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책 읽는 사람을 두근두근하게 만든 책 4권
📌 먼치 POINT
📘 흥미로운 책 추천 요약
✅ 비이성적 선택에 대한 두 권의 책
- 주제: 인간의 반복적 실수와 손실 회피
- 시각: 행동경제학 vs 진화심리학
- 효과: 깊이 있는 이해 + 균형 잡힌 시각
✅ 『물리학자는 두뇌를 믿지 않는다』
- 주제: 과학적 사고로 인생을 바라보는 법
- 메시지: 불확실성 속에서 성장
- 특징: 노벨상 수상자들, 정서 지능 강조, 감성적 삽화
✅ 『같이 가면 길이 된다』
- 주제: 약자와 노동의 현실, 연대
- 포인트: 정책의 진정성 따져보기, 경제학자의 솔직한 시선
✅ 『조지 오웰 평전』
- 계기: 앞선 책에서 오웰 언급
- 내용: 가난한 아이의 신분 차별 경험
- 연결 독서: 오웰의 에세이·소설로 확장 예정
매일매일 책 읽는 사람을 두근두근하게 만든 책
이번 주에는 제 기준에서 독특하고 굉장히 흥미로운 책들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한번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추천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다른 사람은 어떤 책을 읽나 하고 둘러보시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배운 분들의 우아하고 고상한 대립 구경하기
첫번째 추천드릴 책은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과 『200% 실패할 걸 알면서도 왜 나는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가』입니다.
저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탐구하고 예측하는 것에 흥미를 느껴서 관련 책들을 관심 있게 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이런저런 책을 읽다가 알게 된 두 권의 책이 있는데, 뻔한 결과가 예상되는데도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들에 대해 다룹니다.
두 책의 공통점은 인간이 비이성적인 존재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다른 점은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이 현상의 원인에 접근하는 방법을 다르게 말한다는 것입니다. 한 책은 행동경제학자가 쓴 책이고, 다른 책은 진화심리학자가 쓴 책입니다.
한 문제를 두고 서로 다른 통찰을 풀어놓으니까 이 두 권을 비교하며 같이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손실 회피라는 인지 편향에 따르면 인간은 이득보다 손실에 마음이 더 크게 움직인다고 합니다. 행동경제학에 따르면 이런 손실 회피는 인간에게 항상 동일하게 나타난다고 하지만, 진화심리학에서는 편향이 때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합니다. 특정 편향이 강해지는 순간이 있고 어느 순간에는 또 약해진다는 것입니다.
내로라 하는 이 시대의 석학들이 쓴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다른 주장을 합니다. 또 다른 예로, 한쪽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자세를 강조하고, 한쪽은 그만둘 줄 아는 자세를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 둘 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특정 상황에서 어떤 말이 맞을지를 판단하는 지혜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두 책을 동시에 읽는 것은 처음에는 그냥 재미로 읽기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비교하며 읽어보니까 뜻밖의 장점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이해를 더 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같은 주제에 대해서 서로 다른 주장을 접하면 그 주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더 깊이 알게 되는 것은 확실합니다. 둘째로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한쪽 의견에만 치우치지 않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더 넓게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기존에 제 생각을 더 강화해 주는 것만 반복해서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그렇잖아요. 내가 좋아하는 채널의 영상을 계속 추천해 주거나 내가 이미 믿고 있는 것들을 확인시켜주는 영상들을 자꾸 보여줍니다. 그런 것들은 사람들에게 익숙하고 편안하다는 걸 유튜브도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책도 마찬가지로, 읽다 보니까 단순히 제 생각을 확인시키는 그런 책을 고를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는 책을 짝꿍으로 찾아보게 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인생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준 책
두 번째 책은 『물리학자는 두뇌를 믿지 않는다』입니다. 우리가 떠올리는 과학자들의 특징은 사회성이 약간 부족하고 자기 세계에 푹 빠져 있는 천재의 모습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과학자들은 이런 모습이 아니라고 합니다. 오히려 세계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배우러 나서고 호기심 어린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이 바로 과학자라는 것입니다. 정체되지 않게 자신을 자극하고 또 오만해지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물리학자인 이 책의 저자는 세계 최고의 물리학자들이 다년간에 걸쳐 쌓은 지혜를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덩어리로 농축한 지성을 담고 싶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답을 찾지 못했다면 질문의 상대를 물리학자로 바꿔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물리학자냐고 묻는다면, 물리학자가 언제나 마주하는 상황이 우리 삶과 굉장히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똑똑한 과학자라도 항상 불확실성 속에 살아가면서 자신이 모른다는 그런 무력감을 견뎌야 합니다. 심지어 더 알게 될수록 모르는 게 많아지는 기가 막힌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물리학자는 아무리 척박한 환경에서라도 갖은 도구를 활용하고 머리를 짜내서 문제를 풀도록 훈련을 받습니다. 이렇게 문제에 접근하는 데 쓰는 과학적 사고가 우리 삶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 책에 실린 9명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들은 탁월한 사회적 기술을 가졌습니다. 이권이 충돌하는 수많은 연구자 사이에서 어떻게든 협력을 이끌어내고 심지어 세상을 바꿀 만한 발견을 일구기까지 한, 극히 어려운 과제를 달성한 사람들입니다.
