나 농업 같은 비인체 분야에 있어서도 항생제 사용이 굉장히 많습니다.
2017년에 사이언스에 나온 자료를 보면, 한국의 축산물에 대한 생산량 대비 항생제 사용량은 일본이나 덴마크 같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봤을 때 2배에서 6배 정도 이상 높았습니다. 게다가 이게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원헬스(One Health)라는 관점에서 항생제 사용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원헬스란 인간이 포함되어 있는 자연계는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어서, 어느 한 곳에서 발생한 문제가 다른 곳에도 영향을 준다라는 관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면 동물에게 발생된 항생제의 내성은 그대로 인체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됩니다.

내성균에 대한 잘못된 상식들

일반인들께서 갖고 계시는 오해 중에서 내성균을 가지면 모두 약을 써야 된다고 오해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오해를 갖게 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언론에서 여러 가지 항생제의 내성을 갖고 있는 ‘다제내성균’을 ‘슈퍼 박테리아’라고 지칭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슈퍼맨을 생각하게 되면, 힘도 되게 세고 뭐든 잘하고, 뭐가 공격해도 다 막을 수 있는 경우를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항생제 내성을 갖고 있는 균의 입장에서 보면 꼭 그렇게 ‘슈퍼’스럽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내성이 없는 균, 그러니까 자연 상태에 있는 균이 더 병독성이 강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이렇게 내성균을 한번 갖게 되면 이제는 나는 계속 내성을 갖고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인가?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항생제가 없는 자연 상태를 생각해 보면 내성이 없는 균이 생존에 더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항생제라는 선택적인 압력이 사라지게 되면 내성이 없는 균이 내성이 있는 균보다 더 잘 자라게 되고, 결국은 내성이 없는 균들만 살아남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격리 상태에 있는 환자분들이 항생제를 쓰지 않고 오래 기다리다 보면 내성균이 점점 없어져서 격리를 해제할 수 있는 상황까지 가게 됩니다.
문제는 내성균을 갖게 되는 환자분들의 특성인데, 대부분 연세가 많거나 기저질환이 많아서 의료기관을 자주 이용해야 되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그래서 그 환자분들의 내성균은 쉽게 없어지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항생제 내성 예방을 위한 노력

그러면 항생제 내성을 어떻게 예방하고 관리해야 할까요?
항생제 내성을 줄이려면 당연히 먼저 항생제 사용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물론 항생제라는 게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약물이기 때문에 필요한 사람에게 꼭 써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지만 부적절한 항생제 사용을 최대한 줄여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됩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항생제 내성 인식 주간 같은 것도 있습니다. 의료기관을 평가할 때 내성에 대한 관리, 항생제에 대한 관리가 어떻게 되고 있느냐를 보는 것도 항생제 내성 예방의 일환입니다.
신약을 계속 개발하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국외에서는 정부나 공공단체가 연구비를 지원한다거나 또는 신약이 허가되는 과정을 간편화시키는 등의 지원이 굉장히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백신 접종입니다. 백신 접종이 적절하게 이루어지게 되면 감염의 위험이 낮아지거나,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낮아집니다. 그러면 항생제를 사용할 가능성 역시 함꼐 줄어들게 됩니다.

새로운 항생제 개발이 어려운 이유

항생제 내성을 예방하고 싶으면 그냥 새로운 항생제를 계속 만들면 되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근데 사실 이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새로운 약물을 개발하는 데에는 굉장히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게다가 새로운 약물을 힘들게 개발하더라도,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새롭게 개발한 약을 열심히 쓰게 되면 이에 대한 내성도 쉽게 생기지 않습니까? 그러면 이 약물을 최대한 아껴 쓰기 위해서 그 사용을 제한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약회사의 관점에서는 충분한 이윤을 얻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항생제 신약을 개발하려는 동기를 적게 갖게 됩니다. 그래서 실제 항생제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가격을 많이 높이면 해결이 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감염증은 오랜 기간 투병하시거나, 지병이 있으시거나, 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인 분들에게 더 많은 피해를 입힙니다. 그래서 약값을 올려서 이익을 보존해 주는 것도 실제로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실천 방안

개인의 관점에서도 항생제를 적절하게 사용하기 위한 노력이 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대부분의 이런 바이러스성 감염 감기는 본인의 면역력으로 극복이 되는 것입니다.
흔히 하는 얘기 중에 “약을 먹으면 7일, 안 먹으면 일주일 아프다”고 이야기합니다. 감기약의 역할은 전체 앓는 기간을 줄여주는 것이 아니라, 증상을 경감시켜서 앓는 기간을 조금 더 수월하게 넘어가게 만들어주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럼 감기의 경우에는 굳이 병원에 가지 않아도 괜찮은가 라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문제는 감기와 혼동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질환이 있다라는 점입니다. 지금 유행하고 있는 인플루엔자나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 항바이러스제가 있는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항바이러스제의 경우에는 증상이 나타나는 즉시 가급적 빠른 시기에 약을 투여해야 전체적인 투병 기간과 합병증의 발생 위험을 줄여줍니다.
그래서 감기인 게 분명하다면 꼭 병원에 가거나 약을 먹을 필요는 없지만, 이런 다른 질환과의 감별 또는 빨리 약을 썼을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질환의 확인을 위해서 의료기관에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결론

지금까지 항생제 내성에 대해서 설명해 드렸습니다. 듣는 분들에 따라서는 나하고 관련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어르신들 또 우리의 미래인 우리 아이들을 더 안전하게 보호한다는 생각으로 항생제 내성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Created by 고려대학교 Korea University
CC BY 라이선스 / 교정 SENTENCIFY / 편집자 최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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