물리학자가 되는 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능력이 수학 능력이나 실험 기술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사소통 능력과 정서 지능이야말로 이 분야에 가장 위대한 인물이 지닌 두 가지 도구라고 합니다. 이렇게 뛰어난 사람들의 지혜를 담고 싶은 마음과 함께 이 사람들이 우리와 똑같은 사람임을 이 책이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다 보면 생각지 못한 것에서 답을 찾을 때가 있습니다. 굉장히 동떨어진 곳에서 나의 문제와 고민을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은 경험 여러분도 해보신 적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이 그런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좋은 부분이 많아서 표시를 많이 해놨는데,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인생의 불확실성은 우리를 두렵게 한다. 하지만 세상이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은 놀랍고도 즐거운 일이다. 나의 좁은 틀에서 정해진 계획대로 살고자 하는 대신 열린 세상 속에서 새로움을 기대하며 살아간다면 예측할 수 없었던 일 앞에서 불안해지기보다는 두근거림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런 도전 과제는 환영할 만한 기회다. 두려움의 이면은 정체나 악화이기 때문이다. 그런 도전에 나서야 성장의 계기를 잡을 수 있다.”
이런 말을 들으니까 지금 저의 상황과 제가 하는 모든 일을 재평가하게 되었습니다. 편안함이야말로 위험하다는 것이죠.
이 책에서 새로웠던 부분은 중간중간에 그림이 들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 그림의 작가는 중절모를 쓴 익명의 남자를 그리는 걸로 유명한데, 이 중절모를 쓴 남자들의 개성이나 표정을 드러내지 않은 상태로 간결하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어딘가를 바라보거나 걸어가고 있습니다. 왜 그곳에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이 그림들이 너무 좋았고, 9개의 작품이 중간중간에 등장하는데 본문의 무드와 잘 맞아서 이 책을 읽는 재미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과학, 인문, 자기개발 그 어디쯤 있는 책입니다. 물리학자들이 난관을 돌파하는 힘을 간접 경험하고 어둠 속에서 길을 찾아내는 방법에서 아이디어를 얻어보고 싶은,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인생을 바라보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추천합니다. 아주 신선한 책이었습니다.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따뜻함을 말하는 책
세 번째 책은 『같이 가면 길이 된다』입니다. 이 책에 실린 원고는 대부분 신문과 잡지에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약자가 가지는 억울함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가 시작되자 우리들의 일그러진 일터의 모습이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사다리의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의 인기척은 느낄 수가 없고, 물건과 음식을 만들고 배달하고 치료하고 청소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솟아나기라도 한 듯이 우리의 눈앞으로 들어왔습니다. 저쪽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 이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완전히 노출되었죠.
이 책에는 과감한 발언과 정책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습니다. 일터가 혹독해지고, 그 안에서의 불평등이 심해진 데에는 경제 전문가들의 역할이 있었다고 분명히 말합니다. 우리 정부의 경제 부처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실수나 잘못도 좀체 인정하지 않는 경제 전문가로 모인 사람들이라고 해요.
그런데 놀랍게도 이 책을 쓴 분은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경제학자입니다. 노동과 고용 문제를 다루는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이 제목을 보고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갔는데, 다 읽어보니 공감과 연대에 대해 말하는 거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보통 내세우는 정책들이 이번에는 다르다고 말하잖아요. 그러면 이 책의 저자는 물어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누가 무엇을 바꿀 건데요?"
만약 누가 일자리를 더 만들겠다면 그냥 고개를 끄덕이지 말고 좋은 게 좋다고 퉁치지도 말고, 누구를 위한 일자리가 얼마나 창출되는지, 이를 위해 돈은 어디로 누구에게 가는지를 다 따져봐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난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도 적나라하게 표현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위한 싸움이 내게는 고귀한 환상이었다면, 부모의 살림 투쟁은 손 쓸 수 없는 무거운 현실이었다. 어렵사리 찾은 이모 집에서는 입구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역겨운 냄새가 나고 연방 구역질이 치고 올라오는데, 이모는 큰 김치, 시커먼 밥, 뿌연 국을 내놓았다. 생각해 보니 이모 집의 냄새를 다른 곳에서 맡은 적이 있다. 산복도로의 맨 꼭대기에 살던 고등학교 친구 집에서였다. 그가 바다에서 일하다가 어이없게도 죽고 나서 나는 그의 어머니를 찾았다. 병들어 누워 있던 그녀의 침대에서 바로 그 냄새가 났다.”
“나는 이 냄새를 오랫동안 잊고 있다가 조지 오웰의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읽으면서 다시 기억해 냈다. 하층 계급에게는 냄새가 난다. 오웰은 기득권층이 이 세 마디 무시무시한 단어로 하위 계층을 제압한다고 했다. 진보를 자처하는 자들은 이 냄새를 진정한 노동자의 향기로 이상화하며 실제로 그런 냄새 속에서 살아가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평전의 매력을 알려준 책
이 부분을 읽으니까 갑자기 저는 조지 오웰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소설가의 개인적인 경험이랑 생애가 작품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고, 저는 작가에 대한 정보를 알고 나서 소설을 읽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조지 오웰 평전을 찾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감각적인 표지로 얇고 가벼운 평전입니다. 조지 오웰이라는 사람은 어린 시절이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지낸 기숙학교 생활이 아주 힘들었기 때문인데요.
조지 오웰의 어머니는 조지 오웰을 사립예비학교에 입학시켜서 명문고, 명문대를 거쳐 고위 관료가 되는 신분 상승의 지름길을 걷게 만들어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가 학비가 너무 비싼 학교라서 가정 형편이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 학비를 반절만 받고 조지 오웰을 데려왔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똑똑하지만 경제적인 능력이 별로 없는 아이들을 입학시켜서 학교의 명예를 높인 다음에 귀족이나 부자들의 자녀를 학생으로 유치하는 전략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입학하여 자본과 신분 차이를 알게 되고 거기에서 어떤 차별이 생기고 어떻게 어린아이들이 속물이 되어 가는지, 자본, 신분, 계급의 대물림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극명하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학교 교장 부부도 대놓고 오웰을 차별하고 오웰의 부모님의 경제력을 무시했다고 합니다.
“나는 미래가 어둡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실패, 실패, 또 다가올 실패야말로 내가 가진 가장 깊은 확신이었던 것이다. 가난한 아이에게 가하는 가장 잔인한 형벌은 그를 부자 학교로 보내는 것이다. 가난을 의식하게 된 아이는 어른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속물적 고뇌로 고통을 받는다.”
저는 이 부분에서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조지 오웰만큼은 아니지만 비슷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거든요. 제가 어릴 때 그렇게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는데 굉장히 부유한 친구들이 다니는 학교나 그런 소속에서 지내본 경험이 있습니다. 돌아보면 저희 아이에게는 그런 경험을 하게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아무튼 오웰은 죽기 몇 년 전에 자신의 학교 생활을 돌이켜보는 에세이 『정말 정말 좋았지』를 썼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것도 한번 읽어보려고 합니다. 또 빈부 격차와 신분 차이에 따른 차별이나 계급으로 나뉜 사회에 대한 부당함을 느끼고 쓴 자전적 소설 『엽란을 날려라』도 읽어볼 예정입니다.
맺으며
지금까지 제가 이번 주에 읽었던 책들을 소개해 봤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과 경험으로 고른 책이라서 이걸 여러분께 추천하기보다는 구경하고 둘러보시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책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만나고, 그것이 또 다른 책으로 이어지는 연쇄적인 독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던 한 주였습니다.
Created by 내성적인 옆집 엄마
교정 SENTENCIFY / 편집자 최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